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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이 없는 거리에서 : 백기완 선생과 나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강재훈, 저 공지영, 孔枝泳, 1963-, 저 구중서, 具仲書, 1936-, 저 권낙기, 저 권영길, 1941-, 저 김도현, 1943-, 저 김명인, 金明仁, 1958-, 저 김영호, 저 김정환, 저 김종철, 金鍾澈, 1944-, 저 김준태, 金準泰, 1948-, 저 김진숙, 저 김학민, 저 김흥현, 저 남경남, 저 단병호, 段炳浩, 1949-, 저 명진, 저 문정현, 저 박석운, 저 박종부, 저 방동규, 저 배은심, 저 백낙청, 白樂晴, 1938-, 저 손호철, 孫浩哲, 1952-, 저 염무웅, 廉武雄, 1942-, 저 유명실, 저 유홍준, 兪弘濬, 1949-, 저 이기연, 저 이대로, 저 이신범, 李信範, 1950-, 저 이호웅, 저 임진택, 林賑澤, 1950-, 저 장회익, 張會翼, 1938-, 저 정지영, 저 정태춘, 鄭泰春, 1954-, 저 주재환, 1941-, 저 채희완, 蔡熙完, 1948-, 저 최윤, 저 최재봉, 1961-, 저 한도숙, 1956-, 저 한승헌, 韓勝憲, 1934-, 저 함세웅, 咸世雄, 1942-, 저 홍선웅, 洪善雄, 1952-, 저
단체저자명
백기완노나메기재단, 편
서명 / 저자사항
백기완이 없는 거리에서 : 백기완 선생과 나 / [강재훈 외 저] ;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엮음
발행사항
파주 :   돌베개,   2022  
형태사항
403 p. : 삽화, 초상화 ; 23 cm
ISBN
9791191438505
일반주기
공저자: 공지영, 구중서, 권낙기, 권영길, 김도현, 김명인, 김영호, 김정환, 김종철, 김준태, 김진숙, 김학민, 김흥현, 남경남, 단병호, 명진, 문정현, 박석운, 박종부, 방동규, 배은심, 백낙청, 손호철, 염무웅, 유명실, 유홍준, 이기연, 이대로, 이신범, 이호웅, 임진택, 장회익, 정지영, 정태춘, 주재환, 채희완, 최윤, 최재봉, 한도숙, 한승헌, 함세웅, 홍선웅  
서지주기
"백기완 연보" 수록
주제명(개인명)
백기완,   白基琓,   193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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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953 2022z17 등록번호 11186257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백기완 선생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민중운동의 지도자, 또 어떤 이에게는 통일운동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기억된다. 그 사람과 함께했던 공유의 시간과 경험이 그 사람을 다르게 기억하게 한다.

이 책은 백기완 선생의 생전을 회고하는 43명의 이야기가 조각처럼 모여 있다. 독자들은 43명이 쓴 43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백기완이라는 커다란 산맥을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반독재 투쟁의 전선에서 함께 싸운 동지들, 백 선생에게 감화 받아 평생의 길을 정한 후배들, 피눈물의 현장에서 함께 섰던 이들이 기억하는 백기완 선생의 모습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이 땅에,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이후 이런 인물이 과연 몇이나 있었던가. 온몸을 불쏘시개처럼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남김없이 던져 넣은 위인이 몇이나 되었던가. 그리하여 여기 글쓴이들은 각기 경험의 소우주들을 이어내며, 장산곶매의 기상으로 생을 마감하신 선생의 영전에 다시 새로운 동행을 약조하듯 이 책을 바친다.

43명의 이야기에 덧붙여 백기완 선생의 큰따님 백원담 교수(성공회대)가 추모문집 발간준비모임을 대표하여 머리글을 썼고, 신학철 노나메기재단 이사장은 그림 <한국현대사-산자여 따르라>로 백 선생을 기렸다.

백기완 선생을 기억하는 43명의 이야기

백기완 선생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민중운동의 지도자, 또 어떤 이에게는 통일운동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기억된다. 그 사람과 함께했던 공유의 시간과 경험이 그 사람을 다르게 기억하게 한다.
이 책은 백기완 선생의 생전을 회고하는 43명의 이야기가 조각처럼 모여 있다. 독자들은 43명이 쓴 43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백기완이라는 커다란 산맥을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반독재 투쟁의 전선에서 함께 싸운 동지들, 백 선생에게 감화 받아 평생의 길을 정한 후배들, 피눈물의 현장에서 함께 섰던 이들이 기억하는 백기완 선생의 모습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이 땅에,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이후 이런 인물이 과연 몇이나 있었던가. 온몸을 불쏘시개처럼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남김없이 던져 넣은 위인이 몇이나 되었던가. 그리하여 여기 글쓴이들은 각기 경험의 소우주들을 이어내며, 장산곶매의 기상으로 생을 마감하신 선생의 영전에 다시 새로운 동행을 약조하듯 이 책을 바친다.
43명의 이야기에 덧붙여 백기완 선생의 큰따님 백원담 교수(성공회대)가 추모문집 발간준비모임을 대표하여 머리글을 썼고, 신학철 노나메기재단 이사장은 그림 <한국현대사-산자여 따르라>로 백 선생을 기렸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이 책은 생전 백기완 선생의 평생의 숙원이던 노나메기재단 창립에 뜻을 모은 지인과 후배들을 중심으로 고인을 존경하는 각계 인사들이 선생의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분단된 한반도의 역사적 부침 속에 자리매김하는 방법의 첫걸음으로써 기획되었다. 선생을 기리는 일이 그의 평생의 삶을 단지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에 그친다면, 선생은 아마도 이 모든 기념사업을 단호히 거부했을 것이다. 따라서 선생의 그 끈질긴 항쟁의 대열에 함께 서는 역사적 긴장을 사는 방법만이 노나메기재단을 만들어가는 참된 길이라는 점에서, 그 뜻을 잇고자 하는 이들은 선생의 삶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는 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추모문집이지만 추념에 그치지 않으며, 역사화 작업의 일환으로 각각의 기억에 산재한 당대 모순에 맞선 굳건한 결기들의 생생한 경관을 일으키고 그 의미를 생환한다.
그러므로, 1주기 추모문집에는 우선 백기완 선생의 실천적 삶을 세 단계로 나누고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운동의 초창부터 1980년대 민중대통령 후보로 나선 과정까지에 집중하여 그와 연관된 분들의 글들을 모았다.
이 책에 다 담기지 않은 현장의 목소리,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의 파고 속에서 핍박받는 민중들의 현장에서 선생과 인연을 맺었던 노동자, 농민, 빈민 등 민중운동 활동가들의 추모와 증언을 모아 두 번째 추모문집 ‘우리 선생님 백기완’도 출간할 계획이다.
이 책에는 백기완 선생의 오랜 벗 방동규와 백 선생이 1950년대 중반 ‘서울 학생 자진농촌계몽대’ 활동을 할 때부터 평생 동지로 지내온 구중서(문학평론가, 수원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1960~70년대 백범사상연구소를 전후해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김도현(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학민(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유홍준(전 문화재청장), 이신범(전 국회의원) 등 한국 사회운동 1세대들이 선생과 함께 박투해온 한국에서 사회변혁운동의 태동과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역정이 담겨 있다.
또한 백낙청(전 서울대 교수), 염무웅(문학평론가) 등 1960년대부터 한국문학의 민족민주 운동적 발전 맥락을 이끌어온 분들이 백 선생과 이룬 두터운 인연의 내력들이 섬세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이는 임진택(명창)과 홍선웅(판화가) 등이 증언하듯이 백 선생의 뛰어난 민중적 미의식이 어떻게 한국민족민중 문화운동의 도저한 물줄기를 잉태하고 함께 흐르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권영길·단병호(전 민주노총 위원장), 한도숙·김영호(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흥현(전 전국빈민연합 의장), 남경남(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등 민중운동을 대표하는 인사들, 그 외에도 다양한 인연으로 백 선생을 가까이서 모셨거나 활동을 함께했던 43명의 지인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대부분 직접 쓴 원고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원고를 쓰기 어려운 분들 가운데 권낙기(통일광장 대표)와,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은 추모문집 발간준비모임에서 인터뷰를 통해 녹취록을 원고로 정리했다. 한편 안타깝게도 원경 스님은 인터뷰 일정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열반에 드셨고, 배은심 어머님은 황망하게도 인터뷰를 마친 지 10여 일 만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버선발로 거리에 서서

이 책의 머리글에는 백기완 선생의 큰따님 백원담 선생이 백 선생과 나눈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20년 전쯤의 일입니다.
연세도 있으시고 건강도 안 좋으시니 이제 거리나 피눈물의 현장에 나서기보다는 한국 진보적 민족주의의 계보를 역사적으로 정리하시는 것이 어떠냐고 여쭌 적이 있습니다. 장준하 선생 평전도 쓰시고,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한길로 매진해오신 장엄한 항쟁의 한살매를 역사화하는 것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감히 권유를 드렸던 것인데, 그러나 바로 죽비 같은 호통소리가 냅다 날아왔습니다.
“나를 박물관의 유물로 박제화하겠다는 것이냐. 신자유주의 광풍으로 구조조정이니 뭐니 이 나라와 대다수 민중들이 지금 거덜이 나고 있는데, 골방에 들어앉아 회고나 하고 밥이나 축내는 늙은이로 명줄만 부지하라고?”
그리고 5년쯤 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주옥같이 빛나는 말씀들이 많으시니 어록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내가 다시 쓸게.”
두말도 안 하셨지요.

그렇게 백기완 선생의 평생의 삶은 선생이 살아 계실 때 정리되지 못했다. 평생 자기를 일으키고 세상을 일으키는 변혁의 삶을 살아온 분에게 방에 칩거해 지난 역사를 정리하라는 것은 유폐와 다름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선생이 가고, 그의 부재를 절감하는 이들의 추모의 글이 이 책에 담겼다.

<맨바닥의 역사의식>(구중서)
어느 해 계몽대 출발을 준비하던 대한교련 문간방에서 남자대원 두 명이 무슨 일로 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 장면을 본 백기완 대장이 대원들이 신발 신은 채 밟고 다니던 검은 시멘트 바닥에 퍼질러 앉았다. 그리고 오른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김광일이 작곡한 〈푸른 정〉 노래였다.
그러자 싸우던 대원들이 즉각 침묵하고 말았다. 이것이 백기완의 통솔 솜씨였다. 백기완은 사사로운 개인적 감정들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친구들에게 농담으로 욕을 해도 “이 역사의식이 없는 놈아!” 이렇게 말했다.

<46년 전 백범사상연구소의 추억>(유명실)
언젠가 소장님께 “머리가 헝클어지셨어요” 하고 말씀 드리자 “야 이 녀석아, 남자가 쩨쩨하게 기생 오래비처럼 거울이나 보고 빗으로 단장하냐. 세수하고 머리는 이 손가락으로 빗으면 되는 거야. 그리고 말을 타고 달려야 하는 거야” 하시는 것이었다. 나라가 걱정되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 무장을 단단히 하고 달리는 말에 오르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셨다.
고문을 받으실 때는 “이 새끼야 더 찌르라고 큰소리치니까 손가락을 찔러 피가 솟더라“며 담대히 말씀하신 분.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셨지만 굴하지 않는 위풍당당한 거물이셨다. 영어는 미국 놈의 언어라 하여 나에 대한 호칭은 “애기야”였다. 볼펜을 칭할 때도 “애기야 그거, 쓰는 거 갖고 오렴” 하셨다. 그래서 연필을 가져다드리면 아니라고 하셔서 이것저것 가져다드리면서 알게 되었다.

<불쌈꾼 백기완의 한살매>(임진택)
1979년 말 YW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체포된 백 선생은 모진 고문 끝에 투옥되었고, 그 직후 1980년 5월 광주에서 엄청난 학살과 이에 마주한 처절한 항쟁이 일어났음을 감옥 안에서 들었다. 고문과 투옥의 여파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던 백 선생은 스러져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혼자 힘으로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리하여 병상에 드러누운 채 광주의 학살과 투쟁에 더한 자신의 통한과 분노와 염원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첫 줄을 지어 흥얼거리고, 다음 줄을 지어 되뇌어 읊조리고, 이를 다시 추리고 모아 되풀이 웅얼대고 외치고 새기면서 드디어 한 편의 시를 완성해냈으니 이 시가 바로 「묏비나리」이다.
(중략)
백기완 선생은 자신의 시를 스스로 낭송하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그는 낭송하기 위해 자신의 시를 외운 것이 아니었다. 그의 시가 글자로 적혀 세상에 나왔을 때는 이미 백 선생 자신이 그 시를 줄줄 외고 있던 때이다. 백 선생은 시를 글자로 지은 것이 아니라 입으로 흥얼거려서 끊임없는 읊조림으로, 가슴속 외침과 절규로 줄기찬 염원과 바람을 담아 그 비념을 쌓고 쌓아 빚어낸 것이니, 그의 시는 과연 비나리였다. 사람이 사람한테 사람을 불러일으키는 미적 계기, 그것이 비나리이다.

<천하의 백기완 선생을 기억하며>(문정현)
선생이 보기 드물게 위대한 것은 그가 마지막까지 서 있던 자리가 말로 논하고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행동하는 자들의 곁이었다는 것이다. 팔순 노구를 이끌고도 그는 한미 FTA 반대 집회,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쌍용자동차 해고 반대투쟁, 쌀 수입 반대,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한 촛불집회, 비정규직 제도 철폐, 그리고 장애인과 빈민들의 집회 현장까지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얘야, 가자!” 누가 오라 하지 않아도 눈에 밟히는 현장을 찾아 스스로 길을 나섰다. 그 현장에 서면 눈물을 참지 못하셨다. 하얗거나 검은 한복 차림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선생이 나타나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리가 열렸다. 그는 항상 맨 앞자리 한복판으로 나아갔다. 그러니 참 큰 어른이다. 나중에는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서기도 힘들었지만 한 번도 꼿꼿한 모습이 흐트러진 적이 없다.
부축을 받으며 연단에 오르면 쓰러질 듯하던 선생의 입에서 우렁찬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가 나왔다. 그 포효는 매번 모두의 머리를 치고 심장을 뚫었다. 에둘러 가지 않고 가차 없는 독설로 시대의 정곡을, 사건의 핵심을 꿰뚫었고 찔렀다. 한마디 한마디가 듣는 이들의 마음 깊이 새겨졌다. 지금도 그 모든 선생의 포효가 생생하다.

<백기완 선생님을 기리며 기도합니다>(함세웅)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당한 사회질서’는 법이나 사회규범이 정하는 그 한계를 분명히 넘어서야 함을 명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통 받는 우리 이웃이 느끼는 부당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파업하는 노동자, 해고된 노동자, 농민을 포함해 부족하다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대해 “이거 좀 심한 거 아니야” 하는 반응을 간혹 보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누구든 부족하다고 느끼며 억울함과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우리에게 충고하고 계십니다.
고통 받는 모든 약자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삶, 서로에게, 모두에게 열린 마음으로 공감하는 삶을 통해 우리의 가치관과 삶의 행태를 바꾸라는 질책입니다.

<내 안에 백기완이 있다>(정태춘)
백기완,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뛰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 말과 소리와 몸짓은 높은 창공의 장산곶매였다.
거침없는 상상력이었다.
떨리는 붓으로 그 아름다운 이름을 쓴다.
깊이
내 가슴에 쓴다.

<온몸으로 우리 옷 완성시킨 선생님>(이기연)
우리 옷은 만드는 사람 반, 입는 사람 반으로 완성시키는 옷이다. 백기완 선생은 이 시대 우리 옷을 가장 탁월하게 완성시킨 ‘본보기’이다. 그는 말한다. “서양에 물들고, 자본주의에 물들고, 소비문화에 물든 옷을 벗어라. 그리고 입을수록 사람다워지는 옷을 입어라.” 우리 옷을 아름답게 입는 것은 일상투쟁이다. 늘 깨어 있어야 가능하다.
2021년 2월 17일, 백기완 선생님의 마지막 옷을 지었다. 무명빛, 하얀 모시 두루마기, 평소 입었던 하얀 모시 바지저고리 위에, 이 모시 두루마기를 입히고 고름을 맸다. 초록빛 대님을 매고, 명주 목도리를 매어드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통곡 속에서, 그렇게 마지막 옷을 입혀드렸다.
‘원산지 증명’을 백기완으로 할 많은 이들이 남았다. 모두 그의 아들딸들이다. 백기완 선생은 우리에게 “우리 딸이 해줍니다”라는 큰 숙제를 남기고 가셨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백기완 선생의 삶의 굽이굽이를 함께한 이들의 경험과 회고를 담았다. 특히 백 선생의 젊은 날인 1950년대 자진녹화계몽대, 자진농촌계몽대, 생활정화운동, 한일협정반대투쟁, 민중문화운동, 반독재민주화투쟁 등에 대한 생생하고 귀중한 증언들을 만날 수 있다.
2부는 1980년대와 1990년대 반독재민주화투쟁과 민중항쟁의 대열에 앞장섰던 백 선생의 파란의 역정을 함께한 이들의 회고를 담았다.
3부는 백기완 선생이 특히 민중적 미의식과 문화예술에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많은 책과 강연 등을 통해 이를 풀어내었던 만큼 민중문화 운동 부문에서 활동한 이들의 증언을 실었다.
4부는 최근까지 백 선생의 실천적 행보에 함께해온 사회운동 부문 인사들의 회고와 추모를 담았다. 1950년대 이후 시기별로 함께해온 이들의 면면은 계속 바뀌지만 그런 중에도 선생은 일관되게 운동의 현장을 지켜왔다. 선생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한 현장 활동가들의 증언을 실었다.

같은 시기, 같은 활동을 경험한 이들이 여럿이다 보니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고 소소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백 선생이 국민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알고 있는 지인도 있고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는 지인도 있다. 이러한 기억의 소소한 차이들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들이 글쓴이들 입장에서 생전의 백 선생과의 관계나 당시 처지 등을 짐작하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정은 되도록 최소한으로 했다. 말하자면 역으로 이런 차이들과 만나면서 이 책의 독자가 백기완이라는 이 시대의 거인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던 기억 또는 이미지와 비교해 보는 것도 추모에 동참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백기완
1933년 황해도 은율 구월산 밑에서 태어나 혼자 공부했다. 숱한 투옥과 고문에 의한 투병 속에서도 한평생 굽히지 않고 반독재 민주화운동, 해방통일운동, 민중운동에 이바지했다. 백범사상연구소·통일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근현대 변혁운동의 사상적 뿌리를 항일민족해방운동에 두고 사상문화의 식민·분단 상태 극복에 힘쓰며 민중적 민족주의 사상, 너도나도 일하고 너도나도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노나메기 민중해방 사상을 정립하고 실천했다. 어머님과 숱한 민중적 알기들이 삶의 질곡을 넘던 비나리와 흥얼거림에서 민중적 미의식과 해방의 정서를 찾아내었으며, 아름다운 우리말 살리기 운동과 민족문화·민중문화운동의 줄기를 세우는데 힘썼다.
통일문제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민중 대통령 후보, 민주노총고문 등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길눈이로서 ‘백발의 거리투사’‘불쌈꾼 할아버지’로 일컬어졌으며, 민중들의 영원한 벗으로 우뚝했다. 2021년 고문 후유증과 급성폐렴으로 한살매를 마감했다.
지은 책으로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장산곶매 이야기』 『벼랑을 거머쥔 솔뿌리여』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백기완의 통일 이야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두 어른』 『버선발 이야기』와 시집 『젊은 날』 『이제 때는 왔다』 『백두산 천지』 『아! 나에게도』 등이 있다. 아시아와 세계에서 울려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의 시 「묏비나리」에서 노랫말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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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여럿이 함께 씀(지은이)

강재훈 &#8212; 사진작가 공지영 &#8212; 소설가 구중서 &#8212; 문학평론가 권낙기 &#8212; 통일광장 대표 권영길 &#8212; 전 민주노동당 대표 김도현 &#8212;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명인 &#8212; 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김영호 &#8212;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정환 &#8212; 시인 김종철 &#8212;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김준태 &#8212; 시인, 전 5·18기념재단이사장 김진숙 &#8212;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학민 &#8212;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김흥현 &#8212; 전 전국빈민연합·국제노점상연합 의장 남경남 &#8212;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단병호 &#8212;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명진 &#8212; 스님, 평화의길 이사장 문정현 &#8212; 신부 박석운 &#8212;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종부 &#8212;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회장 방동규 &#8212; 전 노느메기 농장 대표 배은심 &#8212; 이한열 열사 어머니, 인권운동가 백낙청 &#8212; 《창작과비평》 창간인, 전 서울대 교수 손호철 &#8212; 서강대 정치학과 명예교수 염무웅 &#8212; 문학평론가,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유명실 &#8212; 전 백범사상연구소 일꾼 유홍준 &#8212;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이기연 &#8212; 질경이 우리옷 대표, 생활문화원 무봉헌 관장 이대로 &#8212;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상임대표 이신범 &#8212; 전 국회의원 이호웅 &#8212; 도서출판 형성사 대표, 전 국회의원 임진택 &#8212; 명창,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장회익 &#8212; 작가, 전 서울대 교수 정지영 &#8212; 영화감독 정태춘 &#8212; 가수 주재환 &#8212; 화가, 전 민족미술인협회 공동대표 채희완 &#8212; 민족미학연구소 소장 최윤 &#8212;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지역회의 부의장 최재봉 &#8212; 한겨레 선임기자 한도숙 &#8212; 시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승헌 &#8212; 변호사 함세웅 &#8212; 신부 홍선웅 &#8212; 판화가

백기완노나메기재단(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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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백원담 - 머리글 · 시적 긴장을 사는 법에 대하여
신학철 - 그림 · 〈한국현대사-산자여 따르라〉

1부 영원한 젊음을 살리라
구중서 - 맨바닥의 역사의식
김도현 - 우리들의 백형(伯兄)
김종철 - 내가 아는 백기완 선생
김학민 - 내 청춘의 눈을 뜨게 해준 백기완 선생님
방동규 - 이미 고인이 된 어릴 적 동무를 그리며
백낙청 - 백기완 선생, 백기완 선배
염무웅 - 밑바닥 끝까지 산화한 일생
유명실 - 46년 전 백범사상연구소의 추억
유홍준 - 내 젊은 시절 스승이자 은인
이신범 - 1970년대 재야의 산실 백범사상연구소
이호웅 - 백기완 선생님과 나
임진택 - 불쌈꾼 백기완의 한살매
한승헌 - 주머니에 단돈 5천 원

2부 날아라 장산곶매야
권낙기 - 큰 산과도 같았던 분
공지영 - 고문으로 몸무게 반쪽이 됐던 그를 기억하며
김명인 - 장산곶매는 둥지를 부수지 못한다
명진 - 누구는 태산이라지만 내게는 무릎이다
문정현 - 천하의 백기완 선생을 기억하며
배은심 - 선생님, 그땐 너무 놀랐어요
손호철 - 당신의 호출이 그립습니다
장회익 - 백기완의 지성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최윤 - 백기완 선생님의 추억
함세웅 - 백기완 선생님을 기리며 기도합니다

3부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는 법
정태춘 - 내 안에 백기완이 있다
김정환 - 백기완, 건국 서사 쓰는 사람
김준태 - 통일을 노래하는 백기완 선생의 하얀 옷
이기연 - 온몸으로 우리 옷 완성시킨 선생님
이대로 - 우리말 으뜸 지킴이 백기완을 닮은 불쌈꾼이 되자
주재환 - 노나메기와 새뚝이
정지영 - 당신은 백기완의 무엇을 아는가?
채희완 - 곧은목지 한살매 부심이춤
최재봉 - 문학소년 백기완
홍선웅 - 함성

4부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강재훈 - 아버지, 아니 형님 같았던 백 선생님
권영길 - 혁명을 꿈꾸던 로맨티스트
김영호 - 백기완 선생님 영전에
김진숙 - 백기완이 없는 거리에서
김흥현 - 노점상에게 손 내밀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남경남 - 쾌도의 호령 백기완 선생님
단병호 - 영원한 노동자의 벗, 백기완 선생을 추모하며
박석운 - 백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한길로
박종부 - 종철이가 나를 살렸다
한도숙 - 치열함에 대하여

백기완 연보

이 책의 저자(가나다 순)
강재훈 - 사진작가
공지영 - 소설가
구중서 - 문학평론가
권낙기 - 통일광장 대표
권영길 - 전 민주노동당 대표
김도현 -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명인 - 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김영호 -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정환 - 시인
김종철 -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김준태 - 시인, 전 5·18기념재단이사장
김진숙 -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학민 -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김흥현 - 전 전국빈민연합·국제노점상연합 의장
남경남 -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단병호 -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명진 - 스님, 평화의길 이사장
문정현 - 신부
박석운 -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종부 -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회장
방동규 - 전 노느메기 농장 대표
배은심 - 이한열 열사 어머니, 인권운동가
백낙청 - 《창작과비평》 창간인, 전 서울대 교수
손호철 - 서강대 정치학과 명예교수
염무웅 - 문학평론가,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유명실 - 전 백범사상연구소 일꾼
유홍준 -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이기연 - 질경이 우리옷 대표, 생활문화원 무봉헌 관장
이대로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상임대표
이신범 - 전 국회의원
이호웅 - 도서출판 형성사 대표, 전 국회의원
임진택 - 명창,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장회익 - 작가, 전 서울대 교수
정지영 - 영화감독
정태춘 - 가수
주재환 - 화가, 전 민족미술인협회 공동대표
채희완 - 민족미학연구소 소장
최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지역회의 부의장
최재봉 - 한겨레 선임기자
한도숙 - 시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승헌 - 변호사
함세웅 - 신부
홍선웅 - 판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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