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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힘 : 창조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법칙 (1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Shenk, Joshua Wolf 박중서, 역 솅크, 조슈아 울프, 저
서명 / 저자사항
둘의 힘 : 창조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법칙 / 조슈아 울프 솅크 지음 ; 박중서 옮김
발행사항
서울 :   반비,   2018  
형태사항
502 p. ; 23 cm
원표제
Powers of two : finding the essence of innovation in creative pairs
ISBN
9788983718525
서지주기
참고문헌(p. 407-419)과 색인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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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153.35 2018z9 등록번호 111815620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1/ 청구기호 153.35 2018z9 등록번호 151344810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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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153.35 2018z9 등록번호 111815620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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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1/ 청구기호 153.35 2018z9 등록번호 151344810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컨텐츠정보

책소개

창조성의 잉태부터 소멸, 혹은 영생까지 전체 매커니즘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1부 「만남」은 창조적인 한 쌍은 어떻게 만나는가를 다루는데, 그 만남의 방식인 매우 다양하지만, 여기에는 항상 비슷한 관심과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공간’이 존재하고 비슷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려는 주변 사람들의 개입이 존재한다.

또 서로 끌리는 두 사람은 대단한 유사성을 가진 동시에 전혀 다른 면모를 가진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2부 「합류」는 이렇게 서로 만나서 끌리게 된 한 쌍이 어떻게 ‘의미 있고 깊은’ 관계로까지 발전하는지의 양상을 보여준다. 나와 너가 만나서 ‘우리’라는 더 절대적인 존재로 고양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특별한 성취나 업적을 위해서 협업하는 개인들뿐 아니라, 부부나 부모-자식 관계 같은 사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참조점을 제시한다.

3부 「변증법」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로, 창조적인 두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보통 한 쌍에는 스타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 배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이 불공정하지 않게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4부 「거리」에서는 한 쌍이 서로 간의 거리를 줄였다 늘였다 하면서 관계를 증폭시키거나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 설명된다. 5부 「무한한 경기」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적대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한 쌍들을 다룬다. 그리고 둘 사이의 힘의 작동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단순한 갑을 관계보다 매우 역동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6부 「중단」에서는 창조적인 한 쌍들의 파국, 결말 등을 다룬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그 관계는 끝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심지어 한 쌍 중 한 명이 사망을 한 경우에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레논 & 매카트니
마리 & 피에르 퀴리
윌리엄 & 도로시 워즈워스
워런 버핏 & 찰리 멍거
마리아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창조성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에 있다!”

앤드루 솔로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월터 아이작슨 추천!


‘고독한 천재’의 신화는 버려라!
창조적인 성과는 파트너십에서 나온다!


저자인 조슈아 울프 솅크는 심리학 분야의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창조성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20여 년간 계속해오고 있는 연구자이다. 첫 책인 <링컨의 우울증>은 2005년 미국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해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조슈아 울프 솅크는 창조성(Creativity)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보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창조성이란 특별한 한 사람의 내부에 숨어 있는 재능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때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근대 서구의 문화에서 ‘고독한 천재’에 대한 집착은 매우 뿌리 깊은 것이어서 이 뚜렷하고 분명한 사실을 지각하고 인지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여러 성과들을 놓고 비교해볼 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2인조’ 혹은 ‘한 쌍’은 가장 깊이 있지만 동시에 유동적이고 유연한 관계이다. 한 사람은 너무 외롭고 결핍되어 있고 세 사람은 너무 안정적이어서 창조성을 질식시킬 수 있는 데 반해 두 사람은 충분히 자기들만의 사회를 만들면서도 역동적이다. 이런 주장은 또 복잡성 이론과도 유사한 지점이 있는데, 모든 유기적인 생명체와 인공적인 작업물에서 혁신을 일으킨 시스템을 조사해보면 항상 두 가지 힘 사이의 상호작용이 기본 패턴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고독한 천재’의 신화를 넘어설 만한 현대적인 언어를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 셈이다.
모든 사람이 ‘연계’ 즉 ‘파트너십’을 원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일의 차원에서도, 누구나 나를 더 고양시키고 나를 더 충분히 실현시킬 파트너를 원한다. 1 + 1 = 2가 아니라 ∞가 되는 경험을 갈망한다. 또 이런 갈망이 보편적이기에 그것이 좌절되거나 실패했을 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때,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 때 느끼는 상실감도 그만큼 보편적이다. 이 책은 그런 보편적인 갈망을 고무시키고 그런 보편적인 상실감을 위로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들은, 곧바로 주변을 돌아보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위한 시도를 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파트너십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고독한 천재를 숭앙하는 문화에서 수많은 여성이 받아 마땅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예를 들어 라이너스 폴링이 1962년에 평화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정작 남편을 그 운동으로 인도한 아내 에이바 헬렌 폴링은 외면당하고 말았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창조적인 남성들이 그 아내의 (연구 조교로서, 편집기사로서, 심지어 남편의 이름을 달고 있는 기업의 CEO인 여성들의) 노고에 대한 공을 종종 가로챘다. 이런 종류의 편견은 물론 여성 너머로까지도 확장된다. 예를 들어 비비언 토머스는 앨프리드 블랠록 박사와 함께 현대 심장 수술을 개척한 천재 기술자였다. 하지만 흑인이었던 토머스는 실험실이며 숙련된 의사들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서류상으로는 몇 년간이나 수위로 분류되어 있었다.(22)

천재에만 집착하는 문화에서 살아가는 우리로선 상호의존을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 있다. “한 시대의 지표란, 그 시대에 제기된 생각이 아니라, 그 시대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생각이다.” 우리는 창조적 성취의 핵심 요소가 바로 개인이라는 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실시하는 시험에서부터,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순위를 정하는 통계라든지, 경영 전문지 《패스트컴퍼니》 선정 “가장 창조적인 사업가” 순위며, 급기야 (“천재 장학금”으로 통하는) 맥아더장학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창조성이 바로 ‘여기’에서(내가 손끝으로 머리를 톡톡 두들기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비롯된다는 개념으로 거듭해서 돌아간다. 연방 대법원 판사의 의견에 대해 우리는 마치 그 판사가 그 판결문을 혼자 다 작성한 것처럼 말한다. 마치 전설적인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그림을 ‘혼자서’ 그렸다는 것과 같다. 실제로는 판사들 역시 미켈란젤로와 마찬가지로, 한 무리의 동료들과 조수들과 일을 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대단한 창조적 스타들 가운데 상당수는 (예를 들어 인기 가수 저스틴 비버에서부터, 스타 요리사 마리오 바탈리며, 베스트셀러 작가 도리스 컨스 굿윈에 이르기까지) 단독 연기자로서가 아니라 공동 생산한 작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 (24)

그렇다면 고독한 천재에 관한 신화는 어디에서 온 것이었을까? 아주 짧은 답변은, 그것이 계몽주의 시대에 출현해서, 낭만주의 시대에 대중화되었고, 현대 미국에서 최종적인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이 신화는 인간 본성이 곧 원자화된 자아의 산물이라는 견해와 뒤얽혀 있었다. 즉 우리의 발달 방식, 우리의 행동 방식, 우리의 본성에 관해서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것 가운데 대부분이, 이른바 자족적이고 단절되고 고독한 인간이라는 잘못된 생각의 그늘 아래에서 진화해 온 셈이다.(24)

지적 야심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개념을(아울러 미셸 푸코와 롤랑 바르트가 이야기한 “저자”에 대한 비판까지도)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에 일상에 적용하는 것은 고사하고 마음에 담아두기도 힘들다. 우리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를 여러 세대에 걸친 구전과 신화의 누적으로 설명하는 주해서를 읽고서도, 여전히 저자가 호메로스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물론 호메로스가 혼합체라고 이미 잘 알려졌지만, 압도적인 진실과 단순한 허구 사이의 경쟁은 항상 후자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다.(26)

왜 그런가? 한편으로는 우리가 어떤 집단과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한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에 더 개방적이고 깊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영혼 역시 양육자와의 일대일 교류를 통해서 점차 형태를 갖춰가지 않는가.(27)


의미있는 1:1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두 사람의 파트너십이 시작부터 종결까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헤친 역작!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누군가를 만난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고 더 유용한 뭔가를, 더 환상적이고 더 현실적인 뭔가를 창조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일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는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야심차게도 창조성(창조적 관계)의 잉태부터 소멸, 혹은 사후에 이르기까지 전체 메커니즘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1부 「만남」은 말 그대로 창조적인 한 쌍이 만나는 다양한 방식들을 일종의 공식으로 보여준다(3장 다양한 감전 방식). 여기에는 항상 비슷한 관심과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공간’이 존재하고 비슷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려는 주변 사람들의 개입이 존재한다(1장 짝맞춤과 자석 같은 공간). 또 서로 끌리는 두 사람은 대단한 유사성을 가진 동시에 전혀 다른 면모를 가진 사람들이다(2장 지구 반대편에서 온 쌍둥이). 2부 「합류」는 이렇게 서로 만나서 끌리게 된 한 쌍이 어떻게 ‘의미 있고 깊은’ 관계로까지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나와 너가 만나서 ‘우리’라는 더 절대적인 존재로 고양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특별한 성취나 업적을 위해서 협업하는 개인들뿐 아니라, 부부나 부모-자식 관계 같은 사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유용한 참조점을 제시한다.
3부 「변증법」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로, 창조적인 두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보통 한 쌍에는 스타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 배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8장 각광과 그늘). 누군가가 느슨하게 틀을 구상하는 역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이 그 내용을 채우거나 다듬는 역할을 하면서 발전하는 과정(9장 물과 그릇)이 진행되기도 한다. 또 많은 경우 이런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계가 발전하면서 자리 바꿈이 일어나기도 한다(11장 자리 바꿈). 심지어 겉으로 매우 고립되어 보이는 한 명의 예술가(가령 에밀리 디킨슨)가 매우 강렬한 연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많다.
4부 「거리」에서는 한 쌍이 서로 간의 거리를 줄였다 늘였다 하면서 관계를 증폭시키거나 심화시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5부 「무한한 경기」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적대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한 쌍들(가령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을 다룬다. 또 창조적인 한 쌍들 내부의 힘의 작동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단순한 갑을 관계보다 매우 복잡하고 역동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6부 「중단」에서는 창조적인 한 쌍들의 파국, 결말 등을 다룬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그 관계는 끝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심지어 한 쌍 중 한 명이 사망을 한 경우에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이들은 공통의 정체성을 발달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6부까지의 매커니즘을 모두 읽고 나면 한 개인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성 발달에 대해서도 한층 이해가 풍부해질 것이다.

위대한 한 쌍 가운데 상당수가 맨 처음에는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C. S. 루이스는 옥스퍼드 교수진 회의에서 맨 처음 J. R. R. 톨킨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이렇게 적었다. “그에게는 해악이 없다. 다만 한두 대쯤 때려줄 필요가 있겠다.” 머지않아 두 사람은 교과 과정에 관한 대대적인 논쟁에서 서로 반대편에 서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영문학 연구가 고대 및 중세 문헌과 언어에 근거를 두어야 하느냐, 아니면 “근대” 작품까지 포함시켜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톨킨은 이 가운데 전자를 따랐고 루이스는 후자를 따랐다. 톨킨은 초서 이후의 모든 작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었다.(63)

유망한 한 쌍은 애초부터 놀려고 작정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다가는 불쾌함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잘되는 일이 즐거움을 낳기도 한다. “사람들은 조화를 이루며 함께 일하는 팀이 그러지 못하는 팀보다 더 낫고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자 J. 리처드 해크먼은 교향악단에 관한 연구를 통해 행복한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보다, “불평이 가득한 오케스트라”가 더 잘 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과관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는 것과는 반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생산적이며, 뭔가 좋은 일을 함께 해냈을 때에야(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을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만족감을 느낀다. 이 순서가 반대로 되는 법은 없다.(65)

“우리는 그냥 워낙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죠.” 브레넌의 말이다. “우리가 일하고 있었다고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떤 기풍을, 즉 상대방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즉 공통의 역사를 만들고 있었던 거예요. 이건 그러니까, 어떤 영화를 함께 보고 나면, 그걸 보고 돌아와서도 남은 평생 그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과도 비슷한 거예요.”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암묵지”라고 부른다. 이것은 인간 상호작용의 핵심으로 널리 이해되며(어쩌면 개인간 교류의 DNA일 수도 있다고도 추정된다.) 직접 관찰과 상호작용에 의존한다. 비유하자면 천천히 쌓이는 상호 경험의 퇴적물을 체로 걸러내는 일이다. 이것은 (이력서나 위키피디아를 통해서 누군가에 관해 알 수 있는) 형식지와는 반대이다.(75~76)

거트루드 스타인은 『미국인의 형성』에서 저자가 느낄 수 있는 부끄러움에 관해서 적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당신을 어리석은, 또는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리라는” 느낌인 동시에, “모든 사람이 당신을 비웃거나 동정하리라는” 예상이다. 스타인의 말에 따르면, “그러다가 누군가가 ‘그래’라고 말해주면,” 그런 부끄러움은 높은 산봉우리를 뒤덮은 구름처럼 걷혀버린다.(77)

그들의 파트너들은 반드시 그에 버금가는 인물이어야만 한다. 공유되는 감수성의 발견은 그 자체로 종종 공동작업을 위한 추동력이 된다.(78)

신뢰는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어떤 학자들은 신뢰가 일종의 중압감 테스트에서 비롯된다고 제시한다. 즉 누군가가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때에 비롯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창조적 한 쌍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한 것은, 한 쌍들이 함께 위험을 감수할 때에 신뢰가 그에 맞추어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예를 들어 닐 브레넌과 데이브 샤펠이 코미디 쇼에 관한 아이디어를 HBO에 제안했을(그리하여 보기 좋게 거절당한) 때라든지,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가 제과업체 시즈캔디를 매입하여 확고한 이익을 냈을 때처럼 말이다.
맷 스톤과 트레이 파커는 초창기에만 해도 함께 위험을 감수하는 일밖에는 사실상 한 일이 없었다. 1994년에 두 사람은 할리우드로 갔고, 그곳에서 말 그대로 배고픈 예술가가 되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었죠.”(81)

만남의 의례는 (버핏과 멍거 같은 파트너들이 전화 통화로 하루를 시작하듯이) 특정한 시간대나, (레논과 매카트니가 매카트니의 집에서 만나 곡을 썼을 때처럼) 특정한 물리적 공간과 결부된다. 왓슨과 크릭은 결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캐번디시 연구소에서도 사무실을 같이 쓰게 되었는데, 이 사무실의 다른 과학자들이 두 사람의 끝없는 대화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91)

시간이 흐르면서, 한 쌍의 두 구성원은 사적 어휘를 발전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말의 기본 리듬과 통사 구조에서도 서로 비슷해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한편으로 흉내의 놀라운 힘 때문인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사회적 전염”이라고 부른다. 즉 심리학자 일레인 햇필드가 입증한 것처럼, 사람들은 서로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억양, 말의 빠르기, 말의 강도, 말의 빈도, 침묵, 반응의 속도 등이 서로 비슷해진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호감을 얻고자 하는 의도적 노력으로 서로를 모방한다고 생각해왔지만, 흉내는 훨씬 보편적인 인간 행위이며, 대개는 무의식적이다. 친밀한 파트너는 몸의 자세와 호흡 패턴까지도 공유한다. 이들은 똑같은 근육을 워낙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와 그의 동료들이 배우자들을 연구하여 밝혀낸 바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닮아 보이기까지 한다.(97~98)

뭔가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내려면 언제나 평범한 것의 압력에 저항해야 한다. 물론 순응이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건 존중되어야 할 생물학적 의무이기도 하다. 선사 시대에만 해도,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창조적인 한 쌍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중 하나는, 그들이 자기들끼리 무리를 짓는 것, 그리고 서로를 쫓아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그리하여 자신만의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지 못한 우리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클래런스 옆에 서 있으면 당신은 낮이고 밤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무엇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리라 느끼게 된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말이다. “내게는 한 명의 특별한 독자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당신이지.” 장폴 사르트르가 시몬 드 보부아르에게 한 말이다. “‘나도 동의해, 괜찮아.’ 당신이 이렇게 말하고 나면, 그건 정말 괜찮은 거였으니까. 나는 책을 간행했고, 비평가 따위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아.(102~103)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의 말에 따르면, 가까운 커플은 실제로 협력하여 지식을 가공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를 가리켜 “분산 기억”이라고 불렀다.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웨그너의 말이다. “대신 커플이나 집단에 속한 우리 각자는 뭔가를 별도로 기억한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미처 모르는 것을 다른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결국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유서 깊은 과정은 최근 수년 사이에 새로이 주목받게 되었는데, 일부 과학자들은 구글 검색을 통해서 접속하는 집단 지성이 사실상 그 연장이라고, 즉 우리가 기계장치에 이끌리는 방식은 석기 시대 이후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104)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자아를 포기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도달한다. 심리학자 아서 애런과 그의 동료들은(그중에는 그의 아내인 일레인 애런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른바 “자아 확장 이론”을 가지고 이 특이한 진리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애런은 사람들이(그 핵심으로 내려가보면)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부터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이 자아 확장을 가장 지속적이고도 극적으로 달성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과 새롭게 애착을 형성함으로써, 즉 “가까운 타자의 자원, 시야, 정체성을 어느 정도까지는 자기 자신의 것처럼 경험함으로써” 가능하다. 두 사람은 단순히 서로를 알게 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 이들은 서로를 흡수한다.(106)

이런 한 쌍들은 보통 공식 저작권자 표시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왓슨과 크릭은 첫 번째 논문에서 누구의 이름을 먼저 넣을 것인지 결정하려고 동전던지기를 했다. 대니얼 카너먼과 애머스 트버스키도 똑같이 했으며, 이후로는 번갈아 이름을 먼저 넣었다. 경제적 문제 역시 상당한 중요성을 지닌다. 파트너십을 시작할 무렵,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자기가 45퍼센트를 차지하겠다면서 론 하워드에게 유리한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자 하워드는 수익을 50대 50으로 나누자고 고집했다.(110)

누가 전면에 나서느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한 사람만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그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약간 추상적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래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길. 스타와 감독 팀의 힘에 관해서 중요한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원형의 잠재력이 갖는 한 가지 측면은, 관객 개개인이 어떤 한 인물과 동일시를 원한다는 것, 그 한 사람과 상상 속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출판 분야에서는 공동 저서가 단독 저서보다 일반적으로 덜 팔린다는 사실이 익히 알려져 있는데, 독자들이(대개 무의식적으로) 저자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독자는 저자와 ‘창조적인 한 쌍’을 이루고 싶어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독자는 저자가 자기 귀에 대고 직접 이야기한다고 상상한다. 독자는 마치 저자의 뮤즈, 막역지우, 절친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독자가 베라 나보코프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면(그녀야말로 무려 60년 동안이나 남편의 편집자, 저작권 대리인, 자료 조사원, 비서 역할을 실제로 담당한 인물이다.) 직접 접촉하는 느낌은 방해받을 것이다. 저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 대신, 국외자라고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134~135)

스타의 유형이 아이와 유사하다면, 종종 이들의 성공은 감독 유형인 사람과 맺는 관계에 달려 있다. 이때에 감독은 종종 부모와 상당히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인내심 있는 몰두와 절대적 권위 사이의 경계선을 아슬아슬 하게 걷는다. 이런 관계를 밝혀내려면 깊이 파고들거나 교묘하게 드러난 드문 사례들을 살펴봐야 한다. 자기도취성 인물은 자신을 고독한 천재로 포장하는 경우가 워낙 많다. 지안카를로 지아메티와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파트너십은 무려 수십 년 동안이나 패션계 내부자들만 아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을 세상에 공개한 맷 타이노어 감독의 「발렌티노: 마지막 황제」는 스타와 감독의 역학에 관한 초상화로서, 내가 지금껏 본 중에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었다.(136)

여기서는 지원이라는 단어의 해석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테오에 관한 여러 일반적인 설명에서 그의 역할을 요약하며 따라붙는 이 단어가 자칫 우리를 오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아이다호주의 도시 보이시에 살던 부유하지만 심심했던 한 은행가가, 뉴욕의 예술가 거주지인 그리니치에 살면서 시인으로 활동하는 자기 형에게 돈을 부쳐주는 것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센트와 테오의 경우는, 보이시에 사는 시인과 뉴욕시에 사는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편집자가 서로 형제 사이인 경우에 차라리 더 가까웠다. 테오는 돈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을 형에게 주었다. 그건 바로 생색 내지 않는 격려, 그리고 오만하지 않은 취향이었다.(140~141)

빈센트와 테오도 때때로 용서와 믿음에서 벗어났다. 서로에게 인내심을 잃기도 했다. 서로를 격분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 격려하고, 서로 도움을 주었다. 빈센트로부터 영감을 얻은 테오는 생계를 위해서만 일하는 것만이 아니라, 미술계 내부에서 아방가르드를 옹호하는 것을 자기 사명으로 삼았다. 그는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한 최초의 미술품상 중 하나였다.(144)

존은 자기가 어딘가로 둥둥 떠올라버릴 위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폴은 친구가 두 발을 굳건히 땅에 딛고 설 수 있게 도와주었다.(157)

에디슨은 천재가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땀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과연 누구의 영감과 누구의 땀이란 말인가? 그의 진짜 소질은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설득해서 자기 아이디어를 실천하게 만드는 데에 있었다. 에디슨은 현대의 연구 실험실을 사실상 발명한 사람이다. 즉 수백 명의 직원과 소수의 신뢰할 만한 간부들이 뭔가를 만지작거리고, 검사하고, 개선하는 곳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는 이야기이다. 에디슨의 역할은 일종의 감독관, 선동가, 자극제에 해당했다.(161)

어른이 아이처럼 생활하려면 반드시 그 주위의 다른 누군가가 어른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예를 들어 폴이 기자들을 매료시킨 반면에 존이 기자들을 모욕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폴이 기자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에 존이 기자들을 모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레논은 이로써 이중의 소득을 얻었다. 즉 그는 성공으로부터 이득을 챙겼으며, 그 다음으로는 성공에 대해 분개했다. 그는 경기에 나선 사람인 동시에, 경기를 증오하는 사람이기도 했다.(178)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있는 한 쌍들은 아예 물리적 접근을 전혀 취하지 않는데, 예를 들어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대본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은 유명한 오페라 작품을 여럿 협업하면서도, 오로지 편지를 통해서만 만났다. 슈트라우스는 여러 차례 파트너를 방문하려고 설득해보았지만, 한 전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시인은 계속 기묘하게도 피하기만 했다.” 호프만스탈은 “향후 모든 공동작업에 대해 지속적인 선의”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혼자 있을 필요가 있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그렇게 하기를 고집했다. 그는 슈트라우스에게 어떤 아이디어를 언급하거나, 또는 계약을 상기시키지 말아달라고 하면서,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십사, 그냥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십사” 요청했다.
우리는 호프만스탈이 고립되었다고 묘사하고 싶어지지만, 그건 적절한 단어가 아니다. 물론 그가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공간을 상당 부분 필요로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창조적 개인을 은둔자로 그리는 것은 종종 오해일 뿐이다. 이들을 더 분명히 그려본다면 이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의도적인 고독으로부터 가능해진 능숙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보게 될 것이다.(213)

창작자들이라면 이때의 관건은 단순히 싫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 유지와 고독 추구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다른 사람과 한 방에 있다 보면 그야말로 언어의 범위를 넘어서는, 심지어 의식적 자각조차도 넘어서는 막대한 양의 자료와 접하게 된다. 따라서 종종 다음과 같은 문제가 떠오른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는 특히 다양한 기술로 물리적이고 가상적인 존재 방식이 이전보다 더 용이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한 쌍들을 위한 쟁점은 바로 이런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내가 인터뷰한 건축가 한 쌍은 서로 8700킬로미터 떨어진 상태에서 함께 일한다. 애비게일 튜린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그녀의 파트너인 스테파니아 칼로스는 런던에 산다. 튜린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매일 스카이프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굳이 영상을 켜지는 않는다. 매일 스카이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이들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영상까지 켜면, 오히려 너무 가깝다고 느낄 것이다.(229~230)

패럴은 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들의 새로운 화해의 위력은 무대 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발란친은 항상 여성을 이상화했고, 이들에게 약간의 권한을 부여했지만, 그와 동시에 항상 여성을 잠식했다. 그런데 이제는 진정으로 힘을 가진 여성이 그를 위해 춤을 추었다. “물론 발레리나의 자율성이란 환상에 불과하다.” 크로치의 말이다. “하지만 패럴의 자율성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그런 환상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경우였으며, 그로 인해서 「다이아몬드」는 이제껏 살았던 여성 중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여성에 관한 황홀한 장관이 되었다.”(249)

빈센트는 악수와도 같은 연계를 꿈꾸었지만, 그가 맺은 관계는 주먹다짐으로 끝나버리곤 했다.(251)

창조적 친밀성은 곧 신성한 이상이며, 우리는 이를 향해 손을 뻗어 만지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완전히 붙잡을 수는 없다. 자신의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고 그 영역 너머로 의사소통하려는 에밀리 디킨슨의 냉정하고도 결단력 있는 행보야말로 반 고흐의 변덕스럽고 질척거리는 행적과는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디킨슨은 한마디로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빠져나가고, 등을 둥글게 만다. 반면 고흐는 한 마디로 개처럼 자기에게 금지된 영역으로 들어서고, 우리에 갇히면 끙끙대며 울어댄다.(252~253)

킬더프의 연구에 따르면, 경쟁 관계는 종종 유사성으로 인해 자극을 받는다. 우리는 스스로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반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쟁 관계는 서로가 매우 비슷할 때 번성한다. 아주 작은 차이가 결정적인 시합에서는 ‘무언가 조금만 달랐더라면……’하는 식의 일종의 반사실적 사고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억은 일종의 박차로 작용한다. “저는 여름 내내 그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2012년 매직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버드가 한 말이다. “저는 그날 하루 동안 점프 슛을 700개나 던졌는데, 그만하고 나가려던 차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그 녀석은 800개를 던졌을 게 분명해.’ 그러고 나면 저는 또다시 연습하러 나가게 되는 거였죠.”(268~269)

1989년에 래리 버드는 회고록을 내놓았는데, 매직 존슨이 그 서문을 썼다. 이때에 매직은 자신들의 유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건 마치 결혼과도 비슷했는데, 우리로선 이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271~272)

이건 단지 두 사람이 “서로의 노래에 화답하던” 습관에 불과하다고 폴은 말했다. “그 친구가 「스트로베리 필즈」를 쓰면, 저는 가서 「페니 레인」을 쓰는 겁니다.” 그의 말이다. “서로 경쟁하는 거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의의 경쟁이었어요. 왜냐하면 그로 인한 보상은 어쨌거나 우리 모두 공유하게 될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식인 거죠.” 폴은 이렇게 말하면서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서 마주 놓은 다음,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오른손을 왼손 위에 놓고, 이런 식으로 계속해 나가면서 손을 자기 머리 위까지 올렸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항상 더 나아지고, 다시 또 나아지게 되는 거예요.”(280)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와 「페니 레인」은 양쪽 모두 전망이 좋았기 때문에, 음반사에서도 두 곡을 “양면 모두 A면” 방식으로 내놓기로 동의했다.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경기에 관한 제임스 카스의 지적에 대한 정확한 예시가 되는데, 왜냐하면 선수들이 경기를 계속하도록 하기 위해서 규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282)

2012년의 연구에 따르면 남들이 보기에 “호감이 간다”고(신뢰가 가고, 솔직하고, 이타적이고, 고분고분하고, 점잖고, 마음이 따뜻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경우, 호감이 덜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보다 수입이 18퍼센트나 더 적었다. 여성의 경우에는 이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두드러진 격차가 나타났다. 즉 “호감이 간다”고 여겨지는 여성의 경우, 호감이 덜하다고 여겨지는 여성보다 수입이 5.5퍼센트나 더 적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과도한 너그러움이 과도한 이기주의만큼이나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283)

하지만 진보는 무질서와 유동성에 의존한다. 우리에게 타격을 가해 균형을 잃게 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일을 가장 잘 돕는다.(284)

힘은 모든 관계에 실제로 존재하고 또 관계에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군복에 달린 훈장처럼 눈에 띄는 것일 수도 있고, 내리깐 시선처럼 미묘한 것일 수도 있다. 또 이것은 다면적이고 다층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대개 한 사람이 주도권을 쥔다. 또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필요로 한다. 또는 한 사람이 더 떠나기 쉽다는 사실을 알 수도 있다.(288)

힘 관계는 우리가 입으로 내는 웅웅 소리 이상의 훨씬 더 많은 것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 그리고 대원칙과 사소한 계획에 대해서 입장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란, 그의 입장에 다른 사람이 적응하는 사람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사회 지능』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쪽 파트너는 상대방과 합류하기 위해서 더 커다란 정서적 전이를 겪을 것이다.”(290)

좋든 나쁘든, 힘 있는 사람은 세상을 자기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억제되지 않을 경우 이것은 분명히 크나큰 문제로 변한다. 일관되고,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힘의 이용을 살펴보면, 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 돌아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를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힘에 대한 우리의 처음의 이해는 더욱 복잡해진다.(294)

곧이어 질리언은 자신이 탱고를 시작했을 때의 경험을, 특히 여성이 추종자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게 말해주었다. “확고한 페미니스트인 저에게는 정말 못마땅한 경험이었어요. 완전히 다른 문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거였으니까요. 귀기울이기의 위력을 포용해야 했어요. 그건 정말로 색다른 일이었어요.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가면, 리더의 리드가 절대적이지만, 그 리드의 일부는 추종자에게, 추종자의 반응에 극도로 면밀히 주목하는 거예요. 그리고 추종자가 반응을 보이면, 그 반응의 성격이 삽시간에 모든 것을 바꿔놓지요. 추종자가 리더에게 어떻게 리드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거예요.”(296)

방송작가이며 결혼한 게이 커플인 마크 V. 올슨과 윌 셰퍼는 HBO 드라마 「큰 사랑」의 원안 및 제작을 담당했는데, 이들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다른 제작진들에게는 결코 허락하지 않을 독기를 품고 서로에게 말한다. 두 사람이 어떤 줄거리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오래 묵은 감정을 다 꺼내면 충돌이 따릅니다.” 올슨의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 중 하나인) 210번 도로의 한 구간에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서로를 향해 악을 씁니다.” 내가 이 책을 쓰기 위해 5년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한 남자가 자신의 저술 파트너에 대해서 “천재”이며 “지금까지 내게 일어난 일 중에서 최고”라고 말한 다음, 곧이어 이렇게 덧붙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저를 완전히 미치고 돌아버리게 만듭니다. 가끔은 칼을 들고 그 친구 눈을 찔러버리고 싶다니까요.” 이 발언이 내게 특히 인상적이었던 까닭은, 누군가가 이와 똑같은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 벌써 ‘두 번째’였기 때문이었다.(먼젓번 사람이 고른 무기는 가위였다.)(301)

“나는 오브랑 싸우는 게 좋아.” 윌버의 말이다. “오브는 상당히 잘 싸우거든.”(305)

존 고트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관계의 초창기에는 평화로운 커플이 말다툼하는 커플보다 결혼의 행복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에 다시 확인해보니, 평화로운 커플은 이혼하거나 이혼을 향해 가는 경우가 더 많았던 반면, 말다툼하는 커플은 각자의 문제를 이미 해결하고 잘 융합된 경향이 있었다.(307~308)

또 고트먼은 충돌과 경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충돌은 집에 내리는 비와도 비슷할 수 있다. 구조물에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정원에는 좋은 것이다. 반면 경멸은 집의 토대를 잠식하는 흰개미와도 비슷하다. 따라서 그는 “복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화해의 순간일 수도 있고, 또는 단순히 약간 가볍게 만들기일 수도 있다.(308)

창조적 파트너들에게 ‘결별’ 이후의 삶은 일반적인 이혼자의 삶보다도 훨씬 더 괴로운 것이다. 한 사람의 자아 자체가 다른 사람과 공유한 작업을 통해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별 이후 이 자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은 단순히 법적이거나 감정적인 차원 이상으로 나아간다.
이 질문은 실존적이며, 오랫동안 지속된다. 심지어 한쪽 파트너가 사망했을 때에도, 파트너들 사이의 삶에서 실현된 결과물은 그늘 속에서나마 계속해서 남는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단순한, 불행한 결말의 이야기보다 훨씬 더 복잡한 뭔가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야기 자체의 형태가 사라져버리게 되는 불행에 관해서도 생각해야만 한다.(343)

내가 좋아하는 ‘관계의 종말’ 관련 연구 중 하나는 사회학자 다이앤 펨리의 연구이다. 그녀는 옛 애인에게 이끌렸던 원인이 무엇이었으며, 또한 결국 상대방을 혐오하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조사 대상자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중 30퍼센트에서 양쪽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정말 똑같았는데, 다만 매우 다른 뉘앙스를 띠고 있을 뿐이었다. 한 사람은 자기 파트너가 처음에는 “자상하고 예민하다”고 여겼지만, 나중에는 “지나치게 잘하려고 든다”고 생각했다. 한 파트너는 처음에는 놀라울 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밉살스러울 정도로 “만사를 지배하려” 들었다. 처음에는 “유머 감각”이 대단했던 파트너는 나중에 가서 “농담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 연구의 대상자들은 애초에 자기를 이끌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특성에 대해서 결국 인내심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345~346)

“제가 보기에 여기서의 핵심은 겸양입니다.” 「사우스파크」의 보조작가 버논 채트먼이 맷 스톤과 트레이 파커에 관해서 한 말이다. 내가 이 책을 마무리할 당시에 이들은 이 작품의 열일곱 번째 시즌 제작을 완료했고, 「모르몬경」의 네 번째 제작에 돌입했고, 독자적인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두 사람이 서로 맞서게 될 때에는, 이들의 자아가 망가질 게 뻔했죠. 그런데 겸양이 있으면 깨닫게 되는 겁니다. ‘그건 내 자아일 뿐이고, 더 크고 중요한 문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나오는 거죠.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지.’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큰 것은 ‘우리’이기 때문에, 그것을 공경할 수밖에 없는 거죠.”(348)

두 사람 사이의 짜증과 의견 차이는 마치 명상 중에 떠오르는 머릿속의 잡념만큼이나 불가피한 일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명상에서는 호흡에 관심을 돌리게 하는데, 파트너십에서는 공동 목표에 관심을 돌리게 한다.(349)

창조적 작업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바로 창조적인 사람들이 작업을 그만두는 순간이다.(358)

존과 폴이 확실하게 결별한 날짜를 정확히 지목하기 힘든 까닭은, 그런 일이 확실하게 일어난 적이 결코 없기 때문이다. 파트너십의 종말이라고 하면, 마치 오페라의 결말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즉 두 사람이 극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서로의 면전에서 노래를 부르고, 울면서 헤어지기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즉 마리나와 울라이의 만리장성 걷기와도 비슷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파트너십의 종말은 오히려 컨트리 곡과 비슷한 경우가 더 흔하다.
즉 주인공은 집을 떠나 결코 돌아오지 않는데, 어느 누구도(예를 들어 떠난 사람도, 뒤에 남은 사람도, 심지어 그 노래를 듣는 사람조차도) 그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369)

존과 폴은 특수한 사람들이지만, 이런 이야기는 흔하다.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사람을 떠나버렸지만, 이후로는 어느 누구도 그만큼 나를 대단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심리학자 다이애나 매클레인 스미스의 말에 따르면, 충돌 도중에 결별한 파트너들이 고통을 겪는 일은 의외로 흔하다. “자기들이 그 역학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헤어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에요. 뭔가를 배울 기회를 잃기 때문이죠. 우리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벽에 부딪칠 경우란,(진부한 비유처럼 들리지만, 저는 이런 모습을 거듭해서 목격한답니다.) 아무도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을 스스로 배울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우리는 스스로를 변모시키고 성장하게 되고, 그러다가 갑자기 상황이 달라지니까요. 창조성에 있어서 오르지 못할 천장 노릇을 하던 것이, 거뜬히 올라설 수 있는 더 높은 바닥이 되는 거예요.(375~376)

과연 자연스럽게 끝나는 관계가 있기는 한 것일까? 예를 들어 99세의 할머니가 임종을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두들 “원 없이 잘 살다 가셨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과연 있는 것일까? “어떤 관계는 실제로 유효 기간이 있기 마련이에요.” 스미스의 말이다. “즉 그 기간이 끝나면 관계의 기능과 목적이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 거죠. 양쪽 모두에게 말이에요. 그런 경우는 실제로 있어요.”(376)

하지만 심지어 불행한 결말조차도 창조적 교류의 마지막 교훈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그 교훈이란, 우리가 다른 사람과 뒤섞이고 나면, 우리는 (더 좋든 더 나쁘든 간에) 뭔가 다른 존재가 된다는 점이다. 일단 들어서고 나가면, 빠져나갈 길이 전혀 없는 것이다.(382)


의미 있는 문화적 성취를 한 두 사람들의 생생한 일화 속에서 발견하는 자극과 위안

이 책의 부수적이지만 아주 강력한 재미 중 하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러 창조적인 성취를 이룬 커플들, 한 쌍들의 뒷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장폴 사르트르, 존 레논/폴 매카트니, 스티브 잡스/스티브 워즈니악, 빈센트 반 고흐/테오 반 고흐, 마리 퀴리/ 피에르 퀴리 같은 잘 알려진 한 쌍들뿐 아니라, 문학(C. S. 루이스/ J. R. R. 톨킨), 음악(데이비드 크로스비/그레이엄 내시), 미술(앙리 마티스/파블로 피카소,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울라이), 경제(워런 버핏/찰리 멍거), 정치(마틴 루서 킹 2세/ 랠프 애버내시, 수전 B. 앤서니/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과학(프랜시스 크릭/제임스 왓슨) 스포츠(매직 존슨/ 래리 버드), 방송(트레이 파커/맷 스톤), 패션(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아메티)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독특한 합을 이룬 한 쌍들의 작업 방식, 성취의 비결, 문제의 발생과 해결방식 등이 망라되어 있다. 이 책이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씌어졌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이 책이 어떤 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에필로그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중 인상적인 하나의 예시를 들자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다. 이들은 만남부터 범상치 않았다.

유사성 중에서도 우리의 머릿속에 각별히 부각되는 사례는 기묘한 유사성이며, 미래의 창조적인 한 쌍들 중에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1975년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네덜란드의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행사를 주최한 미술관에서는 그녀를 안내하고 공연 준비를 도와줄 또 다른 예술가를 소개해주었다. 바로 우베 라이지펜, 일명 ‘울라이’로 알려진 독일 남성이었다. 대화 도중 마리나는 이 행사의 초청장이 마침 자기 생일에 도착했다는 우연의 일치를 언급했다. “당신 생일이 언제인데요?” 울라이가 물었다. 그녀는 11월 30일이라고 대답했다. “설마 그럴 리가요.” 그가 말했다. “그건 내 생일인데요.” 그러면서 울라이는 자기 수첩을 꺼냈는데, 매년 해왔듯이 자기 생일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찢어버린 다음이었다. 그러자 마리나도 자기 수첩을 꺼냈는데, 역시 11월 30일에 해당하는 페이지가 찢겨 있었다.(52)

이 커플은 협업으로 수많은 작품들을 발표했지만 그중 백미는 <만리장성>이라는 퍼포먼스였다. 1980년경 이 두 사람은 만리장성의 양쪽 끝에서 걷기 시작해 중간에서 만나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자금을 모으고,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얻는 데 무려 8년이 걸렸다. 그 8년 동안 파트너십은 시들어갔고, 이들은 결국 1988년 3월부터 6월까지 꼬박 4천킬로에 육박하는 길을 걸어서 도교와 유교 사원이 늘어선 지점에서 만나서 포옹하고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이 최고의 작업을 마지막으로 둘은 헤어졌고 그 후로 협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0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뉴욕 MoMA 회고전에서 <작가 재중>이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마리나가 매일 8시간씩 전시장 한쪽 테이블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앉아 있고 관객들이 맞은편 자리에 앉으면 눈을 뜨고 1분 동안 말없이 바라보는 퍼포먼스였다). 마리나는 관객이 바뀔 때마다 눈을 감았다 떴는데, 한번은 눈을 떠보니 맞은편에 울라이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잠시 후 마리나는 눈물을 흘렸고 손을 내밀어 울라이의 손을 잡았다. 이 장면을 찍은 다큐멘터리의 비디오클립은 SNS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뒷이야기는 매우 복잡하다. 울라이는 이후에 이 책의 저자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마리나의 회고전이 대부분 두 사람 공통의 정신적 재산을 기반으로 했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심지어 <작가 재중>이라는 작품조차 두 사람의 공동 작품인 <밤바다 횡단>의 변형이라며 제목을 <작가 부재중>(울라이 자신이 거기 없었다는 뜻)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나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실상 협업의 청산을 위해 거의 이혼합의서에 준하는 복잡한 합의서를 작성했고 거래를 했다

하지만 이혼 합의서가 분쟁을 중단시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합의서를 필요하게 만드는 바로 그 조건이(즉 깨져버린 친밀감과 신뢰가) 그런 합의서를 무력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 같은 한 쌍은 균열의 좌우 양쪽에 서 있고, 이 균열을 건너설 수가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등을 돌려 가버릴 수도 없다. 그 균열 안에 들어 있는 것이야말로 이들 자신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웃었다. “차라리 둘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더 운이 좋은데, 왜냐하면 좋은 추억이 남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난장판인 거죠.”
우리는 이들의 기록보관소의 소유권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갑자기(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마리나가 만리장성 걷기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각별히 주목한 까닭은, 울라이 역시 내가 물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 퍼포먼스 이야기를 꺼내고는, 그 작품에 대한 기록에서는 마리나가 울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에는 그것조차 그녀가 카메라를 의식한 것 같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리나도 이 문제에 대해서 할 말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제가 그를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게 하나 있어요. 바로 그 사람 자체예요. 만리장성을 걸을 때에 그가 하필이면 도교와 유교 사원이 있는 바로 그 장소에서 멈춰 선 까닭은, 그곳이야말로 우리가 만나기에 딱 좋은 멋진 장소였기 때문이에요. 그는 거기서 무려 사흘 동안 기다렸어요. 덕분에 저는 그를 만나기 위해서 더 걸어야만 했죠. 정말로 죽여버리고 싶더라구요.”
나는 다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지만, 마리나는 내 말을 잘라버렸다. “우리가 그 이야기를 할 때면, 저는 항상 기분이 안 좋아졌어요. 그나저나 1988년부터 지금까지 도대체 몇 년이 흐른 거죠?”
“25년이 흘렀죠.”
“이런, 세상에. 25년이라니. 상상이 가시나요? 그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 된 거예요. 아마 우리가 죽을 때까지도 결코 해결되지 않을 거예요.”(384~385)

이들의 분쟁은 단순히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가십거리를 넘어 협업에 관한 무겁고 중요한 진실을 보여준다. 진정한 협업은 나를 바꾸는 과정이고 결국 협업을 통과한 나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 책의 말미에 실린 시나리오 작가 정서경의 글에서는 박찬욱/정서경이라는 창조적 한 쌍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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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조슈아 울프 솅크(지은이)

에세이스트이자 큐레이터. 《애틀랜틱》, 《하퍼스》, 《뉴요커》, 《타임》의 고정 칼럼니스트이며, 창조성과 심리학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아츠 인 마인드 시리즈’에서 창조성에 대해 가르친다. 공익라디오 프로그램 ‘모스’의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카터 센터의 로잘린카터펠로우십과 뉴욕예술재단의 펠로우십에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링컨의 우울증』, 『위험한 유령: 우울증에 걸린 작가들』, 『더 후』가 있으며, 『링컨의 우울증』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박중서(옮긴이)

출판기획가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머니랜드』,『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지식의 역사』, 『신화와 인생』, 『슈퍼내추럴 : 고대의 현자를 찾아서』,『 소방관 도니가 10년 만에 깨어난 날』,『 거의 모든 스파이의 역사』,『 런던 자연사 박물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나무가 숲으로 가는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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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곡 … 10
서론: 1 더하기 1은 무한 … 16

1부 만남 … 34
1장 짝맞춤과 자석 같은 공간 3 8
2장 지구 반대편에서 온 쌍둥이 5 0
3장 다양한 감전 방식 6 2

2부 합류 … 68
4장 존재를 인지하고, 확산하고, 신뢰한다 7 4
5장 합류의 마지막 단계: 믿음 8 3
6장 ‘우리’의 심리학 9 0
7장 창조적 결혼 1 09

3부 변증법 … 126
8장 각광과 그늘 1 30
9장 물과 그릇 1 46
10장 몽상가와 행동가 1 60
11장 자리 바꾸기 1 67
12장 변증법의 심리학 1 73
13장 또 다른 나와의 대화 1 90

4부 거리 … 208
14장 멀거나 가깝거나 2 12
15장 최적 거리의 변화 2 22
16장 거리의 에로티시즘 2 35

5부 무한한 경기 … 254
17장 나의 가장 친밀한 적 2 58
18장 협력적 경쟁 2 73
19장 힘의 명료성과 유동성 2 88
20장 충돌 3 00
21장 알파와 베타의 다양성 3 11
22장 힘의 춤 3 20

6부 중단 … 340
23장 비틀거림 3 44
24장 쐐기 3 51
25장 복구 실패 3 57
26장 네버엔딩 스토리 3 68
에필로그 이 책의 창조적 협력에 대하여 … 386
감사의 말
참고문헌
주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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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deley, Alan D.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