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Campus] "여기 도서관 맞아?" 자유로운 대학가 도서관 新 풍경 - 파이낸셜뉴스(2019.04.27)
딱딱한 네모 책상 NO! 창의력 키우는 열린 공간
“조별모임 공간 늘어 만족” vs “열람실 좌석 줄어 아쉬워”... 학생 의견 갈려
오삼균 의장, “도서관, 공부하는 공간 넘어 모든 필요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변화”
올 2월 새단장한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 로비 /사진=정호진 기자 |
“여기 대학교 도서관 맞아?”
최근 대학가 도서관들이 전통적인 학습 공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우자는 취지로 새 옷을 입고 있다.
기존의 칸막이 책상, 두꺼운 전공서적, 높은 책장 대신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며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도서관 내 마련되고 있다.
■ 딱딱한 네모 책상 NO! 창의력 키우는 열린 공간
고려대학교는 지난 2월 25일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개방형 공간을 마련했다.
기존 도서관과 달리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책상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은 물론 몇몇 잠을 청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고려대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백색 소음 등을 위해 카페를 찾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며 “전통적인 도서관을 넘어 학생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키자는 취지로 휴게형 학습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3월 19일 삼성정보학술관 1층에 ‘북라운지’를 오픈했다. 전통적인 도서관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북라운지에는 시설 안내 및 도서를 추천해주는 로봇 ‘리보’와 로봇 바리스타 ‘비트’가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로봇이 만들어준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모여 공부를 하기도 했다.
정민영 성균관대 학술정보관장은 “북라운지를 시작으로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 대학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올 3월 개방된 성균관대학교 삼성정보학술관 북라운지. 성균관대학교 제공 / 사진=fnDB |
■ “조별모임 공간 늘어 만족” vs “열람실 좌석 줄어 아쉬워”... 학생 의견 갈려
새롭게 변화한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주로 팀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며 “평소 도서관에서는 노트북을 사용하며 눈치가 보였는데 이 곳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곽모(20)씨는 “올해 입학해 이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현재 도서관에 만족한다”며 “공강 시간에 동기들과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공부할 수 있는 좌석이 줄어든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28)씨는 “이 곳은 주로 고시생들이 사용하던 열람실”이라며 “새로 바뀐 디자인은 만족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좌석이 줄어든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박모(26)씨는 “아주 불편하다”며 “시험기간에는 공부할 좌석도 부족하다. 기존에는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인데 로비가 들어오며 노트북 열람실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 오삼균 의장, “도서관, 공부하는 공간 넘어 모든 필요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변화해”
전문가는 도서관이 기존의 공부하는 장소만 제공하던 역할을 넘어 다양한 것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오삼균 성균관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겸 국제정보대학협의회 의장은 “도서관은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학문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며 “그 안에서 차를 마시던지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의장은 “공공 도서관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이용자가 도서관에서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장소로서의 도서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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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