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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개정2판 (55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박상훈
서명 / 저자사항
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 박상훈 지음
판사항
개정2판
발행사항
서울 :   후마니타스,   2013  
형태사항
178 p. : 삽화 ; 21 cm
ISBN
978896437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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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1169274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41081222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3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사회과학실/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5131636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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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1169274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41081222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사회과학실/ 청구기호 320 2013 등록번호 15131636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M

컨텐츠정보

책소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反정치주의’와 싸운다. 그러면서 정치란 놀라운 분야이고 특히 민주주의에서는 모두가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보수적인 견해뿐 아니라 진보파들도 정치를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필자는 진보 안에서 정치와 민주주의가 잘못 이해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강의의 형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안적 정치관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빈곤과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도 정치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이상과 가치에 다가가기 위한 ‘대투쟁’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정치를 혐오하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하기에, 심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가장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놀라운 대중의 축제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2010년 프로야구 경기에 5백만의 관중이 모였다고 해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금년 2011년에는 6백만 관중 동원을 예상한다고 한다. 정치는 그보다 수백, 수천 배 더 큰 대중 참여의 모멘트들로 이루어진다. 한 번 선거를 할 때마다 3천만 명의 유권자가 움직인다. 혹은 3천만의 유권자를 움직이는 사람·정당·세력이 승리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정치를 부도덕과 타락의 세계로 묘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 세력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신화와 이데올로기를 뚫고, 정치를 다시 보라!

1. 정치 없이 민주주의 없다

에피소드 1
노회찬 씨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 직후의 일이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지역구 주민이자 평소 자신을 열성적으로 지지해 주었던 젊은 부부를 만났다. 그런데 그 부부가 하는 말이 자신들은 노 후보가 당선되어 정치인이 될까 봐 걱정해서 내심 떨어졌으면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실제로 떨어지고 나니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노회찬 씨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랐지만 그 부부가 무안해 할까 봐 웃으면서 “제가 정치인이 되어야지 아님 왜 출마했겠어요. 그럼 누굴 찍으셨어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당연히 노회찬 씨를 찍었다고 말했다. 노회찬 씨를 신뢰하고 지지하지만 그래도 그가 정치인이 되지 않았으면, 그래서 정치에 오염되지 않았으면 하는 복잡한 심리를 드러낸 것이다.

에피소드 2
같은 지역에서 함께 자란 친구가 진보 정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자기 일처럼 도와준 사람이 있다.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자기 친구와 그 당 사람들의 주장을 지지했고 선거운동도 도왔다. 그런데 막상 투표는 다른 정당에 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그 친구는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운동을 위해 나온 거니까, 정치인이 되어서 욕먹을 필요까지는 없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투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쪽에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反정치주의’와 싸운다. 그러면서 정치란 놀라운 분야이고 특히 민주주의에서는 모두가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보수적인 견해뿐 아니라 진보파들도 정치를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필자는 진보 안에서 정치와 민주주의가 잘못 이해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강의의 형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대안적 정치관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빈곤과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도 정치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이상과 가치에 다가가기 위한 ‘대투쟁’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정치를 혐오하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하기에, 심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가장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35쪽)

“정치는 놀라운 대중의 축제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2010년 프로야구 경기에 5백만의 관중이 모였다고 해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금년 2011년에는 6백만 관중 동원을 예상한다고 한다. 정치는 그보다 수백, 수천 배 더 큰 대중 참여의 모멘트들로 이루어진다. 한 번 선거를 할 때마다 3천만 명의 유권자가 움직인다. 혹은 3천만의 유권자를 움직이는 사람·정당·세력이 승리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36쪽)

2. 인간적이고 정치적인 진보의 길을 말한다

이 책에서 필자는 민주주의의 가치에 상응할 수 있는 진보 정치의 길을 말한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진보적 인간, 진보적 정치가 아니라 인간적 진보, 정치적 진보의 길이다. 인간과 정치를 진보적 이념에 따라 개조하려는 시도는 결과도 나빴을 뿐만 아니라 옳은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진보보다 정치가, 정치보다 인간이 훨씬 더 넓고 풍부한 세계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과 정치라는 그 넓은 세계를 진보 안으로 협소하게 밀어 넣으려는 시도는 무리가 따르고 성과를 얻을 수도 없다. 자신의 생각 이외에 다른 의견들을 무작정 부정하기만 하는 태도는 진보든 보수든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누구든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이견들의 공존 위에서 진보가 좀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존의 ‘민주주의 운동론’으로부터 벗어나 ‘민주정치론’이 적극적으로 개척되지 않으면 안 된다.
달리 말하면 진보는 정치의 세계 안에서 보수와 경쟁해야 하지 보수 없는 진보만의 정치를 꿈꿔서는 안 된다. 이들 간 경쟁의 내용이 좋을수록 민주정치도 살고 진보도 산다. 진보도 집권해야 하고, 그러려면 ‘저항론’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통치론’도 가져야 한다. 그에 맞는 유능한 정치가와 전문가,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기존의 진보 정치론은 이런 주제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못했다. 정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진보라면 보수와만 다퉈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정치적 진보, 반민주적 진보와의 싸움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정치철학적 기초를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보적인 것보다 정치적인 것이, 또 정치적인 것보다 인간적인 것이 더 넓고 풍부한 세계이며, 진보파가 사회적으로 큰 성취를 이루려면 인간과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52쪽)

“정치에 주목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허용하고 있는 정치라는 가능의 공간을 지금보다 더 활짝 열어야 한다. 진보의 열정이 정치적 이성과 만나고 그것이 좀 더 넓고 풍부한 인간적인 기초 위에서 성장해 갈 때 진보 정치는 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매력을 갖게 될 때 진보는 한국 정치의 주변을 박차고 나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중심적 기여자가 될 것이다.”(324쪽)

3. 정치와 정치학의 흥미로운 만남

이 책은 진보 정치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섯 차례의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치가 심상정 씨가 원장으로 있는 ‘정치바로아카데미’에서 마련한 강의였는데, 2010년 11월 13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아침 두 시간 반씩 총 5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때 강의를 바탕으로 2011년 1월에 이 책의 초판을 냈고, 그 뒤 여러 차례 반복된 강의와 고전 강독 모임의 성과를 정리해 이번에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보강되었고, 세 장이 추가되었다. 1장의 “정치는 중요하다”와, 대표적인 정치 고전이라 할 마키아벨리의『군주론』과 막스 베버의『소명으로서의 정치』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소개하는 6장과 7장이 그것이다.
이 책의 필자는 한국 사회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지난 4반세기 동안의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동안, 진보 안에서의 수많은 오류와 시행착오를 지켜보면서 인간과 정치의 문제에 관해 정치학 연구자로서 갖게 된 인식과 판단을 강의의 형식으로 풀었다. ‘진보적으로 하면 된다’라는 생각만으로 왜 충분하지 않은지를 하나하나 따져 가면서 우리 사회에서 진보의 문제를 객관화하려 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 일인지가 강의 과정의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잘 나타나 있다.

“강의를 하는 내 입장은 정치학이 갖는 ‘현실 구속성’이라는 운명 때문에 늘 위태위태했는데, 이론과 원리를 말하는 내게 그들은 늘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학’과 ‘정치’가 부딪히면서 만들어 내는 그 위태로움이 내게는 묘한 활력을 갖게 했다. 강의를 마칠 때마다 나는 늘 새로운 숙제를 받아 든 느낌이었다. 경제(economy)와 경제학(economics), 사회(society)와 사회학(sociology)처럼, 대개의 경우 학문과 학문의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따로 있는 데 반해, 정치나 정치학은 모두 영어로 동일한 단어인 politics로 표기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13쪽)

4. 저자가 말하는 자신의 책

현실주의적 정치관

필자는 자신의 정치관을 “있는 그대로의 인간과 정치를 이해하고자 하는 기초 위에서 실천론을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현실주의적 정치관’이라 말한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보다 보면 필자가 생각하는 정치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필자는 “현실적인 인식과 이상적인 목표를 같이 말하는 것이 자칫 평범한 이야기가 되고 아무런 인상을 주지 못할까 봐, 현재의 진보 정치에서 가장 부족한 현실주의적 인식의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진보 정치를 말하는 순간 거기에는 이상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굳이 말하자면 이 책의 정치관은 ‘현실주의적 이상주의’에 가깝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현실주의적 기초가 없는 이상주의적 진보 정치관에 대해서는 유보 없이 비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책을 썼다.”라고 말한다.

이 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운동이 아니라 정당을 강조했다.”고 말하는 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사회 진보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운동 정치론’, ‘사회운동적 진보 정당론’처럼, 운동이란 글자가 안 들어가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행동했다. 이렇듯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운동의 관성에 매몰된 나머지 정작 민주주의 시대에 필요한 ‘민주(주의) 정치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 정치를 이해하고 적응하기보다는 기존에 자신들이 견지했던 이념의 언어로 현실을 재단하고 대중을 계도하려는 태도가 강했다. 권력과 권위, 갈등과 대립, 리더십과 통치의 기능을 부정하면서 일종의 정치의 현실을 초월한 도덕적?급진적 운동론으로 정치조직의 통합력을 약화시키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냐 정당이냐’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문제를 토론하고자 하는데, 이는 잘못된 질문이고 잘못된 기준이다. 정당은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를 정의하는 중심적이고 또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어떤 정당, 어떤 정당 체제를 만들 것이냐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이다. 어느 국가든 정당은 헌법에 의해 뒷받침되는 민주주의의 대표 조직이다. 그러나 운동은 민주주의 체제 여부를 정의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며, 운동이 민주주의와 접맥되는 차원은 거기에 있지 않다. 운동은 자발적 항의의 표출이며 민주주의를 활력 있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정치체제의 운명을 결정할 국민적 위임과 같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운동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의 참여 기반을 튼튼히 하는 요소로 이해되어야지 정당 민주주의의 길을 부정하는 어떤 신화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어떤 정당, 어떤 민주주의를 말하는가?

진보 정당도 집권할 수 있는 민주주의, 노동 있는 민주주의
“빈곤 인구의 비율이 낮고 계층 간 불평등 정도도 낮으며 비정규직의 규모도 작은 나라는 어디일까? 투표율은 높고 인권 및 자유화 지표도 좋으며 소수자 및 이주민에 대한 권리 부여 정도가 높고 여성 장관 비율도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기대 수명도 높고, 불법 약물 복용, 10대 임신, 10대 자살, 저체중아 출산율, 정신 질환 발병률, 영양실조, 비만율이 낮은 나라는 어디일까? 후천적으로 계층 상승이 가능한 사회적 유동성이 높은 나라, 즉 기회의 평등이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강력 범죄율과 재소자 비율이 낮은 안전한 나라는 어디일까? 요컨대 어떤 유형의 민주주의가 되어야 좀 더 자유롭고 평등하고 건강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국가 간 민주주의의 성취를 통계적으로 조사 연구한 성과들이 몇 개 있다. 그에 따르면, 가장 설득력 있는 결론은 다음 두 가지다. 하나는 진보 정당의 경쟁력(집권 기간, 득표 경쟁력 등)이 큰 나라일수록, 다른 하나는 (보통 노조 조직률, 노사 협약 적용률, 노조의 중앙 집중화 정도로 평가하는) 노동조합의 힘이 강할수록 좋은 지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노동을 배제하는 정도가 덜할수록 그리고 진보적인 정당들도 상당한 득표를 하고 집권의 전망도 있는 나라들이 좀 더 자유롭고 평등하고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좋은 사회, 좋은 정치란 보수정당만이 아니라 진보 정당도 집권할 수 있는 민주주의, 노동의 시민권이 기업 운영-노사관계-정당 체제의 차원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민주주의에 있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것이 필자가 가진 어떤 진보적 이념 때문이라고 오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진보 없이 좋은 보수가 가능할까? 어려울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이 정치적으로 조직되고 경쟁하는 것이 갖는 좋은 효과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현실의 민주주의를 좋게 만들 방법이 없다. 보수와 진보가 좋은 경쟁의 체제를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민주정치의 발전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것, 그걸 말하고 싶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의 가치나 이상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의 시민권이 노동조합과 진보 정당의 형태로 조직되는 것에 있으며, 그럴수록 공동체의 발전에 대한 그들의 기여와 책임성도 커진다. 그런 사회가 더 건강하고 투표율도 높고 평등하고 자유롭다는 것, 이보다 더 확고한 사실은 없다. 나는 정말 그런 민주정치를 원한다.”(41~44쪽)

리더십의 역할에 의존하지 않는 정당 민주주의라야 대중 권력이 강해진다고?

천만의 말씀!
이 책은 리더십과 권위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 때문에 ‘평당원 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들은 불편해 하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리더십의 역할에 의존하지 않는 정당 민주주의라야 대중 권력이 강해진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리더십 없는 민주주의의 필연적 결과는 정파나 도당과 같은 ‘강한 소수’ 내지 ‘비가시적 권력’이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란 폭군이나 독재자의 출현 가능성을 감수하고라도 사회를 조직하고 통합하는 불가피한 방식으로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다. 정치 없이 시민적 삶을 발전시키기는 불가능하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의 핵심은 좋은 통치자를 만드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정당이 중심이 되는 현대 정치에서 정당은 곧 국가의 통치권을 두고 경합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조직적 표현과 같은 것이다. 응당 조직으로서의 정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집합행동의 딜레마를 완화시키는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념이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리더십의 발전 및 조직적 권위의 확립, 규율의 체계화가 있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권위?권력?국가?정당?당파성?리더십의 좋은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있는 것이지 그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정치 자체를 없애 버리는 접근이 아니다.”(126~127쪽)

그렇다면 정당이 권위주의화하지 않을까?

리더십이 기능하는 것이 먼저, 그것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권위주의적 요소와 대면해야
“현실의 민주주의가 먼저 정부로 하여금 통치하게 한 뒤 그것에 책임성을 묻듯이, 정당 조직에서도 먼저 리더십이 기능하게 하고, 그러고 나서 그것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권위주의적 요소들과 대면해 가야 할 것이다. 인치가 갖는 독단성과 임의성을 제어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인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치를 없애는 것과 같다. 그간 한국의 진보 정당은 보수정당과는 달리 ‘인치의 과잉’이 아니라, 사회적 기대와 대중적 열망을 응집시킬 수 있는 ‘인치의 부족’, 즉 리더의 부재 때문에 더 많은 문제를 낳았다. 아데나워 시대의 독일 기민당, 브란트 시대의 독일 사민당, 맥도널드 시대의 영국 노동당, 미테랑 시대의 프랑스 사회당, 베를링구에르 시대의 이탈리아공산당을 말하듯, 진보 정당도 리더십의 특징과 결합된 직접적 책임성의 구조를 발전시키는 데 소극적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129쪽)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인가?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은 정당 체제이지 정당이 아니다.
“아니다. 다만 민주주의를 그런 식으로 물신화해서 이해하는 것에 반대할 뿐이다. 모든 정당이 당내 민주화를 말해 왔고 지금도 계속 그 패러다임 안에 있다. 문제는 당내 민주주의를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좋은 정당이 되기 위해 당연히 발전시켜야 할 리더십과 권위의 체계를 심각하게 약화시켜 왔다는 사실이다. 정당은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하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은 정당 체제이지 정당이 아니다. 민주정치의 핵심은 개별 단위(unit)로서 하나의 정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당들, 즉 단위들 사이의 관계 양식을 말하는 정당들의 체계(system)에 있기 때문이다. 단위로서의 정당은 기본적으로 자율적 결사체의 성격을 갖는다. 어떤 정당은 자신들이 대표하고자 하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위계적인 조직 구조를 가질 수도 있고, 이념을 중시하며 상층 엘리트 사이의 집단지도체제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 가능한 한 민주적 가치와 원리가 당내에서 발전해야겠지만 그것이 조직으로서의 정당 내지 리더십의 발전을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물신화하는 일이 된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민중을 위한 것이며, 거꾸로 민중이 그런 이념적 가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정치와 정당 역시 추상화된 원리나 가치에 맹목적으로 따라야 하는 생기 없는 무대가 아니라 인간들이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공간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127~128쪽)

정치에 대해 계속 쓰고 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쎄, 정치를 잘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정치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누구나 전문가다. 보통 사람들의 판단이나 지혜도 대단하다. 그런 점에서 정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민주적이고 민중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식인들이다. 그 가운데 진보파에 속하는 지식인들의 정치관에는 못마땅한 것이 많다. 그들은 대개 정치와 정당을 초월해 있는 듯 말하고 처신한다. 우리 사회 진보적 지식인조차 정당에 가입하는 일을 꺼리는데 이제는 달라졌으면 좋겠다. 제아무리 뛰어난 지식인이라 해도 파당성을 갖지 않고 진보적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당과 정치를 초월한 진보성을 추구하거나, 진보가 갖는 도덕적 우월 의식을 과시하는 일도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자신의 파당적 입장을 말하고 또 그에 맞게 정치적으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5. 상식에 反하는 정치관을 보여주는 인용문들

필자는 이 책에서 직접민주주의, 마르크스주의, 정치, 권력, 타협, 갈등 등에 대해 기존의 상식에 반하는 정치관을 제시한다.

“그[샤츠슈나이더]에 따르면 기존의 직접 민주주의 이론은 ‘인민’이라고 불리는 보통의 시민을 민주주의의 보루로 이상화해 놓고는 정작 현실에서 민주주의가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그 책임을 모두 이들에게 떠넘기는 일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지식인들이 정치적 사안에 따라 위대한 시민을 칭송하는 일과 욕망에 빠진 시민을 탓하는 일로 자신의 일을 다 했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못 참아 했다.”(106쪽)

“혁명은 예술적 상상력과 같은 물리적 강권력의 위험성이 약한 곳에서는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혁명론을 갖고 정치적 실천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혁명론은 무엇보다도 종말론적 사고를 강화하기 쉽고, 실제 혁명에 성공한다 해도 그것이 갖는 반정치적인 사고 경향 때문에 혁명 이후를 전체주의 사회로 이끌기 쉽다.
이상 사회를 위한 혁명적 단절론을 앞세워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삶의 모든 것을 걸라고 인간을 미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평균적 한계 위에서 서로 협력하고 나날이 진보하는 것의 가치와 보람을 더 중시해야 한다.”(140쪽)

“정치의 방법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 정치학의 기본 전제는, 정치란 개인의 차원 나아가 운동성 내지 도덕성의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적인 세계를 갖는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초심’, ‘도덕성’, ‘운동성’과 같은 도덕률이 진보의 영역에서 정치의 세계를 지배하는 언어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접근은 무엇보다도 정치를 현실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
정치의 현실이 포착되지 않는 조건에서 정치의 방법으로 힘을 조직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도덕성은 개인의 자율적인 판단의 영역에 있는 것이지 강제될 수 없는 것이다. 도덕성이 정치적 행위를 규제하는 기준이 될수록 정치가 도덕적일 수 있는 기반은 파괴된다.
우리 사회처럼 도덕성이 강조되는 정치도 없지만 한국 정치가 도덕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은, 한국의 정치가가 부도덕하기 때문이 아니라 도덕성을 따지는 동안 실제 개선해야 할 정치의 현실을 놓쳐 버리고 결과적으로 부도덕한 정치 현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143쪽)

“근대 정치학은 도덕주의와 단절하면서 출발했다. 달리 말하면, 가난한 대중의 운명이 정치가의 선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반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드는 접근이라 하겠다. 아무리 선한 정치 엘리트나 그 어떤 민중적 교리를 갖는 정당도 대중의 요구에 의해 제약되는 정치의 체계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도덕적 헌신은 무뎌지고 편협한 조직의 관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이상적 민주주의라 해도, 민주주의 역시 지배의 한 형태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운동권 내지 진보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분명 그들 역시 정치를 하고 권력을 이용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해 다투고 있는데도 늘 언어의 구사에 있어서는 그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권력과 이해관계에 초연한 역사적 역할자로 정의하거나, 자신은 안 그런데 상대가 권력과 이해관계를 다툰다고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또 자신은 원치 않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권력과 이해를 다투게 되었다는 식의 자기 위선과 변명의 문법이 일상화되었다.”(144쪽)

이처럼 마르크스주의가 갖고 있는 이른바 정치 부재론 내지 정치 종언론은 정치를 부정적인 것으로 만들기 쉽다. 오로지 혁명이 중요하고 혁명 이후에는 하나의 진정한 정치형태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 그것만큼 위험한 생각은 없다. 정치는 인간이 천사가 되지 않는 한 언제나 꼭 있어야 하는 불가피한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은 정치를 선용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지 정치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139쪽)

“이 책에서도 필자는, 정치를 하게 되어 있고 또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정치를 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치란 놀라운 분야이고, 소명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가가 되는 것은 도전할 만한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15쪽)

“권력의 부패는 권력 자체에 있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 있다. …… 권력은 삶의 진정한 본질이며 원동력이다. 그것은 몸에서 피를 순환시키고 생명을 유지하는 심장의 힘이다. 그것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위로 솟아올라 단결된 힘을 제공하는 적극적 시민 참여의 힘이다. ……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란 생각할 수도 없다. …… 성 이그나티우스는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권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59쪽)
“권력을 알고 이해하며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은 권력을 건설적으로 이용하면서 통제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권력 없는 삶은 죽음이다. 권력 없는 세상은 유령 같은 황무지, 죽은 땅이다.”(60쪽)

“요컨대 정치적 이성이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존중, 무지의 가능성에 대한 자각, 진보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이념과 가치의 다원주의, 누구든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의 존중, 타인에 대한 인간적 정중함과 관용 등을 내용으로 한다. 그 기초 위에서 진보가 진보다워야 할 것이다. 진보적인 것을 위해 정치를 부정하면 안 된다. 진보는 지금보다 더 그리고 제대로 정치적이어야 할 것이다.
정치에 주목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허용하고 있는 정치라는 가능의 공간을 지금보다 더 활짝 열어야 한다. 진보의 열정이 정치적 이성과 만나고 그것이 좀 더 넓고 풍부한 인간적인 기초 위에서 성장해 갈 때 진보 정치는 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매력을 갖게 될 때 진보는 한국 정치의 주변을 박차고 나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중심적 기여자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173쪽)

“조직가에게 타협은 핵심적이고 아름다운 단어이다. 타협은 실질적으로 활동할 때 언제나 그 안에 존재한다. 타협은 거래를 하는 것인데, 거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숨고르기, 크지는 않지만 보통 정도의 승리를 의미하며, 결국 타협은 획득하는 것이다. ……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는 끊이지 않는 갈등 그 자체이며 갈등은 간헐적으로 타협에 의해서만 멈추게 된다. …… 타협이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를 한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면 그 단어는 ‘타협’일 것이다.”(60쪽)

“무엇보다도 이 책은 갈등이 민주주의의 엔진이라고 말하며 갈등을 키우고 사회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주장한다.”(98쪽)
“요컨대 갈등 없이는 그 누구도 인간들의 사회 속에서 존재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이런 갈등 때문에 불러 들여진 정치체제이고 또 갈등 때문에 존재한다. 갈등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렇듯 민주주의는 갈등에 기반을 둔 정치체제다.”(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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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박상훈(지은이)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한국 지역 정당 체제의 합리적 기초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정치발전소 학교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만들어진 현실 : 한국의 지역주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가 아닌가』와 『정치의 발견』, 『민주주의의 재발견』, 『어떤 민주주의인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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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서문 : 이 책을 쓴 이유 = 7 
1강 정치는 중요하다 = 17 
2강 정치는 누가 어떻게 하는가 = 49 
3강 정치의 기술, 실천의 기술 = 81 
4강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것들 = 117 
5강 정치적 이성과 말의 힘 = 145
에필로그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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