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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 : 민왕기 시집 (1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민왕기, 1978-
서명 / 저자사항
아늑 : 민왕기 시집 / 민왕기
발행사항
춘천 :   달아실출판사,   2017  
형태사항
122 p. ; 20 cm
총서사항
달아실 시선 ;02
ISBN
979119602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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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민왕기 아 등록번호 111774358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달아실 시선 2권. 2015년 「시인동네」를 통해 등단한 민왕기의 첫 시집. 낯익은 단어를 낯선 서정으로 빚어내는 시인의 시는 서늘하다. 이번 민왕기 시집은 세상에 없는 감성사전이다. '희미'하거나 '은밀'했던 어떤 '애틋'한 마음들이 마침내 '간절'하고 '간곡'하게 찾아들 것이다.

■ 편집자 책소개

1
2015년 『시인동네』를 통해 등단했으니 갓 등단한 신인임에는 틀림없으나, 신인이라 하기에는 그의 언어를 다루는 솜씨는 지나치게 능숙하다. 그가 만들어내는 언어는 지나치게 익었다. 그가 단국대학교 오민석 교수가 아끼는 제자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그가 등단을 늦게 했을 뿐 이미 그의 시력은 오래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언어는 예사롭지 않다. 낯익은 단어를 낯선 서정으로 빚어내는 그의 시는 서늘하다.

나의 눈물이 그친 다음, 나에겐 지워지지 않는 가면, 어둑한 표정의 저녁 물 그늘만이 남아있었다 그 무렵 새들은 서로의 둥지 속에 알들을 뒤바꾸어 버리고,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숲 속으론 고요한 단잠 나는 강물 속으로 얼굴을 헹구며 울지 않는, 울지 않는 나뭇잎이 되어버렸다

숲에는 아직 무수한 나날들이 남아있을 것이므로 새들이 입이 틀어 막힌 채 잠드는 저녁, 그 어디에도 쉽사리 납득할 만한 슬픔은 없었다 강물 속에도, 나무 그늘 밑에도 표정을 알 수 없는 그림자만 짙어져가고, 자꾸만 눈물을 훔치던 사람도 저녁 어스름께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 「세 편의 시로 남은 청춘·1997」 부분

1997년이면 그가 이제 막 스무 살이 되던 해이다(그는 1978년 생, 우리 나이로 이제 마흔 살이다). 그가 막 대학에 입학한 즈음이다. 그때 이미 그는 한 줄기 강물에서 이런 서늘한 서정을 베끼고 있던 것이었으니, 그의 첫 시집이 만들어내는 놀라움은 어쩌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겠다.

2
시를 읽은 기쁨 혹은 재미 중 하나는 익숙한 단어에 시인이 부여한 새로운 개념,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시집이란 시인이 만드는 감성사전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면 국어사전만으로 충분하지만, 세상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하려면 시집이 필요하다. 문제는 감성사전으로서의 시집이 세상에 흔치 않다는 것. 있어도 그 감성이 기존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민왕기의 첫 시집 『아늑』은 그런 점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우리가 익히 알던 단어들이지만, 그의 시를 읽고 나면 그 단어들이 빚어내는 새로운 서정에 그만 넋을 잃고 만다.

당신의 갈비뼈 사이로 폭폭 폭설이 내리고
눈이 쌓일수록 털실로 아늑을 짜
아이에게 입히던
그런 내밀이 전부였던 시절
당신과 내가 고요히 누워 서로의 곁을 만져보면
간간한, 간간한 온기로
사람의 속 같던 밤 물결칠 것 같았지

포구의 삭은 그물들을 만지고 돌아와 곤히 눕던 그 밤
한쪽 눈으로 흘린 눈물이
다른 쪽 눈에 잔잔히 고이던 참 따스했던 단칸방
아늑에서는 모두 따뜻한 꿈을 꾸고
우리가 서로의 아늑이 되어 아픈 줄 몰랐지
아니 아플 수 없었지

- 「아늑」 부분

아늑이라는 단어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아늑과 사뭇 다르게 펼쳐지면서, 점점 아득해진다. 아늑이라는 단어에 갑자기 피가 돈다. 단어에 부피가 생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민왕기의 몸을 통과한 말들은 피가 돌고 부피와 감촉이 느껴진다.

단국대학교 오민석 교수는 해설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의 등단작 중의 한 편이기도 한 이 시의 묘사의 대상은 바로 ‘아늑’이라는 단어이다. ‘아늑’이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이라는 막연하고도 추상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이 시는 그것에 (어딘 가로부터) 쫓겨난 한 가족의 쓸쓸한 서사를 보탬으로써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는다. 그것은 “늑골 어느 안쪽”, “이름 모를 따뜻한 나라”, “아득이라는 곳에서 더 멀고 깊은 곳”, “갑골에도 지도에도 없는 지명” 등의 사물어(語)들을 동원하면서 아늑이라는 단어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그것은 쓸쓸한 현실(서사)을 이기는 따스한 감성의 세계를 생성한다. 살과 살이 만나는 가족의 친밀함은 그 어떤 위기(“코앞까지 밀려온 파도”)도 극복하는 감성의 깊은 농도를 보여준다. 위에 인용된 부분에 이어 “당신의 갈비뼈 사이로 폭폭 폭설이 내리고/ 눈이 쌓일수록 털실로 아늑을 짜/ 아이에게 입히던/ 그런 내밀이 전부였던 시절”이라는 후사(後辭)는 차가운 ‘눈’마저도 따뜻한 ‘아늑’으로 만드는 감성의 따뜻한 힘이 아니고 무엇인가. “털실로 아늑을 짜”라는 표현은 사물을 동원하여 언어를 낯설게 만드는 민왕기 시인의 탁월한 기술을 잘 보여준다.

3
이번 민왕기 시집은 세상에 없는 감성사전이다. 시집 『아늑』을 ‘곁’에 두고 읽기를 권한다. ‘희미’하거나 ‘은밀’했던 어떤 ‘애틋’한 마음들이 마침내 ‘간절’하고 ‘간곡’하게 찾아들 것이다.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민왕기(지은이)

1978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단국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2015년 시인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늑』(2017년), 『내 바다가 되어줄 수 있나요』(2019년)가 있다. 현재 부산에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정보제공 : Aladin

목차

시인의 말 

이틀 
곁 
간절 
간곡 
곡 
아이가 자는 방 
빈 집 
애틋 
은밀 
곤궁ㅡ와수여인숙 
아늑 
홍분다방 
선뜻 
너희가 심수봉을 믿느냐 
우리의 지나는 어디로 갔나 
시인의 멱살 
여름날의 개를 좋아하세요 
세월이여 유원지여 
꽃잎-작전 
저녁의 그만 
풀의 미열 
명일카센타 
논물 보았음 
팔순 
희미 
안국역 
전금순 
연신내 
폭설ㅡ구파발 서신 
마리여관 
고래 
슬픔의 편 
새까만 봄밤 
태초의 배꼽 
울음의 끝, 자기야 
억양 
반려 
적 
둘만 남은 세계의 홍옥 한 알 
사천 
염 
뒤편 
대조적인 날씨 
여자의 방향 
부근 
이리의 근황 
죽은 독일가문비를 위한 송가 
시절 
간판 없는 양장집이 나는 좋았다 
서향집 일기 
이름이 아름다워 쉬어가기로 한다 
신발 맞은 꽃들 
낡은 갈색 구두를 위하여 
결국 
세편의 시로 남은 청춘·1997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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