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고등학교 학습자들이 스마트 기기를 대학 입시 영어 학습에 활용하면서 각각의 개인들이 체험한(Lived experience) 내용들을 현상학적 질적 접근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학교에서의 영어 수업과 자율 학습이나 그룹 학습, 집중 수업 등의 입시 영어 학습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학습 활동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기기의 보급과 활용으로 이미 대학교 수업 현장에서는 노트북 컴퓨터나 태블릿 pc를 사용하거나 전자 펜으로 필기를 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캠퍼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Z세대는 벌써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로 각종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익숙한데다가 지난 2년여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이런 수업 방식에 더 익숙해지게 되었다. 정부가 2022년 8월 22일 ‘디지털 인재양성’을 캐치프레이즈로 ‘코딩’(컴퓨터 언어) 교육을 필수화하고 디지털 수업 시간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제 고등학교 학습 현장에도 디지털 교육 시대가 본격 도래하였다. 스마트 러닝으로의 급속한 진화는 학습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스마트 러닝은 빠른 속도로 학습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큰 흐름을 형성하여 깊이와 넓이를 점점 확장해 갈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러닝에 대한 공통적인 기대와는 달리 고등학교 학습 현장에서의 스마트 기기의 활용은 지극히 제한된 영역에 머물러 있고, 입시 준비에서의 도입과 활용은 타 과목과 마찬가지로 영어 학습에도 아직 미흡한 수준이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러닝에 대한 현장을 탐색하는 연구도 부족하고 내용 또한 단편적인 면만을 살펴보는 수준에 그치는 선행 연구가 많았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 강남구 소재의 7개 고등학교 1~2학년 남녀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개별 심층 면담을 통해 기본 자료를 확보하였으며, 취합된 자료들은 마스타카스(Moustakas)의 현상학적 분석 과정을 거쳐서 분석되었다.
분석의 결과로, 대학 입시 영어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스마트 기기 앱 활용에 관해서 4개의 큰 범주(상위 구성 요소)와 각각의 범주에 따른 세부 하위 구성 요소 19개를 도출하게 되었다. 첫째는 입시 영어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학습 중 스마트 기기 앱을 활용하는 용도와 방식이다. 인터넷 강의 듣기, 단어 공부, 수업 준비, 학교 수업에서 조별 협동 학습, 자율 학습 관리 등의 용도로 스마트 기기 앱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는 입시 영어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학습 중 스마트 기기 앱 활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내용이다. 여기에는 학습자 자신의 문제와, 교수자의 인식과 대응이 영향을 미치는 교수자 요인, 학습 내용 요인과 미미하지만 스마트 기기 자체의 기기적 요인 등이 있었다. 셋째는 고등학생들의 수업 중 스마트 기기 앱 활용이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성인 학습자들과 동일하게 스마트 기기가 갖고 있는 뛰어난 휴대성과 언제 어디서나 활용이 가능한 상시적인 학습 도구로서의 기능, 효율적인 학습 관리, 광범위한 콘텐츠와 정보의 확보와 보관의 용이성 등을 대표적인 순기능으로 꼽았다. 반면 특히 청소년 시절은 자기 통제와 절제가 부족하기 쉬운 관계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특징이자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스마트 기기 앱이 자칫 학습이나 수업의 집중력을 저하시키거나, 다시 학습으로 회귀하는 회복을 지연시키는 등의 일탈을 우려하는 역기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넷째는 고등학생들의 학습 중 스마트 기기 앱을 활용하는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학습자들 저마다의 상이한 학습 방법만큼 학습 만족에 대한 반응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공교육의 장에서 효과적인 기준이 마련되고 학습에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대학 입시를 앞두고 영어 학습에 정성을 쏟고 있는 고등학교 1~2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결과는, 스마트 기기 앱을 활용하는 스마트 러닝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만 총체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공교육 현장에서의 토대 마련이 부족한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 했고, 2020년부터 고교 교과 과정에 인공 지능(AI) 과목을 신설했지만 정작 스마트 러닝에 접목되기는 그 성과가 아직 부족한 교육 환경임을 나타냈다.
스마트 기기 앱을 활용한 영어 학습이 효과적인 괘도에 오르고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일선 교육 현장에서의 노력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구와 개발이 함께 밑받침이 되어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