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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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와 예술이 융합된 서예 작품, 과학도서관에 걸려…2022년 5월 25일(수) 14시 과학도서관에서 본교 산업경영공학과 김성인 명예교수의 서예 작품 기증식이 열렸다. 기증식에는 김성인 명예교수, 정진택 총장, 유진희 교무부총장, 송혁기 대외협력처장, 석영중 도서관장, 산업경영공학부 명노해 교수, 백준걸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성인 명예교수가 기부한 작품은 ‘난수(亂數, Random Numbers) 서법(書法)에 의한 광개토태왕 비(廣開土太王 碑) 전문(全文)’으로 표구 액자 4점으로 분할 제작되어 있다. 작품은 과학도서관 1층 오른편 인피니티 라운지 입구에 걸렸다. 김성인 명예교수는 “난수의 속성은 ‘무질서 속의 질서’로 요약된다. 어떤 숫자가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지만(무질서), 각 숫자의 출현 빈도는 거의 1/10의 경향을 보인다.(질서) 난수의 이러한 속성을 예술 창조의 원리와 결합하여 자형, 획의 크기, 농담과 기울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광개토태왕비 전문을 재탄생 시켰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정진택 총장은 “수학과 서예, 과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난수 서법을 최초로 정립한 김성인 명예교수님의 작품이 과학의 전당 과학도서관에 걸려 더욱 잘 어울린다. 서예 학술지에 난수 서법에 대한 논문을 게재하셔서 서예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호평을 받으셨는데 귀한 작품을 기증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김성인 명예교수는 미술치료사의 경험을 객관적 데이터로 정리하고, 그림을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도구를 제작해 미술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를 했다. 특히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서 널리 쓰이는 만다라 체험이 치매 진단에 유용하다는 것도 밝혔다. 김 명예교수의 연구는 미술 치료 분야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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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께 배운 나눔, 정서 후원으로 실천합니다”“선친께 배운 나눔, 정서 후원으로 실천합니다” 2020-12-14 전주대학교 문화관광대학장을 역임하고 현재 우양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문 교우(행정학과 62)가 국내외 희귀 클래식 음반 및 도서자료 8,139점을 고려대학교에 기증했다. 국내외 CD 음반 6,917점, LP 음반 1,196점, 카세트테이프 19점, 국내외 음악 관련 도서자료 7권이다. 고려대 도서관 수증자료 관리 운영 지침에 따라 산정한 수증가액은 1억 2천여만 원이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는 12월 14일(월) 오후 3시 고려대 본관 총장실에서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음반 및 자료 기증식>을 열었다. 기증식에는 최종문 이사장, 최정순 여사 부부가 참석했고, 본교 측에서는 정진택 총장, 송혁기 대외협력처장, 석영중 도서관장, 유석훈 언어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은 “보성전문 법과 35회 출신인 선친(최규학님, 초대 강릉경찰서장)께서 고려대 축구부, 럭비부의 지방 전지훈련에 많은 후원을 하셨고, 고려대 교우회 발전에도 기여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선친의 모교사랑을 이번 기증으로 이어가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저를 포함한 가족 모두 음악에 관심이 많고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 평생 동안 클래식 음반을 수집해 왔다. 어렵게 수집한 귀한 음반인 만큼 고려대가 소장하여 활용한다면 더욱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교 후배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통한 정서적 후원이 되면 좋겠다.”라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이에 정진택 총장은 “최종문 이사장님은 음악전문 월간지 대표를 맡으셨을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으시다고 들었다. 기증해 주신 귀한 음반들은 도서관에서 데이터베이스로 자료 등록 및 관리하고 백주년기념관 멀티미디어 자료실에 비치하여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기증은 고대 구성원들이 음악적 식견을 넓히고 예술을 향유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최종문 이사장은 강릉 출신으로 경복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타워호텔 계열사인 세대건설산업(주), 국제약품공업(주) 상무이사, (주)썬앳푸드 대표이사, (주)타워호텔 대표이사, 음악전문 월간지 ‘Choir & Organ’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전주대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단과대학장 외부 인사 공모에서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문화관광대학장에 특채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우양재단은 1999년부터 독거노인과 저소득 가정에 먹거리와 문화, 학업 등을 지원해온 사회복지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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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동훈 명예교수 도서 발전기금 기부관련 회고담- 식품공학부 교수 이철 식품공학부 김동훈 명예교수님께서, 2009년 1월 고려대학교 발전기금(도서기금)으로 1억 5천만 원을 기부하여 주셨다는 따뜻한 소식을 지난 주 수요일날 듣게 되었습니다. 대외협력처장으로부터 김동훈 명예교수님의 발전기금기탁 소식과 함께 감사패전달식에 교수님의 제자인 본인도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금요일날 김교수님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정년퇴임을 하신지 10여년 만에 뵙는 선생님께 특히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지정기탁 하게 된 연유가 궁금하여 여쭈어 보았더니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학교에 재직하는 동안 도서관 덕을 많이 보았지요. 또,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귀중한 장서를 많이 보관하고 있어서, 전공이외의 서적을 대할 기회가 대단히 많았지요. 지금의 대학원 도서관은 건물외관의 역사나 장서내용이나 타의 대학도서관에 비해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또, 재직 시 신세를 가장 많이 진 건물이구요. 그래서, 단과대학이나 학과보다는 중앙도서관을 택한 것이지요.’ 김 명예교수님의 학문에 대한 애착과 대학도서관 애찬론은 본인이 대학재학시절부터 늘 들어왔던 것이라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건데, 재학시절 도서관에서 도서대출을 받으면 맨끝장 선대출자의 기록부에 김교수님의 함자가 항상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내가 보고자 했던 서적의 대부분이 이러한 경우였던 것으로 기억되니, 당시 선생님의 도서관 이용빈도수는 아마도 고려대학교 내에서 가장 높았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몇 년 전부터 혼자 생활하셨기 때문에 가사정리가 힘드셨든지, 정들었던 성북동 단독주택을 떠나 광희동의 어느 아파트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왜 하필 교통이 번잡한 세종로 부근인가 궁금했는데, 제자들이 ‘교보문고’에서 자주 뵙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주거요건은 늘 책방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깜박 잊었던 것입니다. 또, 본인이 5년 전인가 과학도서관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1994년 정년퇴임 후 뜸하다가, 학교행사에서 김 명예교수님을 뵙게 되어 뭔가 필요하신 것이 있으신가 여쭈어 보았더니, 첫마디에 과학도서관 출입신분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셔 발급해 드린바가 있습니다(도서관내규로 본 대학의 명예교수님은 어느 분이나 출입증 없이 본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지만, 김교수님은 아마도 눈에 확실히 보이는 소속감(도서관출입증)이 더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김교수님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여명기에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시고,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식품공학과 석사, 박사학위 취득하신 후(1959년 박사학위 취득), 귀국하여 고려대학교(1966년 부임)에서 1968년도에 식품공학과(지금의 사범대학 가정학과 건물이 당시 김교수님이 학교의 재정으로 설계신축한 ‘식품공학관’ 건물임)를 창설하셨습니다. (당시 김동훈교수님의 ‘식품공학과 설립취지’에 부응하여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서도 농예화학과에 식품공학전공(1968년)을 두었고, 연세대학교는 공과대학에 1969년도에 설립하게 됩니다.) 김교수님의 전공분야는 ‘식품과학’ 가운데 ‘식용유지의 산패’분야로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출발한 “래디칼에 의한 유지의 자동산화” 이론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셨고, 또한 이 분야의 계승발전에 거의 30년을 보내신 학자이십니다. 당연히 국내 ‘유지의 산패’의 분야에서는 독보적 위치를 견지하고 계시며, 1974년에 저술한 “식품화학”은 지금까지 증보를 거듭해 오면서 가히 식품과학분야의 정석교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출간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명서점(교보, 영풍)에서 학생들에게 주목받는 전공서적입니다. 특히, 이 저서의 뛰어난 독창성과 우수성으로 식품과학분야를 대표하는 학회로 여기는 ‘한국식품과학회’의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學會의 大賞인 ‘학술상’의 대상이 저서가 되는 경우는 흔치 않는 일입니다.) 1974년 당시 남재 김상협 총장께서 농과대학발전계획의 일환으로 한독원조프로그램을 추진하셨을 때, 김 명예교수님은 고려대학교 측 Counterpart임무를 맡게 되셨는데 독일실험기자재, 특히 독일도서구입에 열정을 다하신 결과 아직도 본교 도서관의 독일, 미국, 일본의 장서가 자연과학분야에 한해서는 우리나라 어느 대학도서관보다 많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팔순으로 건강도 여의치 않으시고, 자제분들이 모두 미국대학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가사문제 등 여러 가지가 불편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부를 통해 김교수님은 오로지 고려대학교의 발전과 후학들의 성장만을 염두에 두고 계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본인도 지난 10여 년 동안 ‘인간과 식량’이라는 인문사회계열 학생의 핵심교양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대학의 스승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자주 던져왔는데, 선생님을 통해서 대학의 스승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선생님이 진정으로 애정을 가지고 함께 한 대학도서관 또한 지식의 스승임을 되새겨봅니다. ‘대학의 스승은 대학도서관’이라는 말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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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강성욱 명예교수,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초판본 기증故강성욱 명예교수,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초판본 기증 세계적으로 희소 가치 높은 자료, 도서관 ‘강성욱 보들레르 특수 컬렉션’ 별도 보관 2005년 타계한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故강성욱 교수가 프랑스 문학가 샤를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 「악의 꽃(Les Fleurs du mal)」 초판본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대표작이자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은 서구 역사에서 화제가 된 시집으로 뽑히고 상징주의에 기초한 시의 효시로 뽑히는 시집이다. 샤를 보들레르의 산문시 <파리의 우울>이란 작품이 있지만 시집으로는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이 유일하다. 1857년에 출간되었으나 외설 혐의로 재판에 회부, 시 6편이 삭제되어 재출간이 허용됐다. 초판은 약 80여 편 정도였지만, 6편이 삭제되자, 화가 난 보들레르가 40여 편을 넘게 추가한 덕에 시집 치고는 상당히 두껍다. 시인의 사후에 새로운 판본이 출판되기는 했지만 오늘날 시집은 두 번째의 출판 본을 정본으로 삼는다. 초판은 Alençon에서 1,100부의 사본이 인쇄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번역해 출판했다. 민음사 판본도 있지만, 민음사 판본은 일부 번역이고 문학과 지성사는 완역이다.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임했던 故강성욱(康星旭, 1931-2005)교수는 한국의 보들레르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연구자다. 평소에 엄정한 연구 자세를 갖출 것을 제자들에게 권고했고, 학자로서의 엄정함과 치밀함을 지니고 보들레르를 비롯한 프랑스 상징주의 연구에 임했다. 작품에 대한 세밀한 읽기를 연구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한 故강성욱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불문학의 소중한 귀중본이 소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으며, 이에 전 세계적으로 몇 권 남아있지 않은 보들레르 「악의 꽃(Les Fleurs du mal)」 초판본을 1974년 경 프랑스에서 구입했다. 일본의 보들레르 연구자들이 해외도서전시회 일본 개최를 위해 「악의 꽃」의 반출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했을 정도로 평소 故강성욱 교수는 이 책을 귀중하게 여겼다. 보들레르 「악의 꽃」 초판본은 지난 3월 고려대에 전달되어 고려대 도서관에 둥지를 마련한다. 이 귀중본은 대한민국 불문학연구의 빛나는 자긍심으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1821~1867) 연구의 석학으로 유명한 故강성욱 교수는 일본 도쿄대학을 졸업하고 1966년부터 96년까지 고려대 불문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보들레르를 기점으로 하는 현대 프랑스 시 연구의 틀을 정립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강 교수는 생전 자신의 방과 서재·거실 등에 불문학은 물론 인문학 전반에 걸친 2만여 권의 책을 소장했다. 특히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 『악의 꽃』 초판본(1857년판)은 세계적으로도 희소 가치가 높은 자료다. 故강성욱 교수는 평생 불문학 연구에만 매달린 학자였다. 일흔이 된 그가 제자들에게 “내가 요즘 하루 8시간밖에 공부를 못 한다”며 안타까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제자 故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보들레르 연구의 대가이신 선생님의 장서 목록을 보면 보들레르는 물론 불문학 연구 전반에 대한 방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할만큼 故강성욱 교수의 열정은 대단했다.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측은 그의 사망 직후 ‘강성욱교수장서목록간행위원회’를 꾸려 7년간 목록 정리를 했다. 이후 고려대출판부에서 716쪽 분량의 『강성욱교수장서목록』을 펴냈다. 이 목록은 강 교수가 생전 서지에 보관했던 순서대로 일련 번호를 부여해 제목·저자명·출판사명·출간연도·쪽수 등을 기록했다. 목록에 실린 책은 대부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됐다. 강 교수가 보관했던 불문학 관련 서적 등 1만 8000여 권이다. 그 가운데 보들레르 관련 책과 자료(975권의 책과 627점의 문헌 자료)는 고려대 도서관에 마련된 ‘강성욱 보들레르 특수 컬렉션’에 별도 보관 중이다. <커뮤니케이션팀 제공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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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 책으로 전한 지혜의 나눔▲생전에 만송 선생이 자랑스럽게 여겼다는 여말선초의 <서수낙원도 칠폭병> 유명한 고려 불화의 대부분이 임진왜란시에 일본으로 유출되어 이런 세밀화는 국내에 흔치 않다. 고려대를 향한 기부자들의 나누는 마음에는 제한과 한계가 없었다. 아버지가 남긴 고서, 운동선수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운동복과 안전을 생각한 마우스가드, 인조 잔디, 평생 모은 재산으로 마련한 단독주택에 이르기까지. 고대에 기꺼이 내놓은 현물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은 같았다. 눈앞의 이익보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에 앞장선 기부자가 있었기에 고대의 문화는 더 깊어졌고, 수혜자들의 마음은 풍요로워졌다. 1975년 시작된 문화재 기증 만송문고, 만송장학금 조성 고려대 대학원 도서관 내에 위치한 한적실은 국내 대학 중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적실 내에서도 최고 규모는 바로 만송문고다. 故 만송 김완섭 선생이 평생 수집한 고서 1만 9,071권(선장본)을 1975년 작고한 그해 아들인 김재철 변호사가 고려대에 기증하면서 조성되었다. ▲추사 김정희의 <어초헌 편액> 이들의 기증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만송 김완섭 선생은 일본 메이지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후 50여 년간 법조계에서 활동했다. 그는 모은 돈을 일본으로 반출 위기에 처한 고서들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그리고 모교에 출강하며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1975년, 모교에 이를 기증하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해 만송 선생이 별세하자 아들인 김재철 변호사가 그 유지를 이어 고서 1만 9,071권을 모교에 기증했다. 만송문고의 책들은 문헌학적 가치도 매우 높다. 그 중 <동인지문사륙> 7권과 <용비어천가> 초간본 2권은 김 변호사의 기증 이후 본교 도서관의 노력으로 각각 1981년 보물 제710호, 2009년 보물 제1463호로 지정됐다. 또한, 2016년 김재철 변호사의 딸 김주현 씨는 기증식을 통해 추사 김정희의 ‘제유본육폭병’을 비롯한 고서화 334점과 현대미술품·공예품 200여 점 등 평가액 총 9억 원 상당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김재철 변호사는 2013년 12월 고려대 한적실의 만송문고에 들러 아버지의 지난날을 회고했다. “아버지께서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뻔한 중요 고서들을 수집하며 문화재의 국외 반출을 막는 일에 기여하셨습니다. 당시 돈으로 200원에 나온 가치가 큰 고서를 수집할 여력이 없으셔서 간송 등 주변 분들에게 연락해 국외 반출을 막았고, 도자기 등의 비고서 종류는 간송 선생 등에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만송문고를 둘러볼 때마다 아버지의 체취와 정신이 느껴져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선친이 평생에 걸쳐 모은 고서를 흔쾌히 기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재철 변호사는 최적의 환경과 최첨단 시설을 통해 고서를 관리하는 고대의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컸다며, 자택의 서가도 고려대의 시스템을 참고했을 정도라고 했다. 만송문고 외에도 1976년에는 김완섭 선생의 뜻을 기려 5,000만 원의 재원으로 만송장학기금을 설립하고 1977년부터 현재까지도 법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故 강성욱 명예교수,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초판본 기증 만송문고 외에도 특별한 도서 기부의 사례가 있다. 2005년 타계한 고(故) 강성욱 불문과 교수가 샤를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 초판본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한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희소가치가 높은 자료인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은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이다. ‘악의 꽃’은 1857년 처음 출간됐지만, 동성애 등을 다뤄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야 했다. 이후 보들레르는 시 6편을 삭제하고 ‘악의 꽃’을 재출간할 수 있었다. 보들레르 사후 새로운 판본이 나오기도 했지만, 학계에서는 재출간된 출판본을 정본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욱 교수는 이 초판본을 1974년 프랑스에서 구입했다. 강성욱 교수는 초판본을 귀하게 여겨 해외도서전시회 개최를 위해 ‘악의 꽃’ 초판본 반출을 요구하는 일본 불문학자들의 요구도 거절했다고 한다. ▲故강성욱 명예교수가 기증한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초판본 초판본은 강성욱 교수의 제자인 고(故) 황현산 교수가 보관해오다 지난 3월 고려대 도서관에 전달했다. 강성욱 교수는 ‘악의 꽃’ 외에도 불문학 관련 장서 1만 8000여 권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했고 불어불문학과측은 ‘강성욱교수장서목록 간행위원회’를 꾸려 7년간 목록 정리를 했다. 이후 고려대 출판부에서 716쪽 분량의 『강성욱교수장서목록』을 펴내기도 했다. 김완섭 선생의 만송문고와 강성욱 교수의 ‘보들레르 특수 컬렉션’ 등 고서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보다 후학들에게 학문의 등불이 되어주고자 했던 기부자들의 정신에 있다. ‘아름다운 향기는 백 세에 흐른다(遺芳百世)’는 말처럼 책의 향기가 고대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게 되길 바라본다. <고대투데이> 2019.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