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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극장 : 한승엽 시집 (Loan 2 times)

Material type
단행본
Personal Author
한승엽
Title Statement
별빛극장 : 한승엽 시집 / 한승엽
Publication, Distribution, etc
서울 :   문학의전당,   2015  
Physical Medium
139 p. ; 21 cm
Series Statement
문학의전당 시인선 ;207
ISBN
979118609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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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a 이 시집은 제주도문예진흥기금의 일부 보조를 받아 발간되었음
945 ▼a KLPA

Holdings Information

No. Location Call Number Accession No. Availability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No. 1 Location Main Library/Monographs(4F)/ Call Number 897.17 한승엽 별 Accession No. 111785073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Contents information

Book Introduction

문학의전당 시인선 207권. 2006년 「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승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 권력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에게 시적 조명을 비추기도 하고, 자연과의 미메시스를 통해 자연의 타자성을 되살리기도 하면서, 동일화와 배제를 통해 작동되는 모더니티에 대한 시적 저항을 보여준다.

특히 이 시집에는 신자유주의의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에 대해 시적 조명을 비추는 시들이 적지 않은데, 그만큼 시인은 이 세계의 폭력을 잘 알고 있으며, 그 폭력에 의해 '쓰레기의 삶'이 되어버리고 있는 이들을 시를 통해서라도 드러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모더니티의 폭력에 의해 지워진 타자를 현현시키는 것, 그것은 또한 현대 예술가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한승엽 시인은 이러한 현대 예술가로서의 의무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행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도시 중앙에서 쫓겨나 도시의 후미진 곳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들을 이번 시집을 통해 조명하여 묘사한다. 나아가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외롭게 살아가고 투쟁해야 하는 어떤 삶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면서, 그와 동시에 그 삶으로부터 일어나는 어떤 비월을 드러낸다.

묘사와 더불어 삶의 비월이 일어나는 시적 순간을 포착하고 이미지화하는 이러한 방식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중요한 시적 방법론이다. 시인은 '아름다움'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그 비월의 순간에 현현하는 이미지를 바로 우리들의 일상으로부터 길어올린다. 이처럼 시를 통해 소소한 마음과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로부터 아름다움이 떠오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별빛극장>의 시법이다.

삶의 비월을 꿈꾸는 아름다운 문장들

〈문학의전당 시인선〉 207. 2006년 『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승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별빛극장』은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 권력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에게 시적 조명을 비추기도 하고, 자연과의 미메시스를 통해 자연의 타자성을 되살리기도 하면서, 동일화와 배제를 통해 작동되는 모더니티에 대한 시적 저항을 보여준다. 특히 이 시집에는 신자유주의의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에 대해 시적 조명을 비추는 시들이 적지 않은데, 그만큼 시인은 이 세계의 폭력을 잘 알고 있으며, 그 폭력에 의해 ‘쓰레기의 삶’이 되어버리고 있는 이들을 시를 통해서라도 드러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모더니티의 폭력에 의해 지워진 타자를 현현시키는 것, 그것은 또한 현대 예술가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한승엽 시인은 이러한 현대 예술가로서의 의무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행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도시 중앙에서 쫓겨나 도시의 후미진 곳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들을 이번 시집을 통해 조명하여 묘사한다. 나아가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외롭게 살아가고 투쟁해야 하는 어떤 삶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면서, 그와 동시에 그 삶으로부터 일어나는 어떤 비월을 드러낸다. 묘사와 더불어 삶의 비월이 일어나는 시적 순간을 포착하고 이미지화하는 이러한 방식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중요한 시적 방법론이다. 시인은 ‘아름다움’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그 비월의 순간에 현현하는 이미지를 바로 우리들의 일상으로부터 길어올린다. 이처럼 시를 통해 소소한 마음과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로부터 아름다움이 떠오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별빛극장』의 시법(詩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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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별빛극장』에는 신자유주의의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에 대해 시적 조명을 비추는 시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한승엽 시인은 이 세계의 폭력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 폭력에 의해 ‘쓰레기의 삶’이 되어버리고 있는 이들을 시를 통해서라도 드러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모더니티의 폭력에 의해 지워진 타자를 현현시키는 것, 그것이 또한 현대 예술가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한승엽 시인은 이러한 현대 예술가로서의 의무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행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도시 중앙에서 쫓겨나 도시의 후미진 곳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들을 다수의 시편에서 조명하여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어떤 독거」라는 시는 “처진 목살이며 허기로 채워진 불룩한 배”를 하고 있는, “무허가 쪽방”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을 묘사한다. 한승엽 시인은 그 노인으로부터 “어른벌레처럼 허연 알을 뿌리고/온몸을 낙엽으로 덮으려” 하는 이미지를 상상하여 독자에게 제시한다. 이를 보면, 시인은 그 시에서 독거노인을 건조하게 묘사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인의 현재 삶을 응축하고 있는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써 건조한 묘사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연고 없는 어떤 이의 죽음을 제시하고 있는 「무연고의 탄생」 역시 건조한 묘사를 넘어서는 깊이 있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이미지는 모더니티에 의해 폐기되어버린 삶에 그래도 남아 있는 어떤 존엄성을 드러내고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의 죽음. 그에게 온 우편물이란 돈 내라는 독촉 우편물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쌓여 있는 우편물만이 그이의 “적나라한 이승의 행적”을 보여준다. 아무도 그를 찾지 않고 그에게 관심도 갖지 않은 삶, 그 고독한 행적을 말이다. 혈육마저도 죽은 그를 거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기웃거리는 묵념조차 없”이 “곧바로 화장터”로 가야 했을 뿐이다. 그가 무연고였음이 그의 죽음을 통해, 그리고 저 독촉 우편물을 통해 드러난다. 달리 말하면 그의 죽음은 무연고의 탄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버려진 주검일지라도, “그의 누런 뺨을 젖은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는 하늘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그 주검을 어루만짐으로써, 저 아무런 슬픔이나 애도도 가져오지 않는 죽음, 그냥 쓰레기 버려지듯이 화장되는 저 죽음이 그래도 어떤 존엄함 삶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리고 드러냄은 배제된 자의 삶에 대한 존엄성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생각하지 않게 된 이 “견고했던 동네”에“균열의 냄새”를 진동시키기 시작한다. 그 균열은 이 무정해진 세계의 존재 근거에서 형성되는 것, 그리하여 그 균열의 틈으로부터 삶이 상실된 세계에 대한 “알 수 없는 그 무엇”의 슬픔이 “첫울음처럼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하고 고독하게 살아가다가 세상을 떠나는 이들에게 그들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시인이 시적 촉수를 뻗치는 것은 그들의 이미지가 그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찍기 때문이다. 시인은 저들의 폐기된 삶이 드러내는 이미지를 그냥 지나쳐버리지 못한다. 「재수 좋은 날」이란 시를 보자. 시인은 ‘해동 용궁사’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을까 소요하고 있는데, 결국 그의 눈과 마주친 것은 “잘린 하반신을 검은 고무타이어에 씌우고/세상 바닥을 질질 끌고 다니며/뽕짝 메들리를 틀고 있는 사내”의 눈이다. 그런데 시인은 그 사내의 처지에 동정심이나 죄의식을 가지는 건 아니다. 그 사내로부터 시인은 “굽힘에서 더 나아가 엎드려야 보이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즉 시인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장애인의 눈을 마주 보면서 엎드리고 살아야만 하는 이의 삶에 미메시스 되기 시작한다. 저 독거노인이나 무연고의 망자에 대한 묘사 역시, 시인이 그들의 삶에 연민이나 동정을 보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이 드러내는 비참의 이미지에 그가 미메시스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하상가를 지나며」를 보면, 시인은 꼭 비참의 이미지가 아닐지라도 기억의 이미지와 닿아 있는 존재자들에 미메시스 되면서 어떤 혼란 상태에 빠지곤 했던 모양이다. 시에 따르면, 시인은 “엎드린 밤하늘에서 별을 만지”곤 했던 시적 인간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러한 ‘나’를 지하계단에서 잃어버린 상태다. 지하상가는 도시적 삶의 전형적인 현장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곳은 가난한 시인이 유년을 보냈던 장소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인은 별을 만졌던 예전의 나를 그 장소에서 찾길 기대하면서 돌아다니는 것 아니겠는가. “우연을 가장”하여, 그 전생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일은 ‘나’의 뿌리일 그 ‘땅심’인 유년의 나를 두리번거리지만 찾지는 못한 채로, 그는 그 상가로부터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또 다른 나를 그 상가에서 찾아내 붙잡지 못한 채로 그 내가 있을 상가 안을 계속 헤매게 되는 것, 그렇기에 시인은 “나는 영문도 모른 채 나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하고”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이 상가를 헤매면서 기억에 남아 있는 유년의 이미지 - “아장아장 걸어 나오”는 “어린애가 신어 보았던 꽃신”의 이미지를 보라 - 와 만나게 되고 그에 미메시스 되기 시작한다. “수선집 앞에서 해진 마음을 박음질하”는 시인의 모습이 바로 그러한 미메시스를 보여준다. 상가 수선집에서의 기억 이미지들에 마음을 박음질하며 이루어지는 그 미메시스는 기성의 시인의 주체성을 더욱 변용시키면서 시인의 “머리끝으로 신열이 번져 가”도록 할 것이다. 미메시스란 이미 구성되어 있는 주체성을 안으로부터 와해시키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덩이」란 시는 이러한 미메시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 시에서 시인은 파헤쳐져 나뭇잎을 떨어뜨리며 덤프트럭에 실려 가는 나무와 미메시스 되면서 밀려오는 ‘커다란 미망(未忘)’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시인의 “슬픈 과거를 지배”하곤 했던, 파헤치기 이전에는 그 “처처에 윤기”가 났던 잎들. 그 나무의 잎들이 트럭에 실려 우수수 떨어지면서 ‘퍽퍽한 인도(人道)’같은 시인의 마음을 적시고는, “어둠이 나를 마음껏 뒤덮”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듯 어떤 대상과의 미메시스가 이루어지면서 시인은 미망과 신열로 마음이 어둡게 되고 머리가 어지럽게 되는데, 「지하상가를 지나며」에서 그는 결국 환각적인 이미지를 보기에 이른다. “블라우스에서 몰래 실밥을 쪼아 먹”는 “검은 새 한 마리”가 “시커멓게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입구를 향해/잽싸게 파드닥거리며 날아가 버린다”는 이미지. 그 한 마리 검은 새는 시인이 그토록 찾던, 별을 만질 수 있었던 또 다른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시인은 검은 새가 지하상가를 빠져나간 구멍으로 “지상의 밤하늘을 하염없이 쳐다보”면서 그 새가 떨어뜨린 “깃털, 지폐 한 장을 손에 움켜쥔 채” 여전히 “끝 모를 기다림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길”에 서게 된다. 별을 만질 수 있었던 능력을 잃어버린 현대인으로서의 시인, 그는 그렇게 “끝내 잠들지 못하는 미궁의 시간”을 살아나가야 한다. 그는 잃어버린 ‘나’에 갇힌 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이 지하상가-모더니티의 미로를 헤매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미궁’에서의 방황을 통해 시인이 출구로 날아가는 검은 새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시인은 절망 속에서 절망을 품고 있는 무엇인가가 비상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하늘이 혈육 한 명 찾아오지 않는 어떤 무연고의 망자의 뺨을 젖은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음을 포착했듯이 말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시인은 어떤 비참한 상황에 대한 묘사와 함께 그 상황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무엇인가를 붙잡아 이미지화하려고 한다. 「무연고의 탄생」에 등장하는 망자의 장례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양지공원에서」에서도, 시인은 그러한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이 시에서 그는 “삼시세끼 먹기를 바라던 곡진한 생(生)이 유품으로 남겨놓은 것이 고작 한 줄기 연기뿐”인 어떤 사람의 죽음을 구름의 죽음으로 유추(analogy)하여 보여준다.(이러한 아날로지는 이 시집에서 자주만날 수 있다) “그의 가벼움이, 더 큰 가벼움을 잉태하고 있는 하늘의 태반에서 솜털처럼 하얗게 웃고 있”듯이, 먹구름이 되어 눈물 같은 비로 내려 죽어야 했던 구름은 “비 갠 뒤의 파릇한 아침”에 다시 하얗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무연고의 망자 역시 흰 연기로 화하면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양지공원에서」는 보여주는 것이다. 삶과 죽음에서 일어나는 그러한 비월(飛越)의 순간을 아래의 시는 선명하게 보여준다.

피켓 하나 들고/1인 시위하던 늙수레한 사내가/반 평 남짓/크나큰 우주의 천막 속으로/거침없이 빨려 들어가더니/튼실했던 두 다리를/길게/더 길게 뻗으며,/남몰래/붉어진 눈가를 문지르는 중이다.
-「해질녘」 전문

「해질녘」은 이 시집의 맨 앞에 실려 있는 시다. 이 시를 시집의 맨 앞에 배치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집의 서두에 실린 시는 일종의 책의 서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의 시도 어쩌면 이 시집이 전개할 시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위의 시에서 압축적으로 제시된 시세계란 어떤 것일까? 위의 시는 “남몰래/붉어진 눈가를 문”질러야 했던, 억울함과 분노 때문에 1인 시위를 해야 했던 ‘늙수레한 사내’를 묘사하면서, 그가 “크나큰 우주의 천막 속으로/거침없이 빨려 들어가”는 시적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위의 시는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외롭게 살아가고 투쟁해야 하는 어떤 삶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면서, 그와 동시에 그 삶으로부터 일어나는 어떤 비월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묘사와 더불어 삶의 비월이 일어나는 시적 순간을 포착하고 이미지화하는 시작법을 위의 시는 보여준다고 하겠는데, 그러한 작법이 이 시집에서의 시인의 시작(詩作)을 이끄는 중요한 방법론임을 우리는 위의 시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그 비월의 순간에 현현하는 이미지에 대해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 터, 그것은 초월적인 무엇이라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사람들의 일상으로부터 솟아나는 것이다.

열무국수도 말아 판다는, 수선화 슈퍼//태풍이 올라오던 날/어떻게 그곳까지 갔는지 희미하지만/수선화가 다 피고 진 지도 오래였지만//사람들은 하나 둘 빗속을 뚫고/막걸리와 부식거리를 사러 왔다 돌아가며/또 다른 빗줄기가 되어 가는데/그 뒷모습이 푸른 꽃줄기다//하늘 담장 아래 젖은 채 서성거리다/흐드러지고 있는 저기, 저/사람꽃을 한 번쯤 불러 세우고 싶은.
—「수선화 슈퍼」 전문

태풍이 올라오는 와중에 막걸리를 사 들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시인은 또 다른 빗줄기, 더 나아가 ‘푸른 꽃줄기’를 발견한다. 비 온다고 막걸리와 부식거리를 사는 사람들의 소소한 마음과 그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로부터 아름다움이 떠오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이 시집이 보여주는 시법(詩法)이다. 이러한 일상이 가끔씩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장면은 「너무나 기록적인」이라는 시에서도 볼 수 있다. 그 시에서 “기록적인 폭우 속을 달리던” 어떤 버스의 운전기사는 버스를 멈추고 버스에서 내리고는, “반대편 차로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간다. 폐지를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가다가 고갯길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 어느 ‘꼬부랑 할머니’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시인은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은 할머니가 “버스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젖고 젖은 손을 흔들어댔”다는 기록을 남기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는 “승객들의 눈에선/폭우를 잠재우듯 연꽃이라도 피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잠시 피어났던 저 장면의 아름다움을 연꽃의 상징으로 시인은 표현했던 것, 그렇게 시인은 이 시집에서 사람들의 생활에서 현현하곤 하는 아름다움을 꽃과 같은 자연물로 상징하는 시법을 사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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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ntroduction

한승엽(지은이)

제주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몰입의 서쪽』이 있다. 〈천강문학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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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시인의 말 

제1부 
해질녘/한줌의 방/골목 축구/지하상가를 지나며/사물함의 저녁/큰오색딱따구리 평전(評傳)/찰칵찰칵!/창이라는 門을 닦을 때/불타는 해변역/풍경의 속도/허공의 집/씨앗論/폐사지에서/꽃병과 불새/어떤 독거 

제2부 
먼 행성의 기도/별빛극장/강이라는 그 말/아이들이 지나간다/평상(平床)/무연고의 탄생/너무나 기록적인/우물의 눈물학/자미원에 간 적이 있다/병뚜껑/내 마음의 특급호텔/양지공원에서/바람의 책/재수 좋은 날/빛의 진원지 

제3부 
구덩이/굴뚝의 잠/황홀한 눈/낙천주의자들/꽃손/산지천 너머/물비늘/무인도/어느 생애의 작두/슬하/쪽배/도마를 꿈꾸다/바닥의 주소/다시, 섬/호미곶 물결傳 

제4부 
알작지/붉은발말똥게/물 위의 생가(生家)/할망바당/남방큰돌고래/원담에 대한 소고(小考)/해무에 대하여/푸른바다거북/다려도의 밤/聖스러운 순간에/수선화 슈퍼/바람 속으로/연정을 품다/무인등대 앞에서/파랑 

해설|타자에로의 미메시스와 현현하는 삶의 이미지 / 이성혁(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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