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기이자 현재의 한국 사회를 주조한 1990년대 지성사를 문예지ㆍ학술지ㆍ계간지ㆍ대중문화지 등 잡지 형태로 발간된 문헌을 통해 그려봄으로써, 2000년대 이후 지금 시대로 이어지는 정신사의 의미와 향방을 가늠한다. 이 책은 지금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고 긴밀하게 연관된 주제를 다루는데, 바로 ‘문학’ ‘사상’ ‘문화’ ‘세대’ ‘디지털’ ‘지식인’ ‘진보’ ‘국가’ ‘통제’ ‘여/성’(페미니즘) ‘생태’ ‘위기’ ‘대중’이다.
1990년대는 시대적 단절과 변화와 연속이라는 특징을 모두 지닌 시대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형식적 민주화와 함께 경제적 자유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구조가 만들어진 시대이다. 따라서 1990년대를 사유한다는 것은 가까운 과거 또는 현재의 ‘근기원’을 성찰하는 일일 뿐 아니라, 지금의 한국 사회를 탐색하고 사유하는 일이다.
“한국사회의 현재는 1990년대로 통한다”
사상과 문화의 황금기이자 문제적 시대
누구에겐 자유와 노스탤지어로 누군가에겐 좌절과 위기로 기억되는 1990년대
―시대의 사유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성찰할 것인가?
문학ㆍ사상ㆍ문화ㆍ세대ㆍ디지털ㆍ지식인ㆍ진보ㆍ국가ㆍ통제ㆍ페미니즘ㆍ생태ㆍ위기ㆍ대중…
―1990년대의 정신적 행방을 좇아 지금 시대의 좌표를 가늠하다!
■ 1990년대 지성사를 그려, 지금 시대의 의미와 향방을 가늠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는 변화의 시기이자 현재의 한국 사회를 주조한 1990년대 지성사를 문예지ㆍ학술지ㆍ계간지ㆍ대중문화지 등 잡지 형태로 발간된 문헌을 통해 그려봄으로써, 2000년대 이후 지금 시대로 이어지는 정신사의 의미와 향방을 가늠한다. 이 책은 지금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고 긴밀하게 연관된 주제를 다루는데, 바로 ‘문학’ ‘사상’ ‘문화’ ‘세대’ ‘디지털’ ‘지식인’ ‘진보’ ‘국가’ ‘통제’ ‘여/성’(페미니즘) ‘생태’ ‘위기’ ‘대중’이다.
■ 1990년대를 사유한다는 것은 시대와 사회를 함께 사유하는 일
1990년대는 시대적 단절과 변화와 연속이라는 특징을 모두 지닌 시대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형식적 민주화와 함께 경제적 자유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구조가 만들어진 시대이다. 따라서 1990년대를 사유한다는 것은 가까운 과거 또는 현재의 ‘근기원’을 성찰하는 일일 뿐 아니라, 지금의 한국 사회를 탐색하고 사유하는 일이다.
■ 다양한 사상과 이론이 목소리를 내다
1980년대 정치 현실의 대안으로 대학가에 널리 퍼진 마르크스주의 이론이 빠르게 포스트모더니즘, 탈식민주의(포스트콜로니얼리즘) 등의 포스트주의 이론으로 대체되었다. 한편 외국 이론의 무분별한 수용에 대해 ‘지적 주체성’ 내지 지적 탈식민화의 목소리가 지식계 내에서 나오기도 한다(김영민ㆍ조한혜정). 1990년대 한국의 사상계는 여러 흐름으로 분기하는데, 저자는 이를 ‘사상, 중심을 잃은 행방’(4장)이라고 정리한다.
■ 문화의 황금기를 열다
영화와 대중음악 등 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십대가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주류로 올라섰다(6장. 문화, 대중성과 실험정신 사이에서). 1990년대에 성장한 한국 영화와 대중음악이 이후 전개될 한류 또는 케이컬처의 토대가 된다. ‘신세대’는 참신한 스타일의 잡지 편집위원으로서 대중성과 실험정신을 동시에 염두하며 때론 과감하고 새로운 생각들을 펼쳐 보였다. 기성세대가 주입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도그마를 거부하는 도전적 선언이었다.
■ ‘개인’ ‘내면’ ‘일상’으로의 전회―1990년대 문학
1990년대 문학은 1980년대 문학을 반면교사로 삼기라도 한 듯 ‘개인’, ‘내면’, ‘일상’으로 전회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총체적 이념보다는 구체적 현실 속으로 깊이 들어간 것이다. 민족문학론의 거점인 『창작과 비평』, 문학적 모더니즘을 지향하는 『문학과 사회』와 더불어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게 되는 계간지 『문학동네』가 등장하여 ‘작가’와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문학주의’를 이끌었다. 『문학동네』는 동명의 출판사가 한국 문학을 선도하게 되는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3장. 문학, 전장에서 시장으로).
■ ‘개인이 무장해야 하는 사회’, ‘위기’가 항시적으로 존재하는 사회
이제 한국 사회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1997년 IMF 경제위기는 한국 사회의 시스템 전반을 변화시키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IMF 이후 신자유주의 질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노동의 ‘유연화’와 비정규직이 보편화되었고, 한국 사회는 ‘개인이 무장해야 하는 사회’, ‘위기’가 항시적으로 존재하는 사회가 되었다. IMF 구제금융은 끝났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IMF 체제가 제시한 시스템 속에 있다(14장. 위기, 지금 시대가 서 있는 토대).
■ 세대론, 페미니즘, 생태주의의 시작
세대론과 페미니즘, 생태주의의 시작도 1990년대이다. 진정한 첫 ‘신세대’인 X세대는 비교적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에 성장했으며, 이전 세대보다 자유와 개성을 중요시하고, 대중문화의 수혜를 누린 첫 세대이다. 이후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는 많은 표현들이 등장하는데 그 시초에 해당한다. 지금의 MZ세대라는 표현 역시 X세대의 또 다른 변주이다. 젊은 세대를 정체화하려는 세대론은 시간이 지나며 빠르게 잊혔지만, 386세대만큼은 486, 586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질긴 생명력을 유지했다. 저자는 이것이 386세대가 한국 사회에서 지닌 정치사회적 헤게모니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6장. 세대, 혼란의 범주).
몇 해 전부터 페미니즘 붐이라고 할 만한 흐름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데, 1차 페미니즘 붐은 1990년대에 있었다. 『이프』 같은 선구적 잡지가 흐름을 주도했으며, 문학계에서도 1960년대생 여성 작가들이 여성의 삶과 일상을 작품화하고 ‘여성적 글쓰기’를 시도했다. 이 시기의 페미니즘 역시 ‘평등과 공정 사이에서’ 수많은 논쟁을 낳았다(12장. 여/성, 가장 첨예한 정치 영토).
환경오염에 대한 각성이 일어나며 생태주의가 싹텄다. 1991년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을 계기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설립되고, 이해 3월 발행인 김종철이 주도하는 『녹색평론』이 한국 지식장에 독자적 메시지를 내기 시작하여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생태주의운동을 이끌었다. 저자 윤여일은 『녹색평론』의 가치와 그 안목이 지금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13장. 생태, 그때 이미 사고했던 것들).
그 밖에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문명사적 전환(7장. 디지털, 가능해진 것과 가려진 것), 새로운 지식인의 양상(8장. 지식인, 흔들리고 갈라지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10장. 국가, 억압하고 또 욕망되는), 양면적 성격을 띤 ‘대중’의 정체(15장. 대중, 그들은 다음 시대를 열어냈는가)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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