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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딜러 : 기억을 사고파는 은밀한 거래

메모리딜러 : 기억을 사고파는 은밀한 거래

Material type
단행본
Personal Author
오은실
Title Statement
메모리딜러 : 기억을 사고파는 은밀한 거래 / 오은실
Publication, Distribution, etc
서울 :   이야기의숲,   2022  
Physical Medium
212 p. ; 17 cm
ISBN
979118967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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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a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 선정작임
945 ▼a ITMT

Holdings Information

No. Location Call Number Accession No. Availability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No. 1 Location Main Library/Monographs(4F)/ Call Number 897.37 오은실a 메 Accession No. 111862413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Contents information

Book Introduction

오은실 소설. 누군가의 기억을 마치 증강현실처럼 볼 수 있고, 그것을 사고 팔수도 있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메모리딜러’라 한다. 기억을 사고 파는 은밀한 거래 이야기.

누군가의 기억을 마치 증강현실처럼 볼 수 있고,
그것을 사고 팔수도 있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메모리딜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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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 끝난 반가사의 문이 다시 열렸다.
“여기 아직 영업하나요?”
저 처자는 어떻게 알고 이곳의 문을 밀고 들어온 걸까.
그녀는 조금 흥분된 목소리로 누구인지를 묻는 주인의 질문에 꼬인 혀를 티 내지 않으려 애쓰며 또박 또박 답변을 늘어놓는다.
좀 전까지 자신은 종삼 골목의 어느 포장마차에서 성격 꼬인 시나리오 작가와 안 풀리는 감독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했다. 지겨운 자리를 벗어날 겸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나와서 골목으로 들어왔는데 이곳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엔 없던 곳이었는데. 그녀는 연신 놀람과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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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명상을 하듯 그것을 그냥 지켜만 보았다.
아주 느리게 한 점씩을 그리는 그녀에게 언제가 한번은 가장 오래 걸려 완성한 작품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나이만큼의 숫자를 대었다.
그걸 한번 보고 싶다고 하자,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바로 나.’
가장 오래 걸려 만들어진 작품 그리고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작품은 그녀 자신이라는 것이다. 지혜롭고 위트 넘치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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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하는 방법이라고 해두죠. 그렇죠 작동하는 방식은 개인들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 거라 짐작됩니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에겐 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최면도 잘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한번은 창작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었던 고객이 있었는데 그는 끝내 그것을 자신의 기억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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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가장 쉽게 얘기한다면 이런 방식일 겁니다.
그것은 자신의 기억이 마치 한 편의 영화나 소설 또는 연극을 본 것처럼 객체화 되는 거라 할까? 그 다음엔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겁니다.
그 기억이 공포였다면 한 편의 무서운 영화를 본 것 정도일 것이고 공포의 잔영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 공포영화로 남은 그 기억 또한 흐물흐물 당신의 깊은 무의식으로 침잠할 겁니다.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이라면 그 영화의 감동적인 여운은 좀 길게 갈 수도 있겠죠. 가끔 짜릿한 기억의 대상이 지워져 버린, 그래서 그냥 아릿한 그리움만 남는 거죠.
어느 날 문득 당신의 꿈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곤 할 것이나 꿈은 그저 꿈일 뿐. 그 역시 한 편의 러브스토리 영화를 봤을 때와 유사한 종류의 경험이 될 겁니다.
이것이 내가 기억 거래의 방식을 얘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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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 도장을 찾기 위해 선인각을 찾았던 초딩 상수는 우연히 눈앞에서 벌어졌던 한 소년과 선인각이 연루된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였다. 오래된 서점 안을 순간 가득 채운 나비와 다시 책 속으로 숨어 버렸던 그 모습을. 나비 떼는 책에서 나와 다시 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기억은 어린 상수의 뇌리에 꽂혀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아저씨와 소년 그리고 나비들은 어린 상수에게는 충격적인 판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유년의 많은 기억이 수면 아래로 사라지듯이 그 후 어린 상수의 기억 속에서도 까마득히 잊혀 졌었다. 그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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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상수는 잠깐 진행을 멈추게 했다.
차의 앞쪽 트렁크를 열고는 작은 나사 하나를 떼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십자가 목걸이에 매달았다.
“선생님 깜빡 잊을 뻔했어요. 이게 저 자동차의 영혼과 같은 핵심 부품입니다. 가끔 오래 타던 자동차와 이별이 힘든 고객들을 위해 새로 구입한 자동차에 메달아 드립니다.”

물론 이건 상수가 즉석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였다. 자동차에 영혼이 있다는 건 그야말로 뻥이었고 말도 안 되는 거였지만 그게 위안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순간 할아버지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의 깊은 주름에 핀 미소가 품격과 여유를 주었다. 굳어진 마음이 스르륵 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수는 그 부품 나사를 매단 목걸이를 남자의 손에 꼭 쥐어 주었다. 그렇게 그들은 오래 정들었던 자동차와 이별식을 끝냈다.
그 후 노부부는 뒤 좌석에 예쁜 손자를 태우고 필담을 만나러 왔다. 물론 그 차안엔 오랜 연인이었던 소나타의 영혼이 가볍게 매달려 빛나고 있었다.

이 거래 이후 상수의 상담과 거래는 더욱 깊게 상대를 대했고 성숙해졌다. 자연스레 성사률과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때 상수는 알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바로 딜러의 가장 중요한 미덕임을.
‘아는 것은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한다.’
그가 즐겨 인용하는 논어의 한 구절이다. 상수는 그렇게 딜러로써의 일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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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프레임 안에 붉은색 레코딩 버튼이 멈추었고 진선생을 촬영하고 있던 모자 쓴 강피디의 프로필이 언뜻 보였다.
인터뷰는 끝났다. 강피디는 준비되었는지를 물었다.
오랜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며 강피디는 익숙하게 카메라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진선생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는 듯도 하였지만 곧 평정을 찾더니만 물잔을 들어 캡슐로 된 알약을 삼켰다.

“뒷일을 잘 부탁하오.”

진선생은 그가 이승에서 남긴 마지막 유언이 될 말을 하고 소파에 기대에 눈을 감는다.


Information Provided By: : Aladin

Author Introduction

오은실(지은이)

작고 큰 영화의 기획자이며 프로듀서로 한 시절을 보냈다 우연히 기회가 되어 책을 낼 수 있었지만, 그동안 작가들 괴롭힌 벌을 받는 기분이다 비로소 작가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허나 마지막이 아니길, 즐거운 상상이 글쓰기 작업으로 계속 이어지길 희망해 본다 본업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앞으로 10여년은 오 피디로 불리길 바랄뿐이다.

황윤경(그림)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불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성공회 교인이며 두 아이를 낳고 기른 엄마다(주여! 정말입니까?). 20대 후반부터 40대 말까지 오랫동안 영화기획자, 마케터,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의도인지 결과인지 모르겠어도 줄곧 재미있게 (재미를 찾아서?) 산 것 같다. 흥미롭고 불안한 삶을 허락하신 신에게 감사하며 ‘건배!’ 하는 것으로 족하지 책까지 쓰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렇게 해 버렸다. ‘결국 해 버리는 여자!’ 웅크리고 떨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길을 떠나고 헤매고 재미를 찾아내는 여정이 인생의 저녁까지 이어지기를. 재미는 쓰고 달고 시고 나누는 것이라서 결국은 이렇게.

Information Provided By: : Aladin

Table of Contents

서문

시퀀스 01

001 / 모처
002 / 나비 함부로 날리지 말라우
003 / 업종변경
004 / 서랍이 하나뿐이었던 아버지
005 / 아버지의 목재소

시퀀스 02

001 / Q&A
002 / 딜러가 되길 거부한 남자
003 /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004 / 기차는 정차역을 그냥 통과하여 가고 있었다
005 / 자신의 죽음을 본 여자
006 / 반가사에서 만난 외로운 영혼
007 / 공포소설작가 쿰씨

시퀀스 03

001 / 살인청부업자와 예언하는 여인
002 / 살아 돌아온 딜러들은 할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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