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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0 | ▼a 명인 ▼g 命人 |
245 | 1 0 | ▼a 회사를 해고하다 : ▼b 도시 바깥에서 시장 너머를 꿈꾸며 / ▼d 명인 지음 |
260 | ▼a 서울 : ▼b 삼인, ▼c 2018 | |
300 | ▼a 207 p. ; ▼c 21 cm | |
500 | ▼a 저자의 성은 '견'씨임 | |
900 | 1 0 | ▼a 견명인, ▼e 저 |
945 | ▼a KLPA |
소장정보
No. | 소장처 | 청구기호 | 등록번호 | 도서상태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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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 청구기호 897.87 명인 회 | 등록번호 111790893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컨텐츠정보
책소개
명인 에세이. "부부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아이들은 학교까지 때려치우고 서울을 떠나 6년째 고흥에 살고 있다"면, 보통 사람들은 어떤 생각부터 하게 될까. 대개는 아이들에게 무책임하다, 이상주의다, 현실을 모른다, 얼마나 가나 보자, 한마디로 '미쳤다'? 아니면 나와는 뭔가 다른 사람들인가 보다, 대단하다, 부럽다 정도 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겉으로는 상반된 듯 보이는 두 반응에는 실은 공통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는 통찰로 이 책의 첫 문단을 시작한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경제 '체제'로서도 굳건하지만 '삶의 양식'으로서도 완전히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좀처럼 상상조차 해보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귀농'을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른바 생태적인 삶을 표방하며 점점 '가족'이나 '개인'으로 회귀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또렷한 어조로 말한다. 농민들의 삶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도시사람들에게 자주 화가 나지만, 도시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생태주의자들에게도 화가 날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종합인문교양지 「말과 활」에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남쪽으로 튀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9편의 글을 몸통으로 하여 책을 엮으면서 '에필로그'를 덧붙인 이 책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저자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깊어지고 넓어지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도시의 삶이 잃어버린 질문을 되새겨주는 인문적 에세이이다.
삶의 자리가 달라질 때 얻을 수 있는 건,
지금 여기와는 확연히 다른 그럴싸한 대안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선 좀체 떠올리기 어려운 새로운 질문들이다.
도시의 삶이 잃어버린 질문을 되새겨주는 인문적 에세이
“부부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아이들은 학교까지 때려치우고 서울을 떠나 6년째 고흥에 살고 있다”면, 보통 사람들은 어떤 생각부터 하게 될까. 대개는 아이들에게 무책임하다, 이상주의다, 현실을 모른다, 얼마나 가나 보자, 한마디로 ‘미쳤다’? 아니면 나와는 뭔가 다른 사람들인가 보다, 대단하다, 부럽다 정도 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겉으로는 상반된 듯 보이는 두 반응에는 실은 공통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는 통찰로 이 책의 첫 문단을 시작한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경제 ‘체제’로서도 굳건하지만 ‘삶의 양식’으로서도 완전히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좀처럼 상상조차 해보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귀농’을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른바 생태적인 삶을 표방하며 점점 ‘가족’이나 ‘개인’으로 회귀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또렷한 어조로 말한다. 농민들의 삶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도시사람들에게 자주 화가 나지만, 도시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생태주의자들에게도 화가 날 때가 많다고 털어놓는다. 나아가 비슷한 맥락에서 과학기술을 막연히 백안시하는 태도와 거리를 두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경계와 비판만큼이나 그에 대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올레길을 걸으면서도 그 길을 같이 걸을 수 없는 장애인 벗들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그 까닭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도시에서 벗어나자’고 함부로 선동하지 않으며, 농촌에서의 삶을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도 않는다. 여느 도시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노동중독-소비중독에 치이다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고 도시 탈출이라는 쉽지 않은 결단으로 그 질문에 대꾸하긴 했지만, 그래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만끽하기는커녕 ‘이러려고 시골에 왔나’라는 어쩌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무거운 질문 앞에서 여전히 답을 찾아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그저 정직하게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세상을 바꿀 순 없어도 적어도 세상이 나를 바꾸진 못하게 하겠다며 서울을 떠났던 호기는 부끄러운 나 자신을 직면할 때마다 조금씩 꺾인다. 그리고 나는 이제, 내가 확신하던 모든 것들 앞에서 늘 멈칫거린다. 아니, 이제는 멈칫거림이 없는 모든 확신들을 의심한다. 흔들리는 것보다는 굳어진 것들이 더 두렵다.”라고 토로한다. 요컨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핵심은 ‘농촌에서의 삶’이 아니라 그것이 저자에게 끊임없이 제기하는 ‘질문’들이다. 그리고 이 질문이 제기되는 방식은 섬세한 성찰을 기반으로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실천과 실험 속에 놓여 있다는 측면에서 지극히 문학적이다.
‘다람쥐 쳇바퀴’를 벗어나서야 떠올릴 수 있었던 질문들
종합인문교양지 ≪말과 활≫에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남쪽으로 튀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9편의 글을 몸통으로 하여 책을 엮으면서 ‘에필로그’를 덧붙인 이 책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저자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깊어지고 넓어지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떠나온 도시에서의 삶을 이렇게 묘사한다. “핵발전소 새로 짓는 일에 밤낮 없이 몸 바치고 인터넷에선 핵발전소 반대에 서명하는”, “출근 전에 운동할 골프연습장 알아보면서 골프장 반대 투쟁에 후원금 보내는”, “우리 애들만은 자유롭게 자라라며 대안학교에 보내 놓고, 그 엄마라는 작자는 학원에서 열두시까지 남의 애들 잡아놓고 나도 왜 하는지 모르겠는 공부 시키는”,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은 영혼을 팔아 번 돈으로 사서 때우는”……. 그리고 일단 이 노동중독-소비중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도시와는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 별다른 준비도 없이 맨몸으로 부딪치면서야 비로소 그동안 어떤 질문들을 잊고 있었는지를 조금씩 새롭게 깨우쳐 나간다. 회사를 해고하고 도시를 탈출한 것은 결코 ‘답’이 아니라 정작 제대로 된 ‘질문’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노동중독-소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를 집요하게 질문한다.
따라서 그 질문들은 이른바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보다는 오히려 여전히 도시에 매여 ‘다른 삶’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다. 달리 말해, 끝없는 노동과 소비에 소진되어 가기만 하는 삶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어쩌면 흔히 착각하듯 도시화 이전의 ‘소박함’ 따위가 아니라 실은 삶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질문’일 수도 있다고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들을 도시 바깥으로 이끌어주는 친절한 안내자가 아니라, 도시에서 살든 그렇지 않든 포기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 무엇인지를 상기시키면서 어떻게 그런 질문들이 만들어지는지 그 방법을 시범 보여주는 거울이다.
시골살이 6년째인 지금, 의식주의 생활로부터 노동, 교육은 물론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이 직면한 문제들을 두루 훑어나가던 저자의 눈길이 닿아 있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여성’이다. 아무리 농촌이 예전과 달라졌다고는 해도 농사는 여전히 하늘에 달린 일이고 상호의존의 공동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더라는 데서. 매우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공동체가 끈질기게 유지되고 있는 배경을 짚어낸다. 그리고 전근대를 넘어서는 상호의존의 공동체, 그리고 근대를 넘어서는 평등한 개인의 연대가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화두를 떠올린다. 저자의 도시 탈출은 6년 전의 ‘과거완료’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우리 삶을 얼마나 망가뜨린 것일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은 고스란히 독자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무엇 하나 명료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오로지 더 발전되고 확장된 질문들로 더 풍성하게 변주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그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대체 자본주의는 우리 삶을 어디까지 얼마나 망가뜨린 것일까’라는 화두가 점점 더 선명하게 다가오며 ‘정말 이렇게 (지금까지처럼) 살아도 되는 걸까’를 더 자주 더 깊이 스스로 되묻게 된다. 그렇게 거듭되는 질문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함으로써 ‘다른 상상력’의 토대가 튼튼해지고서야 우리는 더는 자본주의에 속박되지 않는 ‘다른 삶’은 과연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답할 실마리를 비로소 얻게 될 것이다. 지역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분야의 활동가로 다양한 프로젝트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이 그 지난한 과정의 작은 디딤돌이기를 바라고 있다.
정보제공 :

저자소개
명인(지은이)
어릴 때부터 관심 분야가 다양해 열 재주 밥 굶는다는 지청구를 듣고 자랐다. 덕분에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는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가수, 뮤지컬 배우, 싱어송라이터 등으로 활동하며《우리가 있는 풍경》이라는 독집 음반을 내기도 했다. 그 와중에 주로 배워서 남 주는 일로 먹고 살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노동교육을 연구하던 일을 끝으로 서울을 떠나 전남 고흥으로 이주했다.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중심으로 인권교육활동가로 일하면서 지역의 교사들과 고민을 함께하기 위해 『교사와 손잡은 청소년노동인권』(공저)이라는 책을 썼다. 지금은 인권교육연구소 너머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5년째 한겨레 신문에 《지역이 중앙에게》라는 꼭지(현재는《서울말고》)의 칼럼을 쓰고 있는데 생각이 깊어지면 가끔씩 내가 중앙인지 지역인지 헷갈린다. 웹진 노동과 세계에《명인의 동지로 만나는 페미니즘》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무엇을 짓든 '짓는 일'과 사이를 '잇는 일'이 언제나 최대의 관심사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 별 일 없이 산다 ‘귀농’도 ‘자발적 가난’도 아닌…… 이 철부지들아 이 집은 먹는 거 하난 황제급이라니깐~ 존경하다, 또는 다시 보다(re-spect) 내 인생 마지막 이사를 꿈꾸며 손이 전하는 말, 그리고 질문 돈, 돈? 돈! 밭에서 노동을 생각하다 꿈이 더 필요한 세상? 에필로그: 시골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