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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추억하며

살며 사랑하며 추억하며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김수자
서명 / 저자사항
살며 사랑하며 추억하며 / 김수자
발행사항
서울 :   영혼의숲,   2022  
형태사항
147 p. ; 22 cm
ISBN
979119078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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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a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지원하는 예술인창작지원금으로 제작하였음
945 ▼a KLPA

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김수자 살 등록번호 111857319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김수자 시집. 10여 편의 시를 총 4부로 나누었다. 특히, 3부에서는 종교적 색깔의 기도 시가 많다. 시인의 시에서 종교적 신앙과 믿음 생활로 버무려진 신실한 시 냄새가 난다. 종교를 넘어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친근한 주제, 모태신앙을 뿌리로 한 소박한 언어를 통해 위로와 사랑을 전한다.

김수자 시인의 詩 世界


한 편의 詩는 무엇을 의미하지 않고/그냥 존재해야 한다.
-아치볼드 매클래시, ‘시학’ 중에서

『시인, 문학박사 / 조선형』


1.

김수자 시인이 처녀 시집 『살며 사랑하며 추억하며』를 세상에 내놓으며, 작가의 말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아파하는 영혼의 소리를 함께 공유하면서 용서와 화해로 새롭게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삶에 회칠한 갑옷을 벗고 나목처럼 겨울을 견디는 인내를 침묵으로 감싸며 주제가 없는 글이어도 외로움과 시린 겨울 끝에 마디마디에 새어 들어온 미풍은 희망의 씨앗을 싹틔울 거”라고 말한다.
10여 편의 시를 총 4부(1부: 단풍잎 엽서, 2부: 행복한 휴식, 3부: 살며, 사랑하며, 기도하며, 4부: 영혼의 노래)로 나누었다. 특히, 3부에서는 종교적 색깔의 기도 시가 많다. 시인의 시에서 종교적 신앙과 믿음 생활로 버무려진 신실한 시 냄새가 난다. 무척 반듯한 삶을 살아 온 듯하다. 김수자 시인은 종교를 넘어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친근한 주제, 모태신앙을 뿌리로 한 소박한 언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시를 썼다고 생각된다.

‘살며, 사랑하며, 추억하며’라는 우리의 삶 속에 공존하는 존재이다. 시인이 던진 이 세 가지 화두를 중심으로 그녀의 시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다.

2.
가령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산다는 게 뭐지? 하고 물으면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까. 채인선 동화 작가는 그의 저서『산다는 건 뭘까?』에서 아이들이 각기 내놓은 대답을 이렇게 열거한다. “산다는 건, 숨을 쉬는 거야, 움직이는 거야, 뭔가를 쌓아 가는 거야”라고. 그러면 선생님은 어른스럽게 “산다는 건 어제와 오늘이 있고, 오늘과 내일을 이어가는 거야.”라고 말해준다.

그런데 한 2년 가까이 의도치 않은 바이러스 공포로 숨 쉬는 것이 거북할 정도로 마스크를 쓴 채 우리의 삶은 무척이나 찌들어 가고 있었다. 그 찌든 일상을 담은 소년의 시가 있다.

저 자가 쓴 것이 왕관인가/신하는 물었다/물음에 회답할 군자는 없었다/아무도 실체를 몰랐기 때문에// .... 중략... 모두가 입을 막는다/숨을 참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뭉쳐진 세상은 흩어지기 시작한다//아무도 없는 생경한 공간 속에서/아무도 없는 공허한 공간 속에/무언가 홀로 우뚝 서 있다// 그렇다면 저 자가 쓴 것은 무엇인가/나는 물었다..........「코로나 19 - 왕관을 쓴 자」 일부

왕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형태적 요소를 비유한 것이다. 소년은 ‘모두가 입을 막고 숨을 참으며 평소 뭉쳐 오순도순 살던 세계가 흩어져 낯선 공허한 공간으로 변해가는’ 현상으로 보며 “저 자가 쓴 것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 마치 우리가 이상한 나라에 사는 듯.

김수자 시인은 코로나 전염병 현상을 겪고 있는 우리의 일상을 지하철 풍경으로 묘사한다.

하루해를 끌고
각기 다른 목적지를 향한
초롱초롱 희망의 눈길로
새로운 시작이 일어난다
거미줄 같은 어둠의 길을 뚫고
스치는 낯선 눈빛은 살갑다

오늘도 운명의 장난처럼
부대낌을 피하여
펜데믹 거리 두기
사각지대로 희망을 옮긴다.
「지하철에서」- 전문

하늘에 햇빛이 가득하고 지하철과 버스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단지 사람들만 서로 부대낌을 피하며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그게 살아남을 희망이라며.

비평 이론가인 에이브럼스는 “시는 시인의 내면세계가 밖으로 드러난 것이고 시인도 자신의 영혼을 램프처럼 불태우는 존재라는 것”이라 말한다. 이 점에 있어서 모방을 거울에, 표현을 램프에 비유하며, “거울은 외부세계를 반영하지만, 램프는 외부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타며 자신이 내면을 밖으로 투사한다.”라고 덧붙인다.

살면서 시인의 내면에 자리한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하늘을 보고 웃었는데
구름이 내게 말한다
인생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저녁 바람에 낙엽 줍는 아버지
어린 것들의 우상이다
아버지는 나라다
우린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없지만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항상 씻김을 받는다.
「아버지의 눈물」- 전문

하늘을 보고 웃었는데 구름은“인생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수 최희준의 노랫말에 “인생은 나그넷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하는 가사가 있다.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덧없는 게 인생이다.
그런데 시인은 2연에서 아버지가 어린 것들의‘우상’이었다가,‘나라’가 되었다가, 가족의 일원처럼 ‘동포’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드디어 아버지가 소리 없이 흘린 눈물은 술잔에 비례한다. 어쩌면 죄 많은 우리를 위해 흘리시는 시인의 신앙적 아버지의 눈물과도 같이 어린 것들은 그 우상의 눈물에 의해 씻김을 받으며 살아왔다.

시인의 살아온 세월은 한 송이 국화를 키우는 모습에서도 역력히 읽힌다. 뭣도 모르던 유년기를 지나 눈부신 청년기를 지나며 인생의 가을이 오기까지, “산다는 것은/어쩌면 굴욕을 참고/묵묵히 견디어 내는 고고한/한 송이 인생의 네 모습이리라(「국화」 중에서)

1993년에 SBS 주말 연속극에서 방영되었던 ‘산다는 것’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4남매 모습을 그린 드라마였다. 동기간의 사랑과 행복의 실체를 그리며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던 인기 드라마였다. 공감 뒤엔 눈물이 있었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왜 우느냐고 핀잔을 하던 철부지들도 지금은 다 어른이 되었다.

소시민이 살아가며 겪는 애환을 그린 시 「감천마을」을 보자. 시인이 보고 살아온 부산의 산동네 이야기다.

시린 가슴들이
서로 살을 부대끼며
가슴과 눈물 섞어 살아왔다
형형색색 헝겊으로 만든 조각보 같은
감천마을 지붕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
「감천마을」- 중에서

골목길 할머니의 주름진 손길이 묻어 있는 곳, 이웃집 담장 너머에 온정의 꽃이 피던 그곳은, 시인의 삶과는 달리 훗날 예술 마을로 변모했다. 시린 가슴으로 부벼대며 살던 형형색색으로 예술 지붕과 벽은 지금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에

“하늘의 구름과 별이/세월의 주름진 마을 골목마다/가슴 가득 따스하게 공존하며
과거와 미래의 꿈이 영글어간다.”

‘살며’의 화두는 시인의 유년 시절로 되돌리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스라이 먼 과거처럼 느껴졌던 기억들이 ‘구들목’이라는 시에서 소환된다.

무서리 내린 차가운 겨울
온돌방 아랫목은 아버지 차지
아랫목 이불 아래 놋 밥그릇
온기를 품고 주인을 기다린다

언 손 호호 불며 얼음 지치던
막내 손잡아 이불 아래
녹여 주시던 엄니의 따스한 손길이
겨울이면 절절하게 그리워진다

김장독 마당에 묻고 익을 무렵
고구마 삶아 쭉쭉 찢은 김치로
둘둘 말아 먹으면 식구들의 정이
흘러넘치고 사랑으로 익어갔다.
(중략) 「구들목」- 부분

6, 70년대의 우리네 삶은 사랑이 뭐라고 정의를 짓지 않아도 산다는 것이 사랑이었다. 웃어른 공경, 형제간 우애, 바른 예절 등이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잘 교육되던 시절 몸에 밴 관습에는 사랑이 넘쳤다. 온돌방 아랫목 차지는 집안에 어른에게 당연히 돌아가게 여겨졌던 시절, 겨울철 군고구마를 김치를 죽죽 찢어 돌돌 말아먹는 풍경은 풍경화로나 볼 사랑의 교향곡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김수자 시인은 두 번째 화두‘사랑하며’를 어찌 그리고 있을까?

우리 삶에서 사랑 없이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파울루 코엘류는 그의 저서 <<피에 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고, 상대방 속에서 신의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사랑에는 영적인 사랑, 부모와 자식 간에 숙명적 사랑, 친구 간에 사랑 등이 있다.

박용하 시인의 시 중에 「妙寂」이란 시가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묘한 고요’이다.

“이제 세상에 없는 사람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세상에 없는 것이며, 지금 세상에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세상에 있을 수 없으므로, 막다른 존재가 엄연한 부재를 알아본 저녁, 의미는 무의미 앞에서 삭탈 당할 것이고, 존재는 갈기갈기 찢기고 뜯기고 깨어 잘 것이며, 그 순간 엄연한 부재는 도리어 막다른 존재가 되어 우리들 생의 어두운 얼굴을 정면에서 되비출 것이다…….”

존재의 불확실성의 상황이 일으킨 탈의미의 상황이다. ‘세상에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을 구별하는 행위, 그 자체가 무의미하듯이 분명한 의미의 부재 상황이다. 이러한 혼재된 일탈의 시간을 의미 있게 하도록 시인은 ‘사랑의 기도’를 한다.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팬데믹으로 고통과 아픔을 호소하는
내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내가 가진 작은 베풂과 온정으로
내 이웃을 바라보게 하시고 나를 넘어선
따뜻한 시선으로 주님의 사랑 전하게 하소서

괴롭고 슬퍼하는 매 순간조차도
닿지 못할 주변의 내 사랑이
겸손한 마음으로 뉘우치게 하소서

그리하여 땅끝 어디쯤일지라도
따뜻한 온기와 나눔의 햇살로
아름다운 빛깔로 꽃피우게 하소서.
「사랑의 기도」- 전문

시인은 영적인 교감을 통해 사랑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웃에 대한 아픔의 현실을 그대로 방관하지 못하고 따뜻한 온기와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우선 기도하는 일이다. 그리고 시인은 자신을 그 사랑을 전할 도구로 써주길 기도한다.

만약 시인의 사랑의 대상을 사람과 사람이 아니고 자연물과의 관계로 넘어가면 어떻게 다를까.
나태주 시인의‘풀꽃’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교직에 있을 때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떠올린 영감으로 지은 것이라 했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풀꽃 3」, 전문, 나태주

학교에는 유독 눈에 띄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은 기죽은 학생들을 더러 만난다. 상담해주면 마치 시든 화초에 물을 주면 생기를 얻어 다시 파릇파릇하게 살아나듯 한 학생들이 있다. 그 학생에게는 상담이 필요한 경우다.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듯 좀 더 다가가 꽃 피워보라고 독려하면 금세 활짝 웃는 풀꽃들이 학교엔 많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 이에 비해 김수자 시인이 엮어낸 ‘풀꽃’은 자연 생태의 관조 시다.

강가 풀숲을 거닐다 살갑게
고개 내민 풀꽃을 본다

보잘것없는 한 송이 풀꽃이라도
따사로운 햇볕과 살랑살랑 다가오는
봄바람과 알 수 없는 크나큰 은혜로
강섶에 풀꽃으로 피어났으리라.
「풀꽃」- 부분

시인의 눈에 비친 풀꽃은 강가를 거닐다가 만난‘소담하고 예쁘게 다소곳이 피어난’것이다. 누구의 사랑을 받은 것이냐고 묻지만 실은 시인의 내면에는 하나님의 은혜로 피어났을 것이라 말한다. 자신도 풀꽃과 다름없는 강가 풀 섶에 핀 존재라 말함은 아닐지 모른다.

김수자 시인의 3부는 기도의 시가 많다. 그에게서 사랑과 기도는 동일체일 것이다.정호승 시인은 이해인 시인의 삭제 『작은 기도』에 대한 발문에서 “기도는 마음의 집이자 길이다. 기도는 그 집의 창가에 어리는 햇살이며, 그 길에 피어난 꽃”이라고 말하며. 그러면서 “기도는 우리가 먹는 영혼의 순결한 밥이며 국”이라고 그 나름의 기도를 정의한다.
기도하는 사람에겐 기도가 삶에 원동력이 된다.

스쳐 가는 것이 바람뿐이랴

우리의 삶에는 그리움도 사랑도
때로는 슬픔도 스쳐 가나니

그리움은 그리운 데로
사랑은 사랑하는 데로
슬픔은 슬픈 데로 놓아두자

낙엽 진 산길을 걸어보면 안다
길 끝에 길을 내어 가듯
사람 사는 일 사람이 하는 것이리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인생의 시간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것
절대자의 길 영원의 길만 있으리니

사라지는 모든 것은 허무한 것
살아 있음에 그 길을 오롯이 걸어
바람에 스치듯 흔들리며 걷는 것이리니.
「영혼의 노래」-전문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스쳐 가는 것이 바람뿐이랴”라고 화두를 던져놓고, 그리움도 사랑도 슬픔도 삶 속에 스쳐 간다고 한다. 그렇다. 스쳐 지나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시인의 시적 자아는 ‘그리움은 그리운 대로, 사랑은 사랑하는 대로, 슬픔은 슬픈 대로 놓아두자’라는 달관한 태도다.
인도의 요가 수행자인 에디 산 카라(A.D.788-820)는 요가 티피카에서 ‘영혼의 노래’를 깨달은 자의 심정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가 수행자로서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상태, 즉 해탈의 경지를” 노래한다.
어찌 보면 김수자 시인의 시는 그런 경지까지 노래했을 것은 아니나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인은 계속 말한다. “낙엽 진 산길을 걸어보면 안다/길 끝에 길을 내어 가듯/사람 사는 일 사람이 하는 것이리니,”하고 시구詩句를 끌고 간다. 그러면서 5연에 이르러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인생의 시간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것/절대자의 길 영원의 길만 있을 것”이라고 마치 해탈의 시 같이 노래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움도 사랑도 슬픔도 종래는 허무한 것. 그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것. 이 시는 참 나我를 깨닫게 하는 기쁨의 노래이다.

이제 김수자 시인이 첫 시집에서 담고 싶었던 추억이란 어떤 것일까? 시나 수필 따위 또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는 추억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많다.
시인의 인생의 수레바퀴는 청춘을 넘어 어느덧 초로 初老에 온 듯하다. 이쯤 오면 가을도 아프다. 어쩌면 애상 哀傷 정도가 지나칠 정도다. 나라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황급히 구급차에 실려 가는 나뭇잎 새를 안타까워했겠는가. 시인은 갈대숲에서 수의 자락 흩날림 같은 가을 통증을 느낀다.

초로 初老와 같이 흩날리는 낙엽들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젊은 날의
추억을 그리며 수 없는 가을은 가고

산허리 소복을 고쳐 입은 황혼은 깊어
누군가 저승길로 황급히 떠나는
엠블런스 울음은 메아리로 지고 있는데.
「가을이 아프다」- 부분

그대 아시는가
절절히 사랑하기 때문에
서둘러 이별을 고하는 것을.
「그대 아시는가」- 부분

그뿐인가 가을이 떠나는 모습은 해 질 녘 노을에 선 인생의 서글픔과 마찬가지이다. 사랑과 이별이 한 몸이란 말인가. 시인은 떠나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품는다. 장차 올 모습이기에.


그러다가 인생의 겨울이 오면 “인생의 겨울을 맞으면서/무엇을 잃었는가 무엇을 얻었는가/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무엇을 생각하며 살아왔는가(「인생의 겨울」 중에서”하고 자문한다. 하늘이 부르면 명예도 물질도 권세도 다 소용없는 것. 다 손 털고 가야 할 것들이다. 인생의 겨울은 추억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지나간 그것들은 회한하고, 남은 것이라곤 더 늦기 전에 회개와 용서하고 볼 일이다. 그게 잘 죽는 일이기에.

3.
김수자 시인도 하나님의 선택된 인생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나. 어디서 살았는가. 어디를 여행하고 있었나. 산다는 건 장소 공간을 찾아가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내가 있는 모든 곳이 바로 장소이고 공간이다. 어쩌면 내가 있는 공간이 나의 운명을 결정한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이유는 없다.

내가 너라는 사실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소중하기에

안쓰러운 것이고
보고 싶은 것이다.
「꽃에게」- 전문

시인은 어디에 핀 것인지, 어떤 꽃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유는 없다. 하지만 오래 피어 있으란다. 꽃은 지면 안쓰러운 것이고 지고 나면 또 보고 싶은 존재이므로 시인의 맘속이나 우리의 맘속에도 공존한다. 어디에 뿌려진 꽃이든 하나님에게는 어느 꽃이든 다 나름의 달란트를 지닌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이다.

어느 시인의 시 중에 「시간의 선물」이란 시가 있다. 마지막 구 句는, “살아서 나를 따라오는 시간들이/이렇게 가슴 뛰는 선물임을 몰랐어요”이다.

그렇다. 살아서, 사랑하며, 타인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김수자 시인이 누리는 축복이다. 모든 시의 소재가 다 그렇겠지만 고정관념에서 일탈하여서 하찮은 것에까지 의미를 확대하며 해석하려 한다면 다시 2집에서 만날 시는 누군가의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할 그런 시로 탄생 되어질 것이다.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김수자(지은이)

하은 河誾 부산 출생 * 시와 수필 (시 등단) * 영호남문학협회 이사 * 부산문인협회 회원 * 사) 문학그룹 샘문 자문위원 * 사) 샘터문인협회 운영위원 * 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용운 문학회 회원 * 한국문예작가회 자문위원 * 한국수필문인협회 회원 * 담쟁이문학회 운영위원 * 시니어행복연구소 원장 ≪수상≫ 영호남문인협회 부산시 의장상 수상 영호남문인협회 신인 작품상 수상 샘터문인협회 신인 작품상 우수상 ≪공저≫ 『아름다운 황혼 편저』, 『웰다잉』, 『웰에이징편저 』 『바람이 연모하는 꽃 』, 『나 그렇게 사랑합니다』 外다 수 이메일 : ksj420106@naver.com

정보제공 : Aladin

목차

제1부 단풍잎 엽서

사랑한다 _9
여유 _10
풀꽃 _11
사랑받는 사람 _12
한가위 _13
조율이시(棗栗梨?) _14
바랫길 _15
달팽이 _16
들꽃 _17
희망 _18
지하철에서 _19
떡국 _20
그해 여름의 단상 _21
연꽃 잎 _22
처서 _23
겨울 소묘 _24
둘레길 _25
보름달 _26
일상의 축복 _27
벼 _28
달밤 _29
그 해 10월에 _30
강아지풀 _31
가을비 그리움에 젖고 _32
담쟁이 _33
사랑 _34
가을 인생 _35
삶의 의미 _36
단풍잎 엽서 _37
가을 앞에서 _38

제 2부 행복한 휴식

가을 햇살 _40
경청 _41
산그늘 _42
들꽃 _43
바위섬 _44
국화 _45
가을 향기 _46
가을비 _47
동백섬 _48
낙동강 _49
을숙도 일몰 _50
독도 _51
을숙도에서 _53
물수제비 _54
감천마을 _55
그리움 _56
이월의 창가에서 _57
사월의 노래 _58
단상 斷想 _59
봄 햇살 _60
일 몰 _61
거가대교에서(거제도) _62
미역국 _63
구들목 _64
낙엽 지는 가을엔 _65
긴 터널 _66
어머니 _67
말속의 향기 _68
행복한 가을 _69
숲속의 노래 _70

제3부 살며, 사랑하며, 기도하며

지친 나에게 힘을 주소서 _72
가을의 기도 _73
시월 바다 _74
지혜로운 사람 _75
갈등 _76
겨울꽃 _77
꽃에게 _78
따뜻한 말 _79
아름다운 삶 _80
죽음 위한 기도 _81
지혜 있는 자 _82
나의 주님 _83
사랑의 기도 _84
주가 일 하시네 _85
구원의 길 _86
합주 _87
12월의 기도 _88
그리운 사람아 _89
아버지의 눈물 _90
오늘을 위한 기도 _91
봄날의 기도 _92
주님의 십자가 _93
향기로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_94
눈길을 걸으며 _95
행복한 휴식 _96
12월의 기도 _97
소중한 만남 _98

제4부 영혼의 노래

스쳐가는 것이 바람뿐이랴 _100
영혼의 아픔 _101
깨닫는 다는 것 _102
쉬었다 가세 _103
일출과 일몰 _104
가을이 아프다 _105
아름다운 세상 _106
바람과 이별 _107
노을빛 타는 가을날에 _108
인연 _110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른다 _111
존재의 아픔 _112
우아한 삶 _113
용서 _114
죽음을 위한 기도 _115
정에 대하여 _116
늦가을 속으로 _117
어울림 _118
인생의 겨울 _119
눈 오는 밤 _121
홀로 서기 _122
겨울 여정 _124
영혼의 찬가 _125
세월호 _126
깊어가는 가을 예찬 _127
삶의 의미 _128
사랑하는 너에게 _129
사랑의 미학 _130
삶의 끝에 서 보라 _131
그대 아시는가 _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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