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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 고려대 도서관-프랑스 생트쥬느비에브 도서관 공동 프로젝트 관련 교외 보도

작성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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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0-27 09:33
조회
494
[경향신문] 오래된 것에 끌리는 마음


오래된 것에 끌리는 마음

꽤나 오래되어 음악으로만 기억되는 영화 <유 콜 잇 러브>에서 소르본대 학생으로 출연한 소피 마르소가 아치형의 웅장한 구조에 고풍스러운 분위기 물씬 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장면이 나온다. 1851년부터 운영되어 온 생트준비에브 도서관이다. 6세기에 세워진 수도원의 도서관을 계승해 25만권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다. 수도원 도서관을 공공도서관처럼 개방한 덕분에 프랑스혁명의 열기에도 살아남아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1937년에 완공된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우리나라 대학 최초의 독립된 도서관 건물이다. 서울시 사적으로 관리되는 고딕식 석조건물이고, 높은 천장에 길게 트인 2층 열람실은 유럽의 오래된 도서관을 연상하게 한다. 1978년 도서관 신관을 개관하면서 이곳은 한적과 귀중서의 보관 및 열람을 위한 공간으로 특화되었다. 국가 문헌을 계승한 서울대 규장각을 제외하고는 국내 대학도서관 중 가장 많은 양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다.

작년, 고려대학교 도서관에서 소장 귀중서 50점을 엄선한 도록 <카이로스의 서고>를 냈다. 10세기에 펴낸 <용감수경> 유일본을 비롯한 고서들의 사진을 간략한 해설과 함께 담았다. ‘의미로 가득한 시간’ 카이로스가 이미지 하나하나에 켜켜이 함축되어 있는 이 책을 받아본 생트준비에브 도서관에서는, 모리스 쿠랑을 떠올렸다. 1890년 주한 프랑스 통역관으로 한국에 머물다 돌아가서 <한국서지>를 편찬하여 4000종의 한국 서적을 소개한 인물이다. <직지심체요절>의 존재가 알려진 것도 그 덕분이다. 생트준비에브 도서관은 모리스 쿠랑을 매개로 두 도서관을 연결하는 영상을 공동 제작하자는 제안을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보내왔다. 코로나19로 왕래가 끊긴 시대, 10개월 동안 수십 번의 화상회의를 거쳐 오래된 것에 끌리는 마음을 찾아가는 잔잔한 영상 한 편이 완성되었다.

아무런 연관성도 없을 것 같던 프랑스 공공도서관과 한국 대학도서관이 도록 한 권으로 연결되었다. 소비되고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간직되고 적층되는 것, 그리고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호명되고 재창조되는 것을 경이롭게 바라본다. 문화와 역사가 지닌, 보이지 않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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