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컬렉터가 미술 시장이라는 무대 위에서 벌이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가능하면 두 주인공의 갈등과 고민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각자가 겪는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기 위해 논의의 폭을 시장경제의 틀이 갖춰지는 초기 자본주의 역사까지 넓혔다. 미술 시장의 역사적 전개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상의 모습을 잡아 보는 것이 이 책의 개성인 셈이다.
소비주의사회 속에서 미술이 차지하는 역할, 다시 말해 미술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무기로써 거듭나는 과정이 글 초반부의 주제다. 그리고 화가와 컬렉터를 연결해 주는 그림 상인, 즉 아트 딜러의 원초적 본능을 잡아내면서 그림값이 결정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했다.
특히 작가는 왜 항상 가난할까, 아트 페어의 역사,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작업에 몰두해야 했던 미켈란젤로, 개인 파산과 거듭되는 가혹한 불행 속에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렘브란트 등은 화가와 그림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과 돈의 상관관계, 그림값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
그림값의 비밀
그림값은 언제 오를까? 어떤 그림이 명작이 되는 것일까? 얼마 정도면 그림 한 점을 살 수 있을까? 그림값은 재료비에 비례하는 것일까? 등등. 그림에 대해 궁금한 점은 너무나 많다. 우리 곁에 가장 친숙한 예술인 동시에 미술은 그들만의 시장인 까닭이다. 그림을 좋아한다고 기꺼이 말하는 사람들 중 실제로 그림을 구매한 경험이 있거나, 미술 경매에 참가했던 이들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그림은 이중성을 갖고 있다. 가장 고고하고 심미안적 예술인 동시에 현대의 강력한 세속적이며 절대적 수단인 ‘돈’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화가의 뒤에서 오히려 작가보다 더 큰 영향을 가지고 미술 시장을 흔드는 ‘컬렉터(중개상)’의 존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컬렉터가 없다면 지금의 미술은 시장이 형성되지도, 우리 곁에 이렇게 가까이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림은 두 번 태어난다
화가의 손에서 한 번, 그리고 컬렉터의 품 안에서 또 한 번.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화가의 몫이지만 그림의 성장은 컬렉터의 품속에서 이뤄진다. 그림이 화가의 작업실에서 태어나 미술관에 걸리기까지 겪게 되는 기나긴 여정을 생각해 볼 때, 컬렉터는 작품의 두 번째 창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림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완성된 수많은 작품 중 컬렉터들에 의해 선별된 극히 일부의 것들이다. 과거에 그려진 수많은 그림들 중에서 컬렉터의 눈에 들어 간 소수의 작품들에게만 수백 년의 시간을 이겨 낼 수 있는 불멸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작가와 컬렉터, 그리고 그림의 관객
미술에 대한 이해를 생각하면 이러한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는 것도 컬렉터가 무슨 작품을 살까 고민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사실 모든 사람이 컬렉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자리에서 미술의 진면목을 바라볼 수는 있다. 오늘날 미술의 역사를 새로운 각도에서 생동감 넘치게 관람하게 해 주는 일등석 자리는 작가와 컬렉터가 함께 공동 주연으로 벌이는 미술 시장이라는 무대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 이 두 공동 주인공의 대화와 움직임을 다 함께 고려하는 것이 미술 감상의 첩경이 되며, 둘이 벌이는 신경전과 갈등이 스토리 전개의 핵심이 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이 책은 작가와 컬렉터가 미술 시장이라는 무대 위에서 벌이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가능하면 두 주인공의 갈등과 고민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각자가 겪는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기 위해 논의의 폭을 시장경제의 틀이 갖춰지는 초기 자본주의 역사까지 넓혔다. 미술 시장의 역사적 전개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상의 모습을 잡아 보는 것이 이 책의 개성인 셈이다.
《그림값의 비밀》을 읽기 전에
소비주의사회 속에서 미술이 차지하는 역할, 다시 말해 미술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무기로써 거듭나는 과정이 글 초반부의 주제다. 그리고 화가와 컬렉터를 연결해 주는 그림 상인, 즉 아트 딜러의 원초적 본능을 잡아내면서 그림값이 결정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했다. 이 책 한 권으로 그림값이라는 요지경 같은 세계를 모두 다 파헤쳤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주요 논점은 충실히 제시했다. 화가들 사이에 임금이 차별되는 순간이나 그림값을 매기는 방식이 작가의 노동력과 그림에 들어간 재료의 합에서 작품의 가치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순간 등을 포착하려 한 것이다.
창작의 열정에 빠진 화가들도 현실적인 삶의 문제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밥벌이의 지겨움’을 어떻게 이겨 내는가의 문제는 작가의 이해에 중요한 문제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책의 후반부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왜 항상 가난할까, 아트 페어의 역사,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작업에 몰두해야 했던 미켈란젤로, 개인 파산과 거듭되는 가혹한 불행 속에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렘브란트 등은 화가와 그림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를 위하여
이 책은 그간 그림 거래 장면을 관심 있게 바라보았던 일반 관객들이 독자다. 특히 발길은 화면 밖을 향하지만 눈길은 화랑 속으로 향하고 있는 수수한 주변인 같은 사람. 그러면서도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의 끈을 계속 가졌던 이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미술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사람이나 그림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 이들, 그림값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미술 시장은 오늘날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술 시장의 비중이 커지고 그것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미술은 상류층들만의 특수한 소비거나 한가로운 사람들의 취미활동으로 고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같은 불황에도 초현실적인 미술 경매 가격의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대다수 일반 사람들은 무관심이나 냉소로 이를 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 시장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미술은 원래 시골의 장터 같은 곳에서 사고팔기 시작했다. 생활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러니 미술이 생활에 더 가까이 다가오는 동시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가까이 두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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