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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ampus] 매년 치솟는 전자자원 구독료에 대안 찾는 대학도서관(고대신문, 2021-05-09)

Writer
도서관
Date
2021-05-10 09:55
Views
3349
매년 치솟는 전자자원 구독료에 대안 찾는 대학도서관
  •  조은진 기자
  •  승인 2021.05.09 02:23
  •  댓글 0

연평균 약 5% 인상되는 구독료

출판사에 유리해지는 구독 조건

컨소시엄 등 다양한 대처방식 활용

 

  2000년대 초부터 전자자원(전자저널, 전자책, Web DB 등의 전자자료)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인쇄저널 출판을 중단하는 출판사가 많아지면서, 대학도서관의 자료 구입비 중 전자자원 구독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2021년 본교 도서관(관장=석영중 교수) 전체 예산에서 자료 구입비의 비율은 약 93%이며, 자료 구입비 중 전자자원 예산은 약 72%를 차지한다. 전자자원 구독료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거대해진 전자자원 구독료는 대학도서관의 큰 걱정거리가 됐다.

  본교 도서관의 자료구입비는 2018년 소폭상승 이후 2019년부터 동결이지만, 전자자원 구독료는 연평균 5% 수준으로 인상되고 있어 기존 전자자원 구독을 유지하기 힘든 실정이다. 국종건 학술정보기획부 과장은 “본교 도서관 자료구입비는 본교 총예산의 1.164%로, 국내 대학 중 매우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전자자원 구독료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점점 인상되는 대형 출판사 구독료

  대학도서관은 전자자원 사용을 위해 거대 학술 출판사의 ‘Big Deal Model’을 구독해왔다. ‘Big Deal Model’은 기존 구독하던 인쇄 학술지를 최소 구독 유지분으로 설정하고 일정 비용을 더 추가하면 해당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저널 대부분을 패키지 형태로 열람할 수 있는 모델이다. 초기에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대량의 자원을 구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인상률이 누적되고 구독 조건이 출판사에 유리하게 변경되면서 대학도서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생겼다.

  거대 학술 출판사는 소규모 학술 출판사를 인수·합병해 제공하는 콘텐츠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이때 인수·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대학도서관 등 구독기관에게 ‘서비스 규모 확대’ 명목으로 구독료를 인상해 해결한다. 석영중 도서관장은 “그동안 전자자원이 주는 이점을 잘 누려왔는데, 구독료가 늘어나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8년 ‘ScienceDirect’ 전자저널 패키지보이콧 사태는 대학도서관이 전자저널 구독료 인상으로 겪는 부담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가장 큰 규모의 전자저널 패키지인 ‘ScienceDirect’가 구독료 5% 인상을 요구하자, 국내 다수 대학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패키지 계약 대신 필요한 저널만 개별로 열람하겠다는 의사를 출판사 측에 전했다.

  결론적으로 보이콧은 실패했다. 1000여 종을 전부 패키지로 구독하는 가격과 실제로 필요한 100여 종을 개별 구독하는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패키지 모델을 계약했다. ScienceDirect 저널이 학계에서 갖는 독보적 지위도 보이콧 실패에 한 몫을 했다. ScienceDirect 저널은 교수자들이 자연과학연구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한 저널들을 다수포함하고 있어 구독을 중단할 수 없었다. 박규환(이과대 물리학과) 교수는 “자연과학 연구에서 reference search(기주 탐색)는 생명과도 같다”며 “학계에서 ScienceDirect 저널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구독 위해 재원 확보해야

  경희대 도서관의 경우 최근 3년간 도서관 예산이 예산요구액 대비 평균 7% 삭감 배정됐다. 전자자원 구독료 역시 전년 대비 평균3~5% 이상 지속해서 인상되고 있어 2021년 전자자료 1종과 인쇄저널 47종 구독을 중지했다. 또한 전자자원 중 해외 전자저널은 각국 통화로 비용을 지불해야 해 환율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경희대 도서관 학술연구지원팀 측은 “국제 이슈가 발생했을 때 환율이 크게 변동될 우려가 있어 매년 안정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 전자저널은 구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양대 도서관도 전자자원 구독료가 도서관 자료 구입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해마다 대형 출판사의 Big Deal Model뿐만 아니라 많은 전자저널 품목들이 인상돼 도서관 재정이 타격을 받았다. 다만 2021년은 지금까지 구독했던 전자저널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이 지급됐다. 한양대 도서관 연구정보팀 측은 “올해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그전까지는 해마다 일부 저널 구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OA 등으로 대처 시도

  본교 도서관은 전자자원 구독료 인상에 대처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년 ‘전자자료 선정위원회’를 열어 구독자원의 적정성 및 효용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평가해 도서관 자료 구입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도모한다. 또한 국가 기관 및 관련 협의체가 주도하는 공동구매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인상률 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본교가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사립대학 전체가 참여하는 ‘KCUE’, ‘대학라이선스’ 크게 두 가지다. 전자자원의 질적 이용 제고를 위해 학술정보큐레이션서비스(SICS)를 자체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자자원 구독료 인상문제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정부는 2006년부터 특정 대학들을 분야별 외국학술지지원센터로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들은 전자자원 구독 중단에 대비해 최소한의 인쇄저널을 아카이빙해서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본교는 2009년 인문학 분야의 외국학술지지원센터로 선정됐다. 현재 강원대 생명공학 분야, 부산대 기술과학 분야, 서울대 자연과학분야 등 총 10개 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전자구독료 인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오픈액세스(OA)가 소개되고 있다. 오픈액세스는 학술논문이 출판되자마자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저작권·기술권 제한 등 접근의 문제 없이 학술논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저자가 오픈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거나 기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특정 오픈액세스 리포지터리(저장소)에 셀프 아카이빙하는 방식으로 정보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다만 국종건 학술정보기획부 과장은 “오픈액세스 방식의 경우 해외출판시장과 국내출판시장의 환경이 다르고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의 운영 방식에서 오는 차이가 커 아직 조율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한양대 도서관 연구정보팀 팀원 손지혜 씨는 “오픈액세스는 해외에서 컨소시엄을 통해 진행한다”며 “개별적으로 대학들이 접근하기보다는 국가나 컨소시엄이 개발한 정책을 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글|조은진 기자 zephyros@

일러스트|조은결 전문기자


출처 : 고대신문

원문링크 :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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