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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70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Sennett, Richard, 1943-. 김병화, 역
서명 / 저자사항
투게더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 리처드 세넷 지음 ; 김병화 옮김
발행사항
서울 :   현암사,   2013  
형태사항
485 p. ; 22 cm
총서사항
HN 논픽션 신서 ;01
원표제
Together : the rituals, pleasures, and politics of cooperation
ISBN
9788932316529
일반주기
색인수록  
일반주제명
Cooperation Cooperativeness Social acceptance Social adjustment Cooperativeness -- Psychological aspects Cooperativeness -- Social aspects Cooperativeness -- Moral and ethical asp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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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02.14 2013 등록번호 111692041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02.14 2013z1 등록번호 111701811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3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사회과학실/ 청구기호 302.14 2013z1 등록번호 15131572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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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02.14 2013 등록번호 111692041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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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정보

책소개

현재 지구에 사는 최고의 지성 중 하나인 리처드 세넷의 신작. 그는 이번 책에서 사람들이 거리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정치에서, 온라인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세넷이 찾은 협력의 역사적 사례는 길드의 작업장, 근대의 예술, 파리의 코뮌, 월스트리트의 노동자, LA의 코리아타운, 페이스북의 ‘친구 맺기’ 등 실로 다양하고 광범하다.

세넷은 이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사회에서 협력의 기술을 다시 배우고 공동체를 구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우리는 이 기술을 다시 살릴 수 있다.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 본성과 사회의 경험 속에 이미 스며 있기 때문이다.

‘협력’없이 살 수 없는 세상, 경쟁을 멈춰 세우는 방법!
엄청나다! 현대인의 ‘지적 조언자’ 리처드 세넷의 눈부신 글쓰기
‘정의란 무엇인가’, ‘힐링’열풍에 대답하는 따스한 성찰!


불통의 시대, 무한 경쟁과 자살, ‘격차사회’와 ‘피로사회’, 자기 계발과 힐링... 이웃집에 악마가 사는 ‘층간소음’의 시대에 ‘층간소통’을 상상할 수 있을까? 동정 없는 세상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구원 없는 사회에서 치유를 찾고, 혁명 없는 시대에 〈레미제라블〉에 감동하는 ‘우리들’은 누구인가?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는가? 경제적·정치적·민족적·종교적·문화적으로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일은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과제다. ‘가족’과 ‘부족’의 이익만을 탐하는 1차원적 사회,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냉소적인 사회에서 ‘투게더’, 즉 ‘통합’이 아니라 ‘사회적 협력’은 어떻게 가능할까?
현재 지구에 사는 최고의 지성 중 하나인 리처드 세넷은 신작 『투게더』에서 사람들이 거리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정치에서, 온라인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세넷이 찾은 협력의 역사적 사례는 길드의 작업장, 근대의 예술, 파리의 코뮌, 월스트리트의 노동자, LA의 코리아타운, 페이스북의 ‘친구 맺기’ 등 실로 다양하고 광범하다. 세넷은 이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사회에서 협력의 기술을 다시 배우고 공동체를 구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우리는 이 기술을 다시 살릴 수 있다.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 본성과 사회의 경험 속에 이미 스며 있기 때문이다!

■‘비참한 사람들’의 힐링?〈레미제라블〉열광을 이해하는 인문적 성찰...


지난해 12월 19일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장기 흥행하며 6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한국사람 열 명 중 한 명이 영화를 본 셈이다. 이 ‘감동의 물결’에 대해 저마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많은 매체들이 대선 패배로 인해 ‘멘붕’에 빠진 야권 후보 지지자들이 그들의 좌절과 분노를 영화를 보며 ‘힐링’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절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역사의 반대말이 구원이라면, 실패한 혁명을 그린 이야기에서 ‘치유’를 찾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할까?
〈레미제라블〉의 ‘비참한 사람들’은 분명 이전에 혁명도 이룩했고 심지어 왕도 갈아치웠다. 그랬음에도 이들이 다시 실패할 혁명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전히 삶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 역시 거리의 기억과 정권교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개개인은 먹고살기가 나날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태백’ ‘88만원 세대’는 여전한 장기침체와 승자독식 경쟁체제로 인해 30대가 되어서도 취업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일해도 아니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워킹푸어’, 겉보기에는 번듯하지만 빚에 허덕이는 중산층 ‘하우스푸어’가 ‘서민’ 대다수를 지칭하는 용어로 대두되었을 정도다. 또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율과 더불어 가장 빠른 노인 빈곤화율을 보이고 있다는 통계는 피할 수 없는 비참을 두렵게 한다.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건 간에 ‘우리’는 오늘과 내일이 불안하다. 당장 나와 내 가족의 삶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하루하루를 보내며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답했던 건 아닐까? 도쿄대 강상중 교수는 “한국사회는 학력이나 자산, 소득이나 지위의 극단적인 격차와 함께 행복과 불행의 차가 역력하여 과거 어느 때보다 사회 안에 르상티망(원한)이 깊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했다. 이렇듯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향한 일종의 패배주의적 분노는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외치는 소리에 언제라도 공명할 기회를 찾기 마련이다. 노동사회학과 도시사회학의 대가로서 르상티망을 주요 키워드로 연구한 리처드 세넷의 』투게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에 눈길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숨막히는 시장 경쟁 사회에서 세넷은 분명히 말한다. ‘우리’는 함께 살 수 있다고.


■ 불통과 대결의 시대... 차이를 인정하고, 타인에게 반응하고, 서로 대화하라!


세넷은 ‘우리’와 ‘너희’라는 대립에 주목한다. 어느 날 세넷의 손자가 다니는 영국의 한 공립초등학교 교내 방송으로 어떤 노래가 흘러나왔다. “엿 먹어, 엿이나 실컷 처먹어, 왜냐하면 네가 진짜 싫으니까, 너네 패거리 전부가 진짜 싫거든!” 이 노래가 그저 반항감을 표출한다고 환호한 아이들의 태도에 세넷은 기겁을 했다. 〈엿 먹어〉의 가수가 오히려 조롱하려 했던 ‘우리와 너희들의 대립’에 아이들이 무감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세넷은 현대 사회에 팽배한 부족주의를 감지한다.
물론 사회적 동물에게 부족주의는 자연스러운 충동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계급과 종교와 인종이 섞인 오늘날의 복잡 사회에서는 자칫 폭력적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 부족주의는 자신과 같은 사람과의 연대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격과 짝을 지우기 마련이다. 폐쇄적인 유대감을 기초로 하는 적대적인 집단의식은 20세기에 이미 인류를 파멸시킬 뻔한 전적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너무도 다른 ‘우리’와 ‘너희’ 사이의 차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세넷은 오히려 이 차이에서 ‘함께’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로 단절되어 있고,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가진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삶에서 욕구와 의지의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지도 않고 서로가 평등하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세넷은 인간이 놓인 이와 같은 상황을 몽테뉴의 말로 대신 전한다.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 속에 무엇이 오가는지 우리는 대체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고양이로 빗댄 것이다. 그리곤 세넷은 덧붙인다. “그런데도 몽테뉴가 그 수수께끼 같은 고양이와 계속 놀았던 것처럼 상호 이해의 부족이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그저 각자 자신의 기준에 따라 타인에게 반응하기만 하면 된다. 』투게더』에서 말하는 세넷의 협력이란 타인에 대한 우리의 반응 능력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우리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는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에겐 서로를 이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넷은 타인에게 반응하는 의미의 협력을 하나의 실제적인 기술, 즉 실기(實技, craft)로 바라본다. 그렇다. 협력은 단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도덕적 의무나 이상적 개념이 아니다.


■ 분열적인 연대를 넘어 사회를 재발견하라! 21세기적 협력 개념, 투게더?


『투게더』에서 중세의 길드에서 근대의 작업장, 현대의 구글까지 협력의 변화를 탐사하는 세넷은 ‘함께하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다름 아닌 ‘대화의 기술’인데 이는 곧 잘 듣는 기술을 의미한다. “관찰하지 않는 사람은 이야기를 잘할 수 없다”는 영국의 한 변호사의 말에 세넷은 귀를 기울이며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잘 듣는 데는 다른 종류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는지 해석하는 기술, 발언만이 아니라 동작과 침묵까지 파악하는 기술 말이다. 잘 듣는 사람은 상대방이 말하지 않고 추정하는 것 속에서 의도와 맥락을 집어내어 공통의 토대를 찾아낸다. 이 숙련된 청자를 두고 탐정과 닮았다고 한 몽테뉴의 비유에 동의하며 버나드 윌리엄스가 지적한 ‘소신의 물신숭배(fetish of assertion)’를 경계했다. 오로지 자기의 말만 해대는 귀머거리 대화에서 ‘대화적 대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년 만에 서비스를 폐쇄했던 ‘구글 웨이브’의 사례를 들어 온라인상의 협력 중 사회적 상호작용에 기여하지 못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

아마 그 프로그램이 정보 공유를 소통이라고 착각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인지도 모른다. 정보 공유는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훈련인 반면, 소통은 말로 표현된 것 못지않게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에도 관련된다. … 이메일을 쓸 때 으레 그렇듯이, 서두르다 보면 답장은 최소한의 사실만 남아 앙상해진 형태가 되는 경향이 있다.(본문 61쪽)

첼리스트로 활동했던 세넷은 대화적 대화를 리허설에 비유한다.

슈베르트 8중주에서 작곡가는 여덟 명의 연주자가 처음에는 공유하던 선율을 조각조각 부순다. … 각 연주자는 자신이 맡은 조각의 연주를 마치면서, 자신이 떠난다는 사실에 호들갑을 떨지 않고 그냥 “난 여기서 기차에서 내릴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슈베르트가 원한 바가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 하고, 그들이 내는 소리와 다른 내 소리가 그들의 소리와 통합되어야 한다. 악보와 음향 사이에 이런 간극이 있기 때문에, 내 지휘 선생인 위대한 피에르 몽퇴는 학생들에게 “읽지 말고 들어!”라고 명령하곤 했다. (본문 41~42쪽)

아니면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가 화려하게 펼치는 ‘재진술’ 기술은 어떨까? 소크라테스가 교묘하게 ‘다른 말로’ 변주하는 오해와 엇갈린 의도는 상대방의 관심을 자극한다. 간혹 재치 있는 반문은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적응할 기회를 준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인식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된다. 세넷식의 다른 말로 하자면, 이는 공감보다는 감정이입의 기술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당신의 고통을 느낍니다” 대신 “나는 당신이 느끼는 고통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세넷은 동일시를 통해 차이를 지우는 ‘자기’에 방점을 찍기보다 나의 밖에 있는 ‘너(의 고통)’로 나가는 것이 더 강력한 실천일 수 있음에 주목한다. 서양 철학과 역사의 은밀한 욕망인 ‘동일화’를 뛰어넘는 섬세한 사회학적 상상력이 여기에 있다.


■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는 질서보다 더 협력할 능력이 있다!
-현대 사회와 인간에 대한 임상 보고서,『투게더』먼저 읽기


『투게더』에서 세넷의 ‘대화적 글쓰기’는 듣던 바대로 섬세하고 찬란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다가 인류학, 역사,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의 이론을 들며 미국이나 유럽 사회 현실을 논한다. 다방면에 걸친 광범한 인용은 화려하지만 현학적이지 않다. 노동과 계급과 도시에 대해서 오랜 기간 실질적으로 천착한 학자답게 실증적인 데이터와 실제 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들은 생생하다. 게다가 음악, 예술, 문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교양은 심지어 우아할 정도다. 그러니 세넷이 직접 대상으로 삼은, “물음을 제대로 던지는” “지적인 일반 독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나뉘는데, 각각 협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약해지며, 강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1부는 특히 정치에서 협력이 이뤄지는 방식을 다룬다. 우리 대 그들이라는 분열이 극심한 현대 사회에서 대립의 정치가 아닌 협력의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1장은 1900년에 열렸던 파리 만국박람회장 이야기로 시작한다. 뮈제 소시알(사회박물관)이라는 전시장 이름에 담긴 ‘사회적 질문’을 통해 ‘사회성’의 의미를 묻는다. 사교성이 아니라 “사회는 어떻게 다르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묻는 사회성 말이다. 이는 게오르그 짐멜이 말한 사회성, 즉 ‘타인에 대한 인식’과 맞닿아 있다. 세넷은 감정이입하는 지적인 거리두기로서 낯선 이를 이질적인 채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것은 함께 행동하자는 ‘연대’의 구호와 대비된다. 연대는 단합된 행동을 통해 분열을 채우고자 하지만 정작 연대 자체가 분열적이다. 세넷은 통일성을 강조하는 하향식 연대를 정치적 좌파로, 포괄성을 강조하는 상향식 연대를 사회적 좌파로 지칭한다. 후자는 연합주의와 조합주의를 거쳐 풀뿌리 민주주의로까지 이어졌다. 사회적 좌파에게 협력은 전략적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목적 자체였다. 이는 헐 하우스로 대표되는 사회복지관의 형태로 구현되었다. 세넷은 이러한 공동체의 조직가 중 솔 앨린스키를 손꼽는다.

그의 조직 ‘방법’은 공동체의 길거리 문화를 배우고,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고, 그들을 한데 모이게 하여,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었다. 그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남 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발언하도록 격려했고, 그 자신은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면서, 요청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적극적이면서 재미있는 사람이었던 그는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젊은 추종자들을 끌어당겼는데, 그들 중에는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있었다.(본문 94쪽)

2장에서는 자연 상태에서의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살핀다. 그 사이에서 사회적 동물은 균형을 찾는다. 자연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취약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교환 형태를 통해 균형은 유지되었다. 이타주의, 윈-윈, 차별화, 제로섬, 승자독식의 스펙트럼 사이에 균형이 자리 잡는다. 그 중 ‘의례’는 인간 특유의 교환 형식인데 이를 통해 인간은 자연에서 문화로 협력의 이동을 발전시킨다.
3장에서 세넷은 ‘넓고 깊은 교양’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스 홀바인의 그림〈대사들〉을 자세히 읽으며 협력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왔는지 보여준다. 이 그림의 배경에는 영국왕 헨리 8세의 이혼 문제로 유발된 종교개혁 사건이 깔려 있다. 그림 속에는 당시의 첨단 기구들이 놓인 탁자와 두 남자가 있다. 탁자 위에는 육분의, 복합태양관측기, 9면체, 수학책, 루터교파에서 펴낸 성가집, 현이 끊어진 류트 등이 놓여 있다. 두 젊은이는 외교관이다. 직업인으로서의 외교관은 사회적인 행동 원칙이 기사도 정신에서 예절로 바뀌는 시대를 보여준다. 루터파의 성가집은 종교 의례의 커다란 변동을 나타낸다. 루터는 신도를 그저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전락시킨 가톨릭 의례를 거부했다. 성직자들만의 라틴어 대신 신도들의 소박한 언어를 사용했다. 인쇄된 성서는 많은 이가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탁자 위의 도구들은 기술 혁신과 작업장의 변화를 대변한다. 위계질서 속에서 유지되던 과거의 길드가 유연해지기 시작했다. 기존 질서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기술들이 거듭되자, 서로에게 잘 배우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의 발언과 동작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작업장은 대화적 소통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2부는 오늘날 협력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진단한다. 유년 시절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권위와 신뢰가 약해진 조직과 사회, 비정규적인 신자유주의 노동 현장과 단기적인 시간 단위로 운용되는 금융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자아의 유형이 출현했다. 요구가 많고 복잡한 사회적 참여 형태를 감당하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인성을 가진 ‘비협동적 자아’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차이가 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후퇴한다. 흥분을 피하고 스스로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냥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건 그냥 그들의 문제일 뿐이다. 고집스럽게 타자로 남아 있고자 하는 이 유형의 사람들은 협력하려는 욕망이 지극히 약하다. 혼자서만,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개인이기 쉽다. ‘피로사회’가 만들어낸 ‘냉소주의자’들. 점점 좀비들이 되어가는 이들에게 어떻게 사회라는 온기를, 협력이라는 피를 돌게 할 것인가?

3부는 이렇듯 ‘경쟁사회’에서 약해진 협력을 강화시키는 기술을 검토한다.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를 하는 장인들이 몸을 통해 기술을 ‘체화’하듯 사회적 관계의 기술 역시 그 리듬을 몸으로 익힐 수 있다고 세넷을 말한다. 다음 단계는 그 리듬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인 ‘일상에서의 외교’이다. 사교적 가면을 즐거이 쓰고 의례를 배우고 공연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관계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과 사람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필요하다. 특히 공동체적 헌신, 공동체에 대한 소명이 절실하다. 세넷은 중시하는 것이 신앙이냐 단순성이냐 즐거움이냐를 기준으로 공동체를 나눈 뒤, ‘좌우지간’ 공동체 자체가 소명일 수는 없는지 묻는다.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공동체, 사람들이 일대일 관계의 가치와 그런 관계의 한계를 모두 실현해내는 과정으로서의 공동체를 생각하고 싶다. 빈민이나 주변적 인간들에게 그 한계는 정치적 한계이고 경제적 한계이다. 가치는 사회적 가치이다. 공동체가 비록 삶의 전부를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진지한 즐거움을 약속해주기는 한다. …나는 그것이 공동체의 가치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게토에 살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본문 432쪽)

헌신과 소명이라니? 이 오래되고 장중한 언어에 ‘현존하는 가장 현명한 좌파’ 세넷은 보편성과 구체성을 입힌다. 그것은 지금 비참한 자도, 앞으로 비참해질 사람도 함께 호명하고 호소한다. 이때 협력과 대화가 실기를 넘어 지적인 감응으로 전달되는 순간, 우리는 독서 공동체에 함께 한다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투게더’를 읽는 기쁨이자 협력의 시작이다.

■ 살아 있는 인문학, 우리 시대의 사회학적 상상력 ‘HN 논픽션 신서’를 펴내며


1970년 ‘동양 고전의 현대화’, ‘최신 지식의 체계화’를 모토로 하여 첫 권 『한국인』(윤태림 지음)을 펴내기 시작하여 1992년까지 모두 91권을 출간한 〈현암신서〉는 한국 인문 출판 기획의 굵은 그루터기이자 한국 현대 지성사의 그윽한 반석이 되었습니다. 현암(玄岩) 조상원 선생은 간행사에서 ‘경이적인 변혁의 시대’에 더욱 바탕이 되는 ‘창조적 정신’을 강조하면서 ‘박제된 지식’, ‘무관심한 지성’을 경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식의 확산’, ‘지성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현암신서〉를 펴내기 시작하면서 ‘높은 수준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읽기 쉽게 편집하면서, 가능한 한 싼값으로 아름답게 제작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앞선 성취를 이정표 삼아 ‘21세기판 현암신서’라 할 〈HN 논픽션 신서〉를 시작하려 합니다. 20세기를 지나 여전히 우리는 ‘주체할 수 없는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문명과 문화의 변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믿음은 오늘의 불안으로 의심받고, 오래되고 굳은 지식은 뜨거운 정보와 새로운 기술에 융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동하는 사회 속에서 책과 지성의 자리 또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일용할 양식’은 더 이상 독서가 아닙니다. 그 많던 책 읽는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지금 여기’(here & now)를 살피는 인문학적 탐사, 사회학적 상상력을 담아낼〈HN 논픽션 신서〉를 통해 질문의 즐거움과 앎의 경이를 다시 만나려 합니다. 독서가 곧 세계와 나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는 행위라면 그 형식, 즉 질문의 핍진성과 답의 생생함을 담은 글쓰기를 우리는 논픽션에서 찾으려 합니다. 논픽션(nonfiction)은 좁게는 르포·자서전·전기·기행문·에세이 등의 비허구적 글쓰기를 일컫지만, 넓은 의미에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제너럴’한 교양서를 뜻합니다. 〈HN 논픽션 신서〉를 통해 우리는 논픽션의 넓은 의미를 좇아 사실과 사유의 진풍경을 종합하는 비문학적 글쓰기를 찾아 펴내려 합니다.
이 때 ‘사실’이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사회의 이슈이고, ‘사유’란 우리가 몸과 마음으로 겪는 세계의 징후적 독해입니다. 〈HN 논픽션 신서〉는 문학·역사·철학에 걸친 인문(학)의 영역은 물론 특히 사회(학)의 여러 범주들, 즉 문화·법·정치·경제·교육·의료·도시·종교·생태 등 시의적이고 구체적인 주제와 의제를 찾아 탐문하고 성찰하려 합니다. 전문적인 학술서나 얄팍한 대중서가 아닌, 실력 있는 ‘중간 필자’가 쓰고 안목 있는 ‘중간 독자’가 읽는 살아 있는 ‘교양서’를 지향합니다. 또한 보편적이고 현재성 있는 현대의 동서양 논픽션 고전을 찾아 소개해 우리 지식 생태계에 너비는 물론 깊이를 더하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의 비판 정신으로서 ‘쉽지는 않되 어렵지는 않은’ 새로운 논픽션을 찾아 연이어질 〈HN 논픽션 신서〉에 검색보다는 독서가 습관인 소중한 독자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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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차드 세넷(지은이)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두루 막힘이 없는,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 카브리니그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에 대중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첼로에 재능을 보였고, 프로 연주자를 꿈꾸며 1961년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듬해 발병한 손목굴증후군으로 음악가의 꿈을 접고 학계에 입문했다. 19세에 처음 만난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함께 공부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창립했으며, 1987년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과 결혼했다. 미국노동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네스코와 유엔해비타트 등 유엔 산하의 여러 기구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속기관인 ‘자본주의와 사회 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교육 및 연구를 통해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 ‘테아트룸 문디’의 의장이기도 하다. 학자로서의 삶 외에 정원을 가꾸고 요리하며, 여전히 첼로를 연주한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아카데미, 영국학술원, 왕립문학회 등 여러 학술 단체의 회원이며, 2006년 헤겔상, 2010년 스피노자상,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 등을 받았다. 도시사회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살과 돌》 《공적 인간의 몰락》 《눈의 양심》과, 1998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인’이란 평을 얻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를 비롯해 노동사회학의 명저로 평가받는 《계급의 숨겨진 상처》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뉴 캐피털리즘》 등을 썼고,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스스로 삶을 만드는 존재인 인간(호모 파베르)이 개인적 노력, 사회적 관계,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하는 ‘호모 파베르 프로젝트’ 3부작을 구성하여 《장인》 《투게더》를 썼다. 《짓기와 거주하기》는 이 프로젝트의 완결편이다.

김병화(옮긴이)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짓기와 거주하기』,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회고』, 『세기말 빈』,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등 여러 권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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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함께 읽기 - 연대를 넘어 협력으로 : '사회적인 것'의 재구성 / 김홍중 = 7
서론 : 마음의 협동적 틀 = 23
 잃어버린 협력의 기술
  유아기, 협력의 첫 경험
  대화, 반응 능력
  소셜 네트워크의 착각
  이 책의 구성에 대하여 
Ⅰ부 협력의 형성 
 1장 '사회적 질문' : 사회는 어떻게 다르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 69
  '사교성'에서 '사회성'으로
  정치적 좌파와 사회적 좌파
  타협 혹은 제휴의 딜레마
  지속 가능한 공동체?
  작업장, 협력의 아이콘 
 2장 위태로운 균형 : 자연과 문화에서의 경쟁과 협력 = 117
  에덴은 존재했을까
  자연의 불안정한 협력
  다양한 종류의 교환
  의례의 힘 
 3장 거대한 '격동' : 종교개혁은 어떻게 협력을 변화시켰는가 = 163
  종교적 의례의 변화
  작업장의 혁신
  기사도에서 예절로 
Ⅱ부 약해진 협력 
 4장 확산되는 불평등 : 사람보다 상품에 더 의존하는 아이들 = 215
  학교, 강요된 불평등
  소비, 내면화된 불평등 
 5장 무례한 노동 공간 : 일터에서 어떻게 사회적 관계가 사라졌는가 = 239
 어제의 공장에는 무엇이 있었나
  금융, 새로운 시간의 등장
  파트타임 노동, 관계의 해체 
 6장 움츠러드는 사람들 : 비협동적 자아의 출현 = 287
  가면 쓰기, 불안의 관리
  움츠러들기의 사회심리학
  가벼워진 협력의 무게
  강박, 쫓기는 인간 
Ⅲ부 협력의 강화 
 7장 작업장에서의 희망 : 함께 어울려 만들고 수리하기 = 317
  기술, 리듬과 의례를 배운다는 것
  몸, 격식 없는 동작 익히기
  수련, 힘들이지 않고 일하기
  수리, 협력의 탈바꿈 
 8장 협력의 드라마 : 실용적인 효과를 가진 일상의 외교술 = 351
  카운슬링, 우회적인 협력
  중재자, 갈등의 관리
  참여, 능동적 절차들
  사회적 가면 또는 협력의 표현 
 9장 공동체를 향한 추구 : 우리는 질서보다 더 협력할 능력이 있다 = 391
  공동체를 어떻게 튼튼하게 만들까
  사기를 복구하고 상처를 회복하라
  헌신의 실행, 협력
  연대의 소명
  소명으로서의 공동체 
코다 : 몽테뉴의 고양이 = 433
주 = 443
옮긴이의 글 - 사회적 인간 탐구의 장인 / 김병화 = 467
찾아보기 =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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