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은 생성문법의 시작을 알리는 촘스키의 저서 <통사구조>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그 동안 생성문법의 틀 안에서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던 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이 흥미롭게도 최소주의 틀 안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는 추세이다. 저자는 최후의 수단이 지엽적이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언어 전반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책략이며, 언어의 본질을 잘 드러내 주는 핵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다양한 언어현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은 생성문법의 시작을 알리는 촘스키의 저서 『통사구조 Syntactic Structures』(1957)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그 동안 생성문법의 틀 안에서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던 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이 흥미롭게도 최소주의 틀 안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책에서는 최후의 수단이 지엽적이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언어 전반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책략이며, 언어의 본질을 잘 드러내 주는 핵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다양한 언어현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머리말]
촘스키가 주창하고 있는 최소주의 문법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이 중 필자의 관심을 끈 것 중의 하나가 ‘최후의 수단’(last resort)이라는 개념이다. 최소주의에서 ‘최후의 수단’이란 정문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행할 수밖에 없는 무리한 연산 작업(operation)을 의미한다. 비문이 생성될 위기에 처했을 때, 일종의 돌파구로 적용하는 수단이 최후의 수단인 것이다. 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은, 생성문법의 시작을 알리는 촘스키의 1957년 저서 『통사구조(Syntactic Structures)』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이 저서에서 촘스키는 의미가 없는 조동사 do의 분포를 포착하기 위하여 최후의 수단이라는 책략을 사용하였다. 모형조동사(dummy auxiliary verb) do가 최후의 수단으로 삽입된다는 촘스키의 주장은, 반세기 이상이 흐른 지금도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만약 최후의 수단이라는 책략이 올바른 분석방법이라면, 그것이 do의 분포를 설명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언어현상 전반에 폭넓게 적용되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 지금까지 최후의 수단이라는 개념이 적용되어 분석이 된 현상은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는, 최후의 수단 책략으로 do를 분석하는 것이 옳다면, 최후의 수단이 적용되는 다른 많은 현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필자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책략(strategy)으로 언어를 설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서에서는 문장이 우리 입을 통해 발화되고 해석되기까지의 여러 과정에 걸쳐서 다양한 최후의 수단책략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즉, 최후의 수단이란 지엽적이거나 예외적인 작업이 아니라, 언어의 본질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책략이라는 것이 본서의 주요주장이다.
최소주의 통사론에서 허용되는 유일한 연산 작업은 병합(merge)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최소주의 통사론은 병합과 최후의 수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병합이란 두 개의 구성소가 합쳐지는 작업을 의미하므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작업이다. 이 병합의 뒷설거지를 해주는 작업이 최후의 수단이다. 사실상 모든 연산 작업은 넓은 의미에서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더 이상의 연산 작업이 발생하지 않으면 비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병합마저도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좁은 의미의 최후의 수단이란, 조작금지조건이나 경제성 원리와 같은 근본원리를 위반하면서까지 적용을 시켜야만 하는 최후의 수단을 의미한다. 본서의 목적은 주로 좁은 의미의 최후의 수단이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본서는 모두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삽입(insertion)에 의한 보수작업을 다루고, 제2부에서는 생략에 의한 보수작업을 다룬다. 제1부와 2부의 공통점은 통사-음운 접합부에서 발생하는 최후의 수단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제 3부에서는 순수통사부(narrow syntax)와 통사-의미접합부 혹은 논리형태부(LF)에서도 좁은 의미의 최후의 수단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인다. 제3부에서는 표찰달기(labeling), 재병합(remerge), 양화사 삽입 등과 같은 연산 작업을 최후의 수단이라는 시각에서 분석한다.
본서를 집필하고 출판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본 저서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국내외의 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발표과정에서 귀중한 논평과 질문을 하여주신 국내외 학자들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 본서의 일부는 대학원 수업에서 사용되었다. 수업에 참여하고 열띤 논의를 펼쳐 준 대학원생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출판하는 과정에서 한국문화사의 이은하 과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이 많이 있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해 교정을 하여준 김다정 박사와 박사과정생 김재량, 김지혜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나의 모든 원고의 첫 번째 독자로서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조언을 해줄 뿐 아니라, 한결같은 모습으로 응원해주는 아내 송영미에게 감사를 표한다. 마지막으로, 학자로 살아가는 아빠의 삶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두 아들 재우와 재익이에게도 깊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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