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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리더라는 신화 :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에 관하여 (5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Brown, Archie, 1938- 홍지영, 역
서명 / 저자사항
강한 리더라는 신화 :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에 관하여 / 아치 브라운 지음 ; 홍지영 옮김
발행사항
파주 :   사계절,   2017  
형태사항
598 p. ; 22 cm
원표제
The myth of the strong leader : political leadership in modern politics
ISBN
9791160943122
일반주기
색인수록  
일반주제명
Political leadership --History --20th century Political leadership --History --21st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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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03.340904 2017 등록번호 11178207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도 정치 과정을 장악한 군계일학의 리더가 존재한다거나 존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한 리더”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강함을 추앙하고 약함은 부정적인 것,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본다. 강한 리더가 곧 바람직한 리더라는 공식이 오늘날 ‘강한 리더라는 신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라면, 리더의 강한 이미지가 대부분 교묘한 책략이나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신화의 또 다른 일면이다.

현대 정치 리더십 연구의 권위자인 옥스퍼드대학 아치 브라운 교수는 이 책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샤를 드골,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둥, 미하일 고르바초프, 마거릿 대처 등 현대사에 이름을 새긴 강한 리더들의 신화를 뒤집는다.

[빌 게이츠 추천_2016년 올해의 책]

무엇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가 by 빌 게이츠

역사를 제법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아돌포 수아레스라는 인물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아치 브라운 교수의 이 매혹적인 책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수아레스가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리더였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유형의 리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1975년 프랑코 장군이 사망한 후 스페인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그들은 거의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피를 흘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익 프랑코 정권 출신이었던 수아레스도 협박과 배제를 통치의 도구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좌파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협상과 설득, 그리고 매우 노련한 연립 형성을 통해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와 다원주의의 중요성을 납득시켰고, 군부 쿠데타를 막아내 결국 스페인에 입헌군주제를 정착시켰다. 또한 수아레스는 민주적 정당 정치를 도입하기 위해 프랑코가 만들어놓은 의회 기득권 세력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리더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기술은 없을 것이다.
수아레스의 이야기는 브라운의 책을 이끌어가는, 또한 이 책의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여러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 리더십에 관한 대부분의 책이 연대기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에 따른 리더의 부침을 뒤쫓는다. 반면 브라운은 세상을 발전으로 이끈 혹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긴 한 개인의 자존심, 동기 및 행동 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개성과 경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는 방식을 취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은 현대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과제와 우리가 그 과제의 해결을 위임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브라운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이미 제목에 암시되어 있다. 오늘날까지도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한―권력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의사 결정을 자신의 뜻대로 펼치는―리더가 반드시 좋은 리더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브라운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한다. 좁게는 기업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넓게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위임하고, 협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브라운은 성공한 리더를 두 개의 범주로 분류했다. ‘재정의형 리더’는 이미 만들어진 중심을 차지하는 대신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중심을 옮겨 와서 정치의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는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린든 B. 존슨이 여기에 포함된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과 존슨이 빈곤 퇴치와 시민권 향상을 위해 쏟은 헌신은 미국 사회에 중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이들이 강한 리더였다고 생각하며, 여러 면에서 이 생각은 옳기도 하다. 그러나 브라운은 다른 면을 보여준다. 미국 정치 체제의 고도화된 견제와 균형 기능 때문에 루스벨트나 존슨조차도 의회를 통치할 힘까지는 부여받을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은 정부와 국민이 자신의 계획을 이해하고 지원하도록 설득해서 의회를 통합하고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다음은 ‘변혁적 리더’이다. 이들은 정치 또는 경제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이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은 빈번하게 정치·경제 체제를 재형성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오늘날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브라운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마지막 변혁적 리더는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변혁적 리더들은 수아레스처럼 나라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브라운은 이 범주의 예로 샤를 드골, 미하일 고르바초프, 덩샤오핑, 넬슨 만델라를 든다.
강한 리더십과 좋은 리더십을 동일시하려는 압도적인 경향은 그 증거를 멀리서 찾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 브라운의 말대로, 당신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한 지도자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리더의 ‘강함’이라는 자질이 종국에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보통의 경우 그것은 잘못된 결정에 도달하며, 최악의 경우 엄청난 고통과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강함’은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유일한 사람이자 그것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런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는 대개 남성이었다―라는 리더 자신의 믿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마오쩌둥 등)의 예를 고려할 때 ‘강한 리더’가 훌륭한 리더라는 신념이 갖고 있는 위험성이 분명해진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미 악명이 높지만, 이 리더들의 부상과 통치에 대한 브라운의 통찰력 있는 분석은 읽어봐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위의 네 사람과 정반대 방향에 서 있는 리더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당신이 알고 있던 현대사 바깥의 세계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이 리더들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거나 정책 결정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따라서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정치 리더십에 관한 책이지만, 독자들은 리더십 전반에 대해 훨씬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기업과 재단을 운영하면서 리더가 독단적 결정을 내릴 때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위험한지를 직접 경험했다. 반면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할 때 결과가 얼마나 훌륭했는지도 알고 있다. 좋은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문적인 조언을 마다하지 않으며, 반대자들을 불러들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 재단은 국제 보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다보면 리더가 제아무리 강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가령 소아마비 퇴치 활동을 생각해보자. 수십 년 동안 소아마비는 인도를 황폐화시켰다. 최근까지도 인도는 영토가 너무 넓고 농촌 공동체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가난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2년, 인도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 편견을 깨트렸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예방 접종 캠페인에 200만 명의 자원 봉사자, 여러 지역 사회의 리더들, 일선 의료진들이 합세했다. 유니세프는 이들이 조직화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백신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로터리클럽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있는 나의 동료들도 추가 지원과 전문 지식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이 노력이 바로 수아레스 같은 유형의 리더들이 보여준 리더십의 특징이다. 협력, 겸손, 그리고 경청 말이다.
정치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든,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브라운의 분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내용]



정치란 무엇일까? 권력이란, 그리고 리더십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는 정치를 권력자 한 사람이 행사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그 국민을 위해 정치를 행사하는 제도’인 민주주의가 정착되었지만, “짐이 곧 국가다”라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단지 정치가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 ‘푸틴의 러시아’, ‘메르켈의 독일’, ‘시진핑의 중국’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한 명의 리더가 그 나라를 대표하고 이끈다는 설명에 무척 익숙하다. 그리고 국가를 이끄는 인물이라면 마땅히 ‘강한 리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유권자들에게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라고 말하는 대신 “책임지는 미국을 만들겠다”라거나 “꿈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했다면 지금 미국 대통령 자리에는 다른 인물이 앉아 있을 것이다. 21세기 미국의 유권자들은 ‘강한 리더’를 요구했고 거기에 가장 걸맞아 보이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옥스퍼드대학 아치 브라운 명예교수는 『강한 리더라는 신화』(원제 The Myth of The Strong Leader)에서 권력을 한 손에 움켜쥐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고뇌에 찬 표정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강력한 리더를 갈망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20세기 이래로 전 세계에 출현한 리더들을 분석하여, 우리는 이미 이런 리더들을 무수히 경험했으며 그들의 실패가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모든 리더를 단순히 두 종류로 분류하는 관행―강한 리더와 약한 리더,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 위대한 리더와 평범한 리더 등―을 거부하고, 이 분류의 범주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어떤 유형의 리더였든 그가 권력을 독점했을 때는 파탄이, 나누어가졌을 때는 발전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너무 많은 것이 위계질서의 최상위자에게 기대되고 너무 많은 업적이 그들의 것으로 간주된다. 권력의 사다리 꼭대기에 오른 인물에게 모든 것이 과하게 집중되는 양태가 만연한데, 여전히 정부 수반에게 여러 가지 합당한 제약이 가해지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특히 더 그렇다. 정치 리더십은 다면적이며 여러 다른 맥락과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_47쪽에서


재정의형 리더
첫 번째 범주인 ‘재정의형 리더’는 기존의 관념에 도전하여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다시 정의하고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지칭한다. 이 책은 재정의형 리더의 사례로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 타이완의 장징궈 총통 등을 제시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재임 1933~45년)는 1930년대에 갑자기 찾아온 경제 대공황으로 미국의 정치와 경제 체제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을 때 “정부가 시장 변동의 부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정치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뉴딜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 미국 사회를 다시 일으켜세웠다. 그는 ‘노변담화’로 유명한 대국민 라디오 방송과 집권 12년 동안 사흘에 한 번씩 열린 기자 회견을 통해 미국 국민이 경제 공황과 세계대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기를 진작시켰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기에 이루어진 진보가 모두 루스벨트의 공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뉴딜 정책 자체는 당시 노동부 장관인 프랜시스 퍼킨스와 상원 의원 로버트 F. 와그너 등이 구상하였으며, 루스벨트는 자신의 정치적 인기로 이 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1년간 영국 총리를 역임한 마거릿 대처는 영국 사회가 1945년 종전 이후 한 세대 이상 추진해온 ‘복지 국가’ 정책을 멈춰 세우고 영국을 시장이 주도하는 국가로 바꿔놓았다. 헬무트 콜은 고르바초프의 집권으로 촉발된 변화(냉전의 종식과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를 재빠르게 포착해 독일 통일을 이끌었으며, 장징궈는 타이완에 민주주의 정치를 도입해 아버지 장제스 때 시작된 독재를 종식시켰다.
이들은 모두 정치의 중심을 자신에게로 옮겨놓고 그 사회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바람직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존에 형성된 중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정치의 중심을 재정의하고 그 중심을 차지했다. 대통령이나 총리는 정책을 확립하고 그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누구보다 더 많이 얻게 되는데, 그에게 제공되는 정치적 자원이 상층 지도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주어지는 것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리더십이 항상 정부 수반에 의해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며, 가장 중요한 정책이 집단 지도부의 산물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변혁적 리더
‘변혁적 리더’는 한 나라의 정치 체제나 경제 체제, 또는 국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가리킨다. 이들은 기존의 체제를 해체시키고 질적으로 향상된 새로운 체제를 수립한다. 저자는 그 예로 프랑스의 샤를 드골, 스페인의 아돌포 수아레스, 러시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중국의 덩샤오핑,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를 제시한다. 리더의 다섯 가지 범주 가운데 저자가 가장 긍정적으로 분석한 ‘변혁적 리더’에 신구 세계 정치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의 사례가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영국에서는 변화가 충분히 점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국은 권력을 여러 국가 기관이 철저하게 분점하고 있기 때문에 변혁적 리더가 등장할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한다(그에 따르면 미국의 마지막 변혁적 리더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드골은 자신과 프랑스의 위대함을 확신했다. 그의 확신은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으며 프랑스가 알제리를 비롯한 식민지 경영을 포기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보장하는 이원 집정부제를 구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는 드골이 “한 종류의 민주적 정치 체제에서 다른 종류의 민주적 정치 체제로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평가한다.
고르바초프는 소비에트연방을 해체하는 것으로, 덩샤오핑은 중국에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거대한 정치적·경제적 변화를 촉발했다. 이 변화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라와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며, 그 영향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 다다랐다. 만델라의 경우 자신에게 가해진 29년간의 박해를 인내하며 남아공을 대다수 국민에게 참정권이 없었던 소수 백인 통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바꿔놓았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망 이후 총리로 재임하며 스페인의 민주화를 이끈 아돌포 수아레스(재임 1976~81년)는 특히 주목할만한 사례이다. 그는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 통치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기득권층과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반프랑코 좌파라는 서로 다른 두 진영을 훌륭하게 중재한 합의 추구형 리더였다. 수아레스는 당시 스페인 공산당과 사회당을 설득하여 그들이 입헌군주제를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그는 “스페인의 다원성”을 강조하여 좌파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고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계와 군부의 기득권층을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1977년 의회에 진출한 정당과 노동조합 등 주요 사회 집단이 모두 참여하는 몽클로아 협약이 채택되었는데, 저자는 이를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협약”으로 평가한다. 이 협약의 결과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정부는 사회 보장을 제도화하고 기업은 조세 개혁을 수용했다. 또한 표현의 자유 보장부터 피임 합법화에 이르는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스페인 사회가 보다 성숙한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닦았다.


혁명적·권위주의적·전체주의적 리더
체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재정의형 리더나 변혁적 리더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20세기의 주요한 혁명(멕시코 혁명·신해혁명·터키 혁명·러시아 혁명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의 공산 혁명·쿠바 혁명·이란 혁명과 21세기의 아랍 혁명)을 분석하는 데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에 따르면 혁명의 주요한 특징은 ①대규모 시민 참여, ②기존 제도의 전복, ③혁명 후 신정권을 정당화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확립, ④정권 교체 과정에 폭력 사용이다. 그는 “평화적 체제 변화와 협상을 통한 권력 이양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와 사회적?정치적 운동에 의한 폭력적 정권 전복이라는 또 다른 카테고리를 분명히 구분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혁명이 발생하는 빈도가 적은데, 그 이유는 유권자들이 정부의 결정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정부 운영의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체제하에서 정부는 국민 여론과 권익에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이며 국민의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에 이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애를 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시행되면서 폭력을 동반한 봉기나 급격한 체제 변혁 없이도 정부를 교체할 수 있고 중대한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체코 작가 루드비크 바출리크가 1967년 6월 프라하 연설에서 말했듯이, 민주주의의 법칙과 규범은 “지배층의 통치를 훨씬 어렵게 만드는 인류의 발명품”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피지배층(국민)에게 이로운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바출리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부가 실패했다고 해서 “장관들을 총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권력자들에게도 이득이다. _286쪽

혁명 리더가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뒤 형태는 다르지만 권위주의적이기는 매한가지인 새 정권을 수립하는 경우, 그리고 이것이 다시 전체주의 독재 정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 혁명 이후의 소련이다.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초까지 독재 권력을 장악한 스탈린은 이후 수백만 명에 이르는 국민을 체포, 구금, 살해하여 시민사회와 가정의 물리적인 해체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러시아에서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스탈린이 1위를 차지했으며, 스탈린이 집권하던 시기에 자신들이 동시대 서방 국가들보다 훨씬 우월한 사회를 건설하고 있다고 믿는 소련 국민의 숫자가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 사례를 “인류에게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환상의 극치이자, 그런 리더가 권력을 휘두르며 독주할 때 반드시 억압과 대학살로 이어진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경고”라고 강조한다.

강한 리더십이 아닌 유능한 리더십
좋은 리더십, 또는 위대한 리더십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보다, 유능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가 더 쉽다. 좋은 리더라는 평가는 그 인물에 대한 호감도나 그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찬성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리더십의 스타일과 리더의 자질이 달라진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유능한 리더란 집단이 당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저자는 리더란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달성하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나 독선적인 리더에 대한 비판 때문에 리더십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모든 결정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과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 리더는 이 모든 과정을 주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합의 추구적인 리더와 리더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가감 없이 주장할 수 있는 줏대 있는 각료들, 그리고 이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숙의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각료 회의나 내각위원회 등)이다. 이 요소들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개인이 모든 과정과 결정을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강한 리더’의 출현을 방지할 수 있다. 저자는 그것이 바로 민주적 거버넌스governance라고 설명한다.

정부 또는 정당 내부에서 각료들이 공동으로 논의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독점하는 것은 성공적인 민주 정부 수반의 특징이 아니며, 그런 리더들을 성공한 리더라고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분야의 정책 결정 과정을 개인적으로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리더, 그런 특권을 실제로 행사하려는 리더는 바람직한 거버넌스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추종자가 아니라 비판자다. _521쪽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아치 브라운(지은이)

영국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로, 옥스퍼드대학 정치학 명예교수 겸 옥스퍼드대학 세인트앤터니스칼리지의 명예 펠로우이다. 1991년부터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 회원이며, 2003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명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소련과 공산주의 정치, 냉전, 정치 리더십에 관해 폭넓게 저술했다.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저서 『고르바초프 팩터The Gorbachev Factor』(1996)와 『공산주의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Communism』(2009)으로 영국정치연구학회가 매년 정치학 분야 최고의 저술에 수여하는 W. J. M. 매켄지상을 2회 수상했다.

홍지영(옮긴이)

IT 업계에서 기획자로 일했다. 현재 영국에 체류하며 출판 번역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포스트 프라이버시 경제』 『대전환』 『기원 전후 천년사』 등이 있다.

정보제공 : Aladin

목차

한국어판 서문 8 

|서문| 
개인 리더십과 집단 리더십 27 
트루먼 사례 34 
리더십과 권력 38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 선택하기 43 

|1장 맥락 속에서 살펴본 리더| 
정부와 리더십 사상의 진화 52 
영국의 ‘예외주의’ 58 
미국 헌법과 그 유산 60 
프랑스 혁명 63 
민주주의의 진화와 민주적 리더십 65 
문화적 배경 70 
정치 문화 73 
심리적 차원 82 
리더십 제도 88 
리더와 정당 93 
리더와 정부 형태 97 

|2장 민주적 리더십 : 신화, 권력, 스타일| 
리더와 선거 결과 104 
영국 선거 결과에 당 대표가 미치는 영향 110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했나? 116 
미국 대통령직에 가해지는 제약 117 
미국 대통령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2 
영국 총리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9 
처칠과 애틀리 131 
맥밀런 총리 145 
대처와 블레어 148 

|3장 재정의형 리더십| 
재정의형 리더 : 미국 대통령의 사례 158 
프랭클린 D. 루스벨트 158 
린든 B. 존슨 164 
로널드 레이건 - 재정의형 리더? 170 
영국의 재정의형 리더 171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영국 자유당 내각 172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노동당 정부 175 
재정의형 리더 마거릿 대처 178 
중요한 혁신을 이룬 영국 정부들 185 
앨릭 새먼드와 영국 해체 가능성 191 
전후 독일의 재정의형 리더 194 
콘라트 아데나워 196 
빌리 브란트 199 
헬무트 콜 203 
그 밖의 재정의형 리더 207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210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212 
타이완의 사례 214 

|4장 변혁적 정치 리더십| 
샤를 드골 223 
아돌포 수아레스 234 
미하일 고르바초프 243 
설득의 힘 252 
덩샤오핑 260 
넬슨 만델라 267 
변혁적 리더와 영감을 주는 리더 275 

|5장 혁명 및 혁명적 리더십| 
혁명의 특징과 결과 287 
멕시코 혁명 290 
1911-12년 중국 신해혁명 295 
아타튀르크와 터키 혁명 303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07 
1917년 러시아 혁명 307 
동남부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17 
아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323 
중국의 공산 정권 323 
호찌민과 베트남 공산주의 세력의 집권 326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킬링필드 331 
북한 - 김일성의 집권 333 
쿠바 혁명 334 
동유럽 공산주의의 종말 - 혁명이 아니었다 342 
리더 없는 혁명 347 
이란 혁명 348 
21세기의 아랍 혁명 351 

|6장 전체주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 
스탈린 독재와 소련의 과두정 369 
중국 - 개인 통치 대 과두 통치 378 
마오쩌둥부터 덩샤오핑까지 384 
공산주의 체제의 리더 391 
피델 카스트로 정권 397 
극단적인 북한 401 
파시스트 체제의 리더 402 
무솔리니 403 
히틀러의 정권 장악 408 
독재 정권의 신화 418 

|7장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 실패 사례|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리더의 대외 정책 착오 429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계산 착오 429 
스탈린의 뒤섞인 현실주의와 망상 434 
중국과 소련의 독재자와 과두제 통치 집단의 대외 정책 440 
영국 ‘강한 리더’의 자기 기만 450 
체임벌린과 유화 정책 452 
이든과 수에즈 위기 461 
블레어와 이라크 전쟁 470 
이라크의 교훈: 정책, 과정, 그리고 ‘강한 리더’ 484 

|8장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바람직한가?| 
영국의 ‘나폴레옹식’ 통치? 503 
리더와 정당 510 
권위주의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리더십 518 

감사의 말 522 
옮긴이의 말 527 
주 530 
찾아보기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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