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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 1 0 | ▼a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b 여태천 시집 / ▼d 여태천 |
260 | ▼a 서울 : ▼b 민음사, ▼c 2020 | |
300 | ▼a 166 p. ; ▼c 22 c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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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dings Information
No. | Location | Call Number | Accession No. | Availability | Due Date | Make a Reservation | Serv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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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 Location Main Library/Monographs(4F)/ | Call Number 897.17 여태천 감 | Accession No. 111838288 | Availability Available | Due Date | Make a Reservation | Service |
Contents information
Book Introduction
민음의 시 277권. 2008년, 시집 『스윙』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관중 없이 홀로 마운드에 선 올해의 김수영”이라 불렸던 여태천은 ‘야구시’라는 개성적 호명을 이끌어 내며 치열한 시단에 전에 없던 위치를 만들었다.
이후 출간한 『저렇게 오렌지는 익어 가고』에서는 침묵과 기다림이라는 정적인 에너지를 충만을 향해 나아가는 명랑한 운동으로 탈바꿈시키며 완숙한 서정의 세계를 보여 주었다. 2020년의 여태천은 오늘이 내일로 사라져 가는 감정에 깃듯 슬픔의 탐구자가 되어 돌아왔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들, 어긋난 마음들, 미지근하게 식어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진 “삶의 허기”를 직시하는 그의 눈빛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슬픔의 소화기관을 지나며
흡수되고 저장된 삶의 예감들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지는 매일에서 슬픔의 목록을 보는 사람이 있다. 하루를 더 산다는 것은 하루만큼의 슬픔이 더해진다는 것. 거꾸로 말하면 하루를 더 산다는 것은 살아 내야 할 슬픔이 하루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슬픔으로 가득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슬픔의 소화기관”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의 마음은 슬픔을 소화하도록 진화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시가 있다고, 슬픔이 관통한 몸에서 시가 탄생한다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모든 시가 슬픔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슬픔에는 시적인 것이 잠재되어 있다. 여기, 시가 되려는 슬픔의 순간이 지금 막 깨어나려 한다. 여태천 신작 시집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2008년, 시집 『스윙』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관중 없이 홀로 마운드에 선 올해의 김수영”이라 불렸던 여태천은 ‘야구시’라는 개성적 호명을 이끌어 내며 치열한 시단에 전에 없던 위치를 만들었다. 이후 출간한 『저렇게 오렌지는 익어 가고』에서는 침묵과 기다림이라는 정적인 에너지를 충만을 향해 나아가는 명랑한 운동으로 탈바꿈시키며 완숙한 서정의 세계를 보여 주었다. 2020년의 여태천은 오늘이 내일로 사라져 가는 감정에 깃듯 슬픔의 탐구자가 되어 돌아왔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들, 어긋난 마음들, 미지근하게 식어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진 “삶의 허기”를 직시하는 그의 눈빛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내일이 없는 사람들
‘우리’는 종종 비어 있다. 여태천 시인에게 ‘우리’는 오늘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내일이 오지 않도록 시간을 멈추고 싶어 한다.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은 오늘을 사수하기 위한 애끊는 노력으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그들은 “얼릴 수 없는 기침 같은 말”을 아쉬워한다. 어디론가 다 사라져 버리는 기침 같은 말이 없어지고 말 오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맹세코 오늘을 지키기로 했네./ 내일이 오지 않도록/ 오늘을 위해/ 불을 피우고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우리를 지켰네.” 이들에게 내일은 사라진 오늘에 대한 증거물에 불과해 보인다. ‘내일은 없다’거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산다’는 말은 관습적이리만큼 일상적인 표현이지만 ‘오늘의 공동체’에게 이러한 말은 내일 속으로 사라져 버릴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실체적 슬픔이다.
■ 쌀쌀하지만 상쾌한 실험적인 단어
그러나 악착같이 붙잡고 놓아 주지 않으려 해도 오늘은 내일에 자리를 내어주고 이웃이자 시민으로 만났던 우리 역시 어느새인가 사라지고 만다. “깊은 밤 잿더미 속에 불씨를 감추어야 하는/ 나이”에 이르면 잡을 수 없는 것들이 달아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더 선명해진다. 오늘의 공동체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사라지는 현재에 대한 두려움을 ‘저녁의 감정’으로 표현한다. “아침의 이슬과 꺼지지 않는 촛불/ 어렵지만 느낌을 전해 줄 수 있는/ 뭐랄까/ 실험적인 단어가 필요해./ 쌀쌀하지만 상쾌한” 하루의 끝에서 도래하는 또 다른 하루를 기다리는 마음의 온도는 쌀쌀하지만 상쾌하다. 집 안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한겨울 추위가 아니다.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조금 더 밖에 머물게 만드는 추위. “슬픔을 오래 쌓아 두면 몸이 상한다고들 했지만” 온도 차는 슬픔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여태천이 관조하는 슬픔의 목록을 읽은 독자들은 시집의 어느 화자처럼 “슬픔이라는 단어가 그리 싫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인의 질문에 답할 수 있으리라. 감히 슬프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슬픔을 소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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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ntroduction
Table of Contents
"시인의 말 1부 암흑물질 하는 일과 있는 것들 휴일의 감정 어디 있을까 아주 작은 실수 매직 쇼 읽을/힐 수 없는 Out There Out here 잃어버린 열두 개의 밤 운명이라고 하기엔 고양이군의 엽서 겨울잠 희망버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낫아웃 말과 사물의 그늘 2부 하쿠나 마타타 보호구역 이웃은 어디 있는가 우리가 우리를 읽을 때 유령들 태양의 기울기에 대한 만국 강아지들의 생각 시민의 두려움 이웃이 되어 주세요 목소리들 햇빛 한 줌 혼자이거나 아무도 없거나 안녕에 대해 지상의 감옥 건너는 사람 쓸데없는 빈손 희망고문 3부 발자국 기념일 우정의 세계 끊임없이, 말 손이 크다는 것 연필을 깎으며 어디에 있을까 없는 것보다 못한 두 개의 유리창과 하나의 얼굴 누구의 시간 연기가 필요할 때 모란 작약 쌀을 씻으며 누가 그를 울리는가 우리들의 풍선 프놈 바켕의 일몰 슬픔은 자란다 4부 문 앞에서 이토록 긴 편지 변신 감을 수 없는 두 눈으로 그녀에 대해 말할 것 같으면 스투디움 마주치고 싶지 않은 메아리 히스토리 그 이후에 외로운 이름들 기억-가만가만 기억-그날 이후 기억의 테크놀로지 두 개의 기억 저기 너머로 문밖에서 작품 해설_오류와 오차를 위한 여정 허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