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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으로 : 라깡·융·밀턴 에릭슨을 거쳐서

Material type
단행본
Personal Author
이종영
Title Statement
내면으로 : 라깡·융·밀턴 에릭슨을 거쳐서 / 이종영 지음
Publication, Distribution, etc
서울 :   울력,   2012  
Physical Medium
460 p. ; 23 cm
ISBN
9788989485933
주제명(개인명)
Lacan, Jacques,   1901-1981  
Jung, C. G.   (Carl Gustav),   1875-1961  
Erickson, Milton H.,   1901-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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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 ▼a 이종영 ▼0 AUTH(211009)134671
245 1 0 ▼a 내면으로 : ▼b 라깡·융·밀턴 에릭슨을 거쳐서 / ▼d 이종영 지음
260 ▼a 서울 : ▼b 울력, ▼c 2012
300 ▼a 460 p. ; ▼c 23 cm
536 ▼a 이 책은 2009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학술연구사업비)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행한 연구의 성과임
600 1 0 ▼a Lacan, Jacques, ▼d 1901-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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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 ▼a KLPA

Holdings Information

No. Location Call Number Accession No. Availability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No. 1 Location Main Library/Monographs(3F)/ Call Number 150.195 2012z5 Accession No. 111677935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Contents information

Book Introduction

먼저 융과 라깡에 의한 정신분석의 발전과 밀턴 에릭슨에 의한 현대 최면의 성립을 탐구한다. 이 두 조건 자체에 대한 탐구는 라깡, 융, 밀턴 에릭슨에 대한 일종의 비교 연구의 형태를 취한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내면적 짜임새에 대한 일종의 전체상(全體像)을 가설적으로 설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가설적 전체상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보다는 그들의 문제틀을 추적한다. 그래야만 오히려 그들의 가설적 전체상들의 이유(理由)가 보다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 연구를 통해 저자는 인간의 내면적 짜임새의 기본 구조를 사고한다. 그러한 비교 연구가 라깡, 융, 밀턴 에릭슨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은 시간적 순서가 아닌 논리적 순서에 따른 것이다.

즉, 저자는 라깡이나 융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라깡의 이론적 노동이 봉착한 난관의 출구는 융에게 있고, 융이 맞부딪친 이론적 궁지의 출구는 밀턴 에릭슨에게 있다고 설정한다. 중요한 것은 라깡, 융, 밀턴 에릭슨 모두가 진정한 주체성을 탐색하면서 무의식을 넘어서는 그 무엇, 다시 말해 영혼의 문제에 부딪힌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숙고한다. 그리하여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영혼의 이론사(史)를 재해석하고, 과학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영혼의 엄밀한 내재적 개념을 확립하기 위한 작업이 행해진다.

책에 대하여

이 책은 다음 두 조건에 입각한다.
1) 융과 라깡에 의한 정신분석의 발전
2) 밀턴 에릭슨에 의한 현대 최면의 성립
1)은 프로이트가 발견한 무의식에 대해 융과 라깡이 새로운 개념적 노동을 행했음을 뜻한다. 2)는 최면 현상들의 규칙적 재생산이 가능해졌고, 그에 따라 우리가 무의식 속으로 직접 들어가 무의식과 함께 노동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이 책은 먼저 이 두 조건 자체를 탐구한다. 그와 동시에 이 두 조건으로부터 인간 내면의 기본적 짜임새를 탐색한다. 이 두 조건 자체에 대한 탐구는 라깡, 융, 밀턴 에릭슨에 대한 일종의 비교 연구의 형태를 취한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내면적 짜임새에 대한 일종의 전체상(全體像)을 가설적으로 설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가설적 전체상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보다는 그들의 문제틀을 추적한다. 그래야만 오히려 그들의 가설적 전체상들의 이유(理由)가 보다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 연구를 통해 저자는 인간의 내면적 짜임새의 기본 구조를 사고한다.
그러한 비교 연구가 라깡, 융, 밀턴 에릭슨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은 시간적 순서가 아닌 논리적 순서에 따른 것이다. 즉, 저자는 라깡이나 융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라깡의 이론적 노동이 봉착한 난관의 출구는 융에게 있고, 융이 맞부딪친 이론적 궁지의 출구는 밀턴 에릭슨에게 있다고 설정한다. 중요한 것은 라깡, 융, 밀턴 에릭슨 모두가 진정한 주체성을 탐색하면서 무의식을 넘어서는 그 무엇, 다시 말해 영혼의 문제에 부딪힌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숙고한다. 그리하여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영혼의 이론사(史)를 재해석하고, 과학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영혼의 엄밀한 내재적 개념을 확립하기 위한 작업이 행해진다.

제1장에서는 최종적 주체성을 확인하려는 라깡의 여정을 추적한다. 라깡은 개인적 이론사(史)의 여러 시기에 서로 다른 최종적 주체성들을 설정한다. 저자는 주체성을 사고하는 라깡의 단계들을 다음과 같은 일곱 단계로 구분한다.
1) 우선 라깡은 욕망 속에서 주체성을 본다. 이것은 1957년까지의 시기이다.
2) 1958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남근(男根, phallus)으로 존재하려는 욕망을 존재론적인 욕망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최종적 주체성으로 여긴다.
3) 그러나 1959년 말부터는 입장이 달라진다. 이제 그는 욕망을 거세에 의해 제약된 것으로 간주한다. 금지에 의해 각인된 욕망은 향유에 맞서는 방어가 되고, 그래서 온전히 주체적 성격을 가질 수 없게 된다.
4) 라깡은 1964년부터 무의식적 사고를 말하기 시작한다. 무의식적 사고가 무의식적 코기토(cogito)로서의 주체성이라는 것이다.
5) 그는 1966년 말부터는 판타즘의 논리를 무의식적 사고의 핵심, 즉 최종적 주체성으로 간주한다.
6) 마침내 1971년부터 라깡은 남근에의 욕망을 ‘거짓된 흉내(semblant)’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7) 1973년 3월부터 6월 사이에 하나의 예외적 시점이 도래한다. 라깡은 남근적 향유에 대립하는 여성적 향유를 초월적인 향유로 제시하고, 최종적 주체성이 영혼일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하지만 그는 동요를 드러내고 머뭇거린다.
저자는 이 일곱 단계를 하나씩 세밀하게 다룬다. 이 일곱 단계 가운데 중요한 것은 4), 5), 6), 7)의 단계다. 셋째 단계에서부터 입장의 반전이 시작된다. 그 뒤 라깡은 무의식적 사고(넷째 단계)와 판타즘의 논리(다섯째 단계)에서 최종적 주체성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라깡의 접근방법은 한계를 노출한다. 즉 그의 형식주의적 접근은 다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것에 그칠 뿐, 무의식적 사고와 판타즘의 논리 내부로 침투하지는 못한다. 여섯째 단계에서는, 둘째 단계에서 ‘우리 존재의 핵심’으로 제시되었던 남근에의 욕망이 ‘거짓된 흉내’로 전락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남근에의 욕망을 사고의 중심축으로 삼는다. 즉, 그는 여전히 인간의 욕망이 남근에의 욕망에 의해 전적으로 규정되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그는 욕망을 일면적인 것으로 만들고, 다른 측면들을 놓친다. 일곱째 단계에서 라깡은 영혼에 대한 사고를 제대로 밀고나가지 못한다. 타자들의 평가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라깡이 이렇게 멈춰선 지점에서 융을 새롭게 읽는다.

제2장에서는 ‘무의식’으로부터 ‘원형’을 거쳐 ‘자기’에 이르는 융의 개념적 노동을 다룬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융의 고유한 문제틀 속에 위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깡과 달리 융은 영적 현실의 실재를 확신한다. 융은 어떤 종교도 신봉하지 않지만, 그의 평생의 이론적 노동은 영성적 실체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그는 포이어바흐와는 달리 종교를 인간적 투사의 구성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종교를 신적 실재에 대한 인간의 제한된 표상들로 여긴다. 경험과학자로서의 융은 신적 실재에 대한 인간적 표상들인 신화, 종교, 연금술 등을 연구한다. 하지만 그의 인식틀이 일정한 형이상학적 전제를 내포하는 것도 틀림없다.
융은 저술들에서 영혼이란 단어를 애용한다. 하지만 그 용례들은 다양하고 혼란스럽다. 그 용례들은 심리와의 동의어, 아니마와 아니무스, 내면의 어떤 정신적인 힘, 신과 접점을 이루는 우리 내면의 영적 실체 등등이다. 이처럼 다양하고 혼란스런 용례의 원인은 융이 영혼을 엄밀한 개념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즉, 영혼의 개념은 융의 과학적 관심이 아니다. 융은 영혼 개념을 포괄할 수 있는 다른 개념을 사용한다. 그 개념은 ‘자기’다. 저자는 이 제2장에서 융의 고유한 문제틀과 영혼의 용례를 소개한 뒤, 무의식, 원형, 자기로 이어지는 그의 개념들을 다룬다.
융은 인간 심리의 층위들을 의식, 개인적 무의식, 집합무의식으로 제시한다. 이 가운데 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집합무의식이다. 집합무의식은 인류에게 공통되는 보편적 무의식으로, 융은 그 원천을 다음과 같이 사고한다. 1) 동물적 단계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 2) 역사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성립한 것, 3) 인간의 두뇌구조에서부터 비롯된 것. 결국 집합무의식은 종(種)으로서의 인류의 자연적 소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융은 점점 후기로 가면서 초월적 원천을 갖는 집합무의식을 말한다. 그 결과 집합무의식은 동물적 원천과 초월적 원천이라는 두 원천을 갖게 된다. 우리는 초월적 원천을 갖는 집합무의식을 ‘영적 무의식’이라고 별도로 개념화할 수 있다. 원천이 다른 실체들은 상이한 명칭으로 불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원형은 기본적으로 집합무의식 속에 내재한다. 그 역할은 우리를 감정적으로 사로잡아 특정한 심리적 상(像) 또는 형식을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형은 뚜렷한 목적을 갖는 주체적인 것이다. 그래서 ‘원형의 주체성 → 목적성 → 운명’이라는 연결고리가 성립한다. 후기에 융은 원형의 주체성의 원천을 ‘신성한 어떤 것’으로 설정한다. 그 결과 원형은 ‘자기’ 개념과 일정하게 겹쳐진다.
‘자기(自己)’ 개념은 융의 이론적 목표다. 융에게서 ‘자기’의 속성은 의식과 무의식의 전체성을 이끄는 중심, 개인적이자 보편적인 것, 대극의 통일, 4원적 구조, 순수한 완전성이 아니라 온전한 전체성, 우리 내면의 신 등등이다. 이러한 ‘자기’는 원인이자 결과이고, 출발점이자 목표이며, 새로운 총체성을 향한 과정이다.
융은 새로운 총체성을 향한 과정으로서의 ‘자기’를 정신과 결합한 영혼이 지상의 육체 속에 편입되어 육체의 악(惡) 또는 어둠을 껴안은 뒤, 정신의 원천인 일자(一者)를 향해 되돌아가는 과정으로 제시한다. 지상의 악을 껴안아야만 영혼이 온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융은 영혼을 정신 및 육체와의 관계와 일자에 가닿는 과정 속에서 사고한다. 그리고 그는 영혼의 그러한 관계와 과정을 표현하려고 ‘자기’ 개념을 사용한다. 하지만 융이 사고하는 영혼의 관계는, 특히 그것이 정신과 일자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과학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 저자는 이 한계에 대한 출구를 밀턴 에릭슨에게서 찾는다.

제3장에서는 밀턴 에릭슨이 성립시킨 현대 최면의 여러 기여를 인간학적으로 해석한다. 정신분석은 무의식의 ‘존재’를 발견하고 그에 접근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행한다. 하지만 현대 최면이 성립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무의식과 함께 노동할 수 있게 된다.
최면에서 무의식으로의 진입은 최면기법에 의한 자아의 해제(解除)에 따른 것이다. 자아를 해제해야 하는 것은 자아가 내적 현실로의 진입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밀턴 에릭슨은 자아를 해제하고 무의식 내부의 비(非)자아적 주체에게 말을 걸기 위한 여러 최면기법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에릭슨이 생산한 최면 현상들에 대한 인간학적 해석이다. 최면 실험을 통해 규칙적 재생산이 가능해진 그런 최면 현상들은 실재의 새로운 지표를 이루기 때문이다.
최면유도에 따라 자아가 해제되면 의식적 기억이 상실되고, 외적 현실에 대한 지각과 육체적 감각이 상실되며, 시간을 가늠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육체적 운동능력도 상실된다. 따라서 최면과학의 관점에서 자아는 의식적 기억의 주체, 지각(=의식)의 주체, 시간 가늠의 주체, 운동의 주체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아에 의한 기억과 지각은 사태 자체와 상이하다. 자아는 기억과 지각을 자신의 욕망에 따라 왜곡하기 때문이다. 최면 상태에서는 ‘관념에 따른 환각’을 한다. 즉, ‘보려고 하는 것’(관념)을 ‘본다’(환각)는 것이다. 문제는 그 환각이 자아의 지각보다 훨씬 더 생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아에 따른 지각과 관념에 따른 환각은 그리하여 동일성과 차이를 갖는다. 동일성은 자아가 상상적이고 방어적인 관념 덩어리라는 것에서 비롯된다. 차이는 자아의 지각이 외적 현실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면 과학에서는 그러한 외적 현실마저도 일정하게 의문에 부쳐진다.
최면치료의 원리는 최면사의 암시를 통해 피최면자의 비자아적 주체가 과거의 경험들을 재조직해서 새로운 행동방식을 찾는 것이다. 즉, 치료의 진정한 주체는 피최면자 무의식 내부의 비자아적 주체이다. 피최면자는 최면사의 암시를 일반적으로 수용하지만, 암시가 부적절할 때는 피최면자의 무의식 내부에서 비자아적 주체가 그 암시를 거부한다.
자아, 최면사의 암시, 비자아적 주체는 모두 피최면자의 무의식적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자아와 최면사의 암시는 무의식적 마음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고, 비자아적 주체는 무의식적 마음 내부에 존재한다. 최면사의 역할은 비자아적 주체의 자기치유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피최면자가 평상시의 각성 상태에서 자기치유를 못하는 것은, 자아의 지배로 인해 비자아적 주체가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면 상태에서 비자아적 주체는 환각이나 과거로의 퇴행 속에서 펼쳐지는 내적 현실을 관조하고 또 체험한다. 이러한 관조와 재체험으로부터 자기치유의 길이 찾아진다.
저자는 이 제3장에서 여러 최면 현상들을 제시한다. 시각과 청각의 상실, 무통각(無痛覺), 육체의 이탈, 시간과 공간의 이탈, 시간 수축, 오래된 과거의 생생한 재체험, 탈인격화, 타자의 상태의 체험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최면 현상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아의 해제와 비자아적 주체의 활동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비자아적 주체의 속성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비자아적 주체의 실재가 영혼의 과학적 개념의 토대가 될 수 있을지를 숙고한다.

제4장에서는 앞 장에서의 논의들에 입각해서 영혼의 이론사(史)가 재해석되고, 사회과학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영혼의 개념이 사고된다. 저자는 영혼의 용법을 영혼의 은유, 영혼의 내재적 용법, 영혼의 초월적 용법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기원을 질문하지 않고 영혼을 세계 내적 존재로만 다루는 내재적 용법만이 영혼의 과학적 개념을 구성할 수 있다. 영혼의 과학적 개념은 영혼의 징후들(=현상들)을 식별하고, 그 징후들 사이의 관계를 하나의 ‘구조’로 포착해서, 영혼의 세계 내적 존재형태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플라톤으로부터 설정되어 온 육체와 영혼의 대립을 자아와 영혼의 대립으로 이동시킨다. 실재의 새로운 지표를 구성하는 최면현상들에 따를 때, 영혼으로 간주될 수 있는 비자아적 주체의 등장에 대해 육체는 어떤 저항도 하지 않는 반면, 자아는 완강하게 저항하기 때문이다. 또 최면현상들에 따를 때, 육체는 자아의 완전한 지배 아래 놓일 따름이다. 대립이 자아와 영혼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되면서, 플라톤과 플로티노스가 ‘심리’를 하급 영혼으로 간주해서 생겨났던 이론적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된다.
이후 저자는 최면 현상들과 영혼의 이론사(플라톤과 플로티노스로부터 수흐라와르디, 몰라 사드라,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거쳐 짐멜, 루카치, 레비나스 등에 이르는)가 만나는 접점에서, 영혼의 현상들(=징후들)로 수동성, 악에의 불가능성, 동일성, 동경, 소통을 제시한다.
레비나스에 따를 때 영혼의 수동성은, 능동적일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취하는 자아의 수동성과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영혼의 논리가 자아의 논리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영혼의 수동성은 오랜 기간 기다리면서 자아와 타자의 행위들을 관조한다. 이러한 관조는 타자들의 행위가 영혼에게 ‘상처’로 남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악에의 불가능성은 영혼의 관점에서의 불가능성이다. 저자는 이를 특히 위악(僞惡)적 행위로부터 설명한다. 그러나 영혼은 자아나 타자의 악행으로 인해 고통 받는다. 영혼의 관조가 관여(關與)적 관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혼이 받는 고통은 상처로 남는 것이 아니다.
또 저자는 플라톤과 수흐라와르디가 설정한 영혼들의 위계에 반대하고, 플로티노스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뒤쫓아 모든 영혼의 동일성을 설정한다. 그러한 동일성으로 인해 영혼은 자아가 타자들에게 가하는 공격을 자신에게 가하는 공격처럼 받아들인다. 타자들에 대한 공격이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영혼의 수동성, 악에의 불가능성, 동일성은 진정한 감수성을 형성한다. 상처로 남진 않지만 고통 받고 아파하는 것이 그 감수성의 성격이다. 영혼은 이러한 감수성에 따라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바로 소통과 동경을 통해.
누군가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것은 그의 자아의 욕망들을 거슬러 올라가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물론 최면에서의 탈(脫)인격화에 따른 타자와의 소통은 훨씬 더 전면적이다. 하지만 칼 로저스의 상담사례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자아의 형식적 윤리를 벗어나 타자의 영혼에 가닿는 소통을 경험할 수 있다.
청년 루카치가 강조했던 영혼의 동경은, 과거 경험의 이상화(理想化)에 따른 동경이나 가까이 접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환상과는 다르다. 우리의 마음을 밀어붙이는 영혼의 동경은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순수한 내적 압력이어서, 마치 운명에의 이끌림처럼 드러난다. 이 이끌림은 자아의 삶이 아닌 영혼의 삶을 살게 하려는 밀어붙임이다.
저자는 영혼들의 소통을 타자에 대한 감수성을 구현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또 영혼의 동경을 삶의 진리인 영혼의 삶에 가닿으려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저자는 영혼을 ‘타자와 진리에 대한 감수성’으로 규정한다. 이것이 사회과학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영혼의 세계 내적인 개념이다.
끝으로 저자는 이 연구의 결론을 자아의 욕망과 영혼의 노동 사이의 이원론으로 제시한다. 자아의 욕망에는 사랑받으려는 행위ㆍ지배ㆍ권력의 향유가 상응하고, 영혼의 노동에는 사랑하는 행위ㆍ소통ㆍ연대의 향유가 상응한다. 또 이 책의 인식론적 입장은 객관적 실재론이 아닌 주관적 구성주의로 귀결된다. ‘자아에 따른 지각 = 관념에 따른 환각’이라는 입장으로 인해서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입장의 실천적 함의는 물질적 관계를 둘러싼 계급투쟁보다는 새로운 생활양식의 실천에 놓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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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ntroduction

이종영(지은이)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와 한국학대학원 사회학 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사회학 D.E.A. 학위를 받았고, 1993년 5월에 파리 8대학에서 “맑스와 알뛰세르의 유기적 전체의 개념에 대한 비판과 재구성”이라는 논문으로 정치사회학-정치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성공회대 연구교수를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내면으로>, <영혼의 슬픔> <부르주아의 지배 ― 원천·메커니즘·매개·효과>, <사랑에서 악으로>, <지배양식과 주체형식>, <생산양식과 존재양식>, <가학증, 타자성, 자유>, <주체성의 이행>, <욕망에서 연대성으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폭력의 고고학>, <철학을 위한 선언>, <윤리학>, <맑스를 위하여> 등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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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목차
머리말 = 7
나무 : 라깡 : 최종적 주체성을 찾아서 = 23
 열정의 궤적과 동요 = 25
 단계 1, '우리 존재의 핵심'으로서의 욕망 = 29
 단계 2, 남근에의 욕망 = 38
 단계 3, 향유에 대한 방어로서의 욕망 = 63
 단계 4, 주체성으로서의 무의식적 사고 = 84
 단계 5, 주체성으로서 판타즘의 논리 = 100
 단계 6, 상블랑으로서 남근 = 116
 예외적 시점, 구원으로서의 영혼 = 125
비 : 융 : 자기, 육체를 껴안는 영성 = 135
 영적 현실에 대한 확신 = 137
 기독교 비판 = 140
 인식론적 입장 (1): 경험과학과 형이상학 사이 = 147
 인식론적 입장 (2): 연금술의 심리학적 가치? = 156
 영혼의 용례들 = 163
 무의식에서부터 = 176
 원형을 거쳐 = 206
 자기로 = 217
음악 : 밀턴 에릭슨 : 자아와 비(非)자아적 주체 = 241
 무의식에의 직접적 통로 = 243
 최면의 정세(情勢)와 에릭슨의 입장 = 248
 의식과 또 다른 의식 = 254
 트랜스의 단계들 = 267
 최면유도와 자아의 해제 = 275
 자아에 대한 최면과학적 인식 = 286
 자아의 해제와 탈(脫)인격화 = 310
 최면사란 누구인가? = 316
 무의식적 관념의 힘 = 325
 퇴행과 과거의 존재 = 334
 비자아적 주체에 대한 몇 가지 덧붙임 = 342
새 : 한 가지 개념적 노동 : 영혼에 대하여 = 349
 실재의 새로운 지표 = 351
 영혼의 과학적 용법에 대하여 = 355
 육체와 영혼의 대립에서 자아와 영혼의 대립으로 = 363
 영혼의 수동성에 대하여 = 371
 동경에 대하여 = 380
 영혼의 소통에 대하여 = 394
 선(善)의 문제와 영혼의 질식 = 403
 영혼의 차별성과 동일성 = 414
 영혼의 순례에 대하여 = 431
 영혼의 개념 = 442
 결론을 대신해서 = 453
후기 =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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