[In Campus] 새로워진 중도 1층, 학생들은 “아쉬움 남아” - 고대신문(2019.04.01)
밝은 분위기로 바뀐 도서관 로비엔 여러 스툴의자와 안락의자가 배치됐다.
알록달록 기둥과 하얗고 반지르르한 바닥. 올해 3월 리모델링한 중앙도서관은 기존의 고풍스러운 인상에서 벗어나 밝고 산뜻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2월 25일 중앙도서관(관장=김성철 교수, 중도) 신관 1층 로비의 KU PRIDE CLUB 라운지가 오픈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3월 25일, 라운지 양옆 열람실까지 공사가 완료되며 새로워진 중도 신관 1층이 학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학내에서는 개성 넘치는 도서관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급격한 변화가 어색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밝아진 로비, 실용성 강조한 열람실
2월 25일 오픈한 중도 1층 로비는 ‘책만 보는 곳이 아닌 열린 사고를 가능케 하는 도서관’이라는 취지에서 다채롭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변화했다. 공정식 관리처장은 “밝은 색상을 사용하고 천장을 높게 만드는 등 도서관을 활동적인 공간으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기존 중도 로비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안내 데스크의 위치다. 본래 입구 건너편에 있었던 안내 데스 크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입구 바로 옆으로 옮겼다. 김성철 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에 들어오자마자 이용자가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데스크 위치를 바꾸고 크기도 늘렸다”며 “사용자가 우선인 효율적인 공간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로비 왼쪽 벽면에는 KU PRIDE CLUB 기부자 5000명의 이름이 적힌 ‘기부자 월(wall)’이 마련됐다. 옆에는 본교 역대 총장들의 저서가 꽂힌 ‘총장의 서재’가 설치됐으며, 책상과 의자가 일체화된 안락의자와 다양한 색깔의 스툴의자가 로비를 메웠다. 박홍기(문과대 국문14) 씨는 “로비가 바뀌면서 여러 서적이 비치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졌다”며 “좌석도 늘어나 이용자 입장에서 편리해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로비 양 옆의 열람실도 변화했다. 기존의 2·3열람실은 초록색의 ‘포레스트 존(Forest Zone)’으로, 1·4열람실은 파란색의 ‘오션 존(Ocean Zone)’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이 대부분 노트북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18석의 PC석을 제외하고 209석이 모두 노트북 열람실이 된 것도 특징이다. 향후 열람실은 평소에는 학습 공간으로, 강의나 학술 세미나가 열릴 때는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된다. 김성철 중앙도서관장은 “칙칙했던 열람실 환경을 넓고 쾌적하게 바꾸려 했다”며 “세미나 등을 포함해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가볍게 맥주도 마시는 ‘책맥’ 행사도 계획 중”이 라고 전했다.
달라진 분위기, 불편한 스툴의자
학내구성원들 사이에선 새로워진 중도 1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새로 바뀐 인테리어가 침착하고 무거운 분위기인 도서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과 ‘등받이가 없어 불편한 스툴의자와 높낮이가 안 맞는 책걸상들로 인해 학습과 휴식공간으로 부적절하다’는 게 불만의 주 내용이다. 서준영(문과대 사회16) 씨는 “너무 밝은 색상이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며 “로비의 책상과 의자가 불편하고 공부나 토론 등 학생들의 상호작용에도 장애가 된다”고 토로했다.
열람실 또한 줄어든 좌석 수로 인해 개방하기 전부터 학생들의 우려가 나왔다. 기존 중도 1층의 열람실 좌석 수는 총 305석이었지만 리모델링 이후엔 227석으로 줄었다. 이용 시간이 오전 6시부터 23시까지로 변경돼 24시간 열람실 이용이 불가능한 것도 학생들 입장에선 불만스럽다. 고파스 이용자 A씨는 “시험기간 에 중도를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좌석 수가 많이 줄고 이용시간도 제한돼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사용자경험 디자인’ 등을 연구하고 있는 박승민(디자인조형학부) 교수는 “심미적 관점에서 기존의 어두운 면을 덜어준 산뜻한 분위기는 좋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며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여러 색상이 과도하게 쓰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가구와 집기들도 산만하게 장식돼 도서관의 정체성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며 “침착한 분위기의 2, 3 층과 현재 1층이 조화되지 않아 좋은 디자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총학, 학생 요구사항 수합 예정
학내구성원들의 불만에 김성철 중앙도서관장은 “중앙도서관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므로 CCL 공사 때처럼 처음엔 불만이 많더라도 추후에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 “도서관은 이제 독서실이 아니라 생활 광장으로서 다양한 연구와 학습이 가능하도록 변해야 한다”며 “목적에 따라 기능을 바꿀 수 있는 도서관으로 변화하는 게 세계적인 흐름” 이라고 설명했다. 불편한 책걸상에 대한 불만에는 “기존의 큰 책상과 소파는 개수가 부족해 혜택을 보는 학생들이 적었다”며 “개수를 늘리고 학생들이 옮기기도 쉽게 배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공간임에도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서둘러 리모델링을 진행했다는 비판도 있다. 김성철 중앙도서관장은 “학생들의 공부에 해가 되지 않게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최소한의 학생 의견은 수합했지만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받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
빠르게 이뤄진 공사 탓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여유가 없었던 서울총학생회(회장=김가영, 서울총학) 주거복지국은 이른 시일 내 중도 측에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남재림 서울총학 주거복지국장은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기획안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중도 측이 학생 의견을 물어봤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학생들이 많이 지적하는 불만을 수합해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민 교수는 “기존 중앙도서관 양식과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체 조도와 색상 톤을 낮추거나 장식을 단순화하면 좋을 것 같다”며 “국부조명 사용이나 가구류 레이아웃 조정을 고려해봐야 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또, “학생들의 동선과 공간구획을 고려하면 여럿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긴 목조 하이테이블이나 편히 쉴 수 있는 넓은 카우치 세트로 공간을 채우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김태형 기자 flash@
출처 : 고대신문(http://www.kunew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