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상세정보

상세정보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전성호, 1951-
서명 / 저자사항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 / 전성호
발행사항
서울 :   실천문학사,   2015  
형태사항
124 p. ; 21 cm
총서사항
실천시선 ;236
ISBN
9788939222366
000 00000cam c2200205 c 4500
001 000045855701
005 20160106170253
007 ta
008 151229s2015 ulk 000cp kor
020 ▼a 9788939222366 ▼g 03810
035 ▼a (KERIS)BIB000013898687
040 ▼a 243007 ▼c 243007 ▼d 243007 ▼d 211009
082 0 4 ▼a 895.715 ▼2 23
085 ▼a 897.17 ▼2 DDCK
090 ▼a 897.17 ▼b 전성호 먼
100 1 ▼a 전성호, ▼d 1951- ▼0 AUTH(211009)139167
245 1 0 ▼a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 / ▼d 전성호
260 ▼a 서울 : ▼b 실천문학사, ▼c 2015
300 ▼a 124 p. ; ▼c 21 cm
440 0 0 ▼a 실천시선 ; ▼v 236
945 ▼a KLPA

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전성호 먼 등록번호 11174829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2001년 「시평」으로 등단해 시집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를 펴낸 전성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지난 15년간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두 나라의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한 시인은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익숙해져버린 현실의 아픔을 다시 보여준다.

"한국의 현실과 미얀마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보여주는 일, 스스로 두 나라 사이의 아픈 현실의 가교 또는 메신저를 자처하는 일, 그러면서 두 나라에서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익숙해져버린 현실의 아픔을 이방의 시선으로 다시 보여주는 일"로 인해 전성호 시인은 "인천에서도 양곤에서도 아픈 내 몸"이라 말한다.

살아 숨 쉬는 일의 온전함과 생명 지닌 것들의
설레는 흔적을 찾아 한국과 미얀마를 오간 15년


2001년 『시평』으로 등단해 시집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를 펴낸 전성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15년간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두 나라의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한 시인은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익숙해져버린 현실의 아픔을 다시 보여준다.

미얀마와 한국, 슬픔으로 맞잡은 두 손

19세기 들어 세 차례에 걸친 전쟁 끝에 미얀마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은 버마족과 비(非)버마족 간의 대립을 조장하며 온갖 개발 이득을 취했다. 이후 민족주의 세력이 등장해 대영 식민투쟁을 본격화하며 1940년대 의회민주주의를 채택했지만,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소수민족과 공산당 세력 간의 오랜 내전을 겪어야 했다. 1960년대 들어서는 ‘버마식사회주의’라는 슬로건을 내건 군부세력이 등장해 통치했고, 국가경제가 파탄에 이르러 1987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민주화시위가 일자 이를 진압한 신군부가 집권하게 된다.
지난 15년간 미얀마와 한국을 오가며 두 나라의 아픈 현실을 직접 몸으로 겪은 전성호 시인은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에서 인간을 고난의 절벽 아래로 떠미는 운명의 힘을 생각했다. 130여 개 이상의 종족이 모여 살면서 끝없이 국지적 내전을 치르는 나라 미얀마의 현실은 분단을 수락하면서 살아가는 한반도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35년간의 식민 지배를 벗어나자마자 동족상잔을 겪었고, 반세기 넘어 허리가 잘린 국토에서는 전쟁이 낳은 이산가족과 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이 오늘날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 시인에게 미얀마는 “흙탕물 속에서 물고기가 된 듯 뛰어노는 아이들”, “잿빛 습지 속에서 자라는 풀”, “트럭에 사람을 가득 싣고 달리는 라인 카”, “하수구와 수돗물이 없어도 금빛 불탑과 세인빤의 향기에 기대 하루하루의 굴욕을 이겨내는 남루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자, “숨만 쉬어도 정치요 권력인”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서 “제국들의 각축과 주변부 국가들의 야만적인 통치는 물론 아시아의 전 지역에서 거의 같은 수준의 고통을 양산하는 힘이 무엇인지” 선명하고 명료하게 보인다고 말한다(「시인의 말」, 전성호).

왕과 왕비였다가 노예였던 손이
불변의 부처를 끌어 올린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자라 오르는 쉐산도
탄력을 잃은 바간
먼지 자욱한 옛 성터

(중략)

숨 쉬는 찰나마저 정치인 미얀마
늘 나무를 저물게 하는 일몰의 시간
벽돌을 들어 올리는
관광객 혹은 기능성 아웃도어를 걸친
왕이면서 노예들인 그들.
_「바간 쉐산도 파고다」 부분

옛 왕국의 수도 바간에 있는 5,000여 기의 탑과 사원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황금의 불발(佛髮, 부처의 머리카락)’ 쉐산도 파고다. 번영기에 접어든 왕족이 이룩한 ‘탑들의 고장’은 왕국의 쇠락과 외침, 자연재해를 겪는 동안 “기능성 아웃도어를 걸친/왕이면서 노예들”의 관광지로 전락해버렸다. “수많은 죽음을 남긴 1988년 민주화 시위 이후 북쪽 샨족 지역으로 들어가 무장투쟁에 합류한 학생들”(「양곤 다운타운」)은 아직 복귀하지 않았는데, 그들 대신 신자유주의라는 첨단의 문명이 들어와 소외된 존재들을 양산하고 있었다.

핀마나 떼진 꽃
옛 왕비들 좋은 자리 갈 때
머리에 꽂았다는데
요즈음은 나날이 귀한 날이어서일까
노래방 뒤듬바리 같은 가시내들
머리에 잔뜩 피어 놀란 듯
나를 쳐다본다.
_「떼진(Thazin) 꽃」 부분

디아스포라, 방황의 끝은 어디인가

양곤과 서울을 오가는 시인에게 현실은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그곳이 벼랑이요 절벽”이자 “존재 전체를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목메는 분노”를 삼키게 한다. 그중에서도 시인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것은 “이산자들의 고단한 삶”(「시인의 말」, 전성호)이다. 세계화의 진행으로 장소성이나 고유의 신체는 해체되고,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장소성을 파괴해버린 자본이 국경과 영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아픔은 상품, 자본과 함께 국경을 넘나들며 질병처럼 전염된다. 최근 유럽에서 벌어지는 난민 문제 또한 민족과 인종 관습이 뒤섞인 시대를 맞이한 인류에게 닥친 큰 파도이다. 한국에서 점차 심화되는 이주노동자 문제와 미얀마의 오래된 소수민족 문제는 모두 정체성에 관한 상호승인과 인정에 바탕을 두어야 해결 가능할 것이다. “국경의 장벽과 이민자 정책, 이주 이산의 문제는 갈수록 더 큰 질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층위에서 이러한 현실을 당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이제 겨우 시작”(「해설」, 김형수)일 뿐이다. 전성호 시인의 이번 시집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잎맥을 따라 진화하는
물소리의 높낮이 길게 기우는 지구
인천에서도 양곤에서도 아픈 내 몸
솟구치는 야자나무나 휘어지는 소나무들
의지나 기적 대신 그대
잠시 벽 없는 물 위에 몸을 놓아라
_「파도인 듯 풀잎인 듯 바람인 듯」 부분

한국의 현실과 미얀마의 현실을 체감하는 시인은 이방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오늘도 ‘먼 곳으로부터 먼 곳으로’ 돌아(떠나)간다. “불가능함에도 불가능한 가상을 향한 그 불가능한 몸짓을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은, 그것이 전성호 자신의 삶의 길이자 또한 시의 길이기 때문이다”(「추천의 글」, 김근).

풍선처럼 온 하늘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았다
2008년 5월 1일 12시에서 18시까지
미얀마 북태평양 남서부 상공
서쪽 하늘이 무너져버렸다

살아남은 자들의 입도 눈도 귀도 사라졌다
순식간이었다 17만 명의 얼굴과 손발이 사라지는 것은

벵골만 안다만을 들어 올려 물속에 던져버린
태풍 나르기스
하늘 아래 무서운 고요
_「나르기스」 부분

시인이 그린 미얀마의 현실은 절망스럽다. 7년 전 벵골만과 안다만 연안을 덮쳐 미얀마를 물지옥으로 만든 거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 “햇살 비추는 것도 무서운/나르기스의 나라”라고 비명을 토해놓은 시 「나르기스」는 자연재해를 빌려 말하는 미얀마의 아픔이다.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이 시에 담긴 절규에는 자연재해 앞에 드러난 미얀마 군부정권의 무능과 그에 절망하는 미얀마인들의 분노가 녹아들어 있다. 미얀마 땅에서 시인은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짊어진 운명 같은 것을 짐작했으리라. 그리고 고국의 땅에도 2014년 봄, 커다란 재앙이 찾아왔다.
“한국의 현실과 미얀마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보여주는 일, 스스로 두 나라 사이의 아픈 현실의 가교 또는 메신저를 자처하는 일, 그러면서 두 나라에서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익숙해져버린 현실의 아픔을 이방의 시선으로 다시 보여주는 일”로 인해 전성호 시인은 “인천에서도 양곤에서도 아픈 내 몸”이라 말한다. 시인을, 이 땅의 모든 디아스포라들을, 민중을, 시민을, 온갖 이름 가진 것들을 아프게 하는 것이 여전하다면 “소외와 배제의 호흡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일’의 온전함과 생명 지닌 것들의 설레는 흔적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인의 방황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전성호(지은이)

1951년 경남 양산 서창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살며, 미얀마에서 산다. 2001년 『시평』으로 등단, 시집으로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창비),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실천문학사), 『먼 곳으로부터 먼 곳까지』(실천문학사), 『말을 삼키는 도시』(시인)이 있고 미얀마 양곤에서 21년째 살고 있다.

정보제공 : Aladin

목차

제1부 식탐 외 
제2부 세인빤을 들어 올리는 이슬 외 
제3부 해남 가는 길 외 
해설 
시인의 말

관련분야 신착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