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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주의 (35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Bakhtin, M. M. (Mikhail Mikhaĭlovich), 1895-1975 김윤하, 역 최건영, 편
서명 / 저자사항
프로이트주의 / 미하일 바흐찐 지음 ; 김윤하 번역; 최건영 책임편집
발행사항
서울 :   뿔 :   웅진씽크빅,   2011  
형태사항
293 p. ; 22 cm
원표제
Фрейдизм : критический очерк
ISBN
9788901116211 9788901116198(세트)
서지주기
참고문헌(p. 287-288)과 색인수록
일반주제명
Communism and psychoanalysis
주제명(개인명)
Freud, Sigmund,   1856-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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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11615682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1161568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3 소장처 과학도서관/Sci-Info(1층서고)/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21208222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4 소장처 과학도서관/Sci-Info(1층서고)/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2120822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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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1161568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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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 소장처 과학도서관/Sci-Info(1층서고)/ 청구기호 150.1952 2011 등록번호 121208223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러시아의 대표적인 인문학자인 '미하일 바흐찐의 대표 저작집' 3권. 이번 책은 정신분석학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개괄하고 비판한 비평서이다. 그러나 바흐찐의 비판이 단순히 ‘마르크스주의적’이라는 틀 안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프로이트주의>의 배경에 깔려 있는 바흐찐 특유의 언어론, 그중에서도 ‘내적 발화’와 연관된 논의는 곧바로 프랑스 구조주의, 즉 라캉의 이론을 연상시킨다.

제1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동시대 심리학과 철학의 흐름 속에서 논하며, 제2부에서는 객관적이고 충실하게 당시까지 나온 프로이트 학설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무의식’ 개념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개괄한다.

제3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을 전개하는데 비판의 초점은 사회학적 시각, 객관적 방법론, 언어 현상의 분석이 정신분석학에 존재하느냐이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 바흐찐은 인간 정신 영역을 사회학적 차원과 연결해 인간의 언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심리학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어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후 구조주의자들에 의해 시도되는 획기적인 프로이트 해석에 못지않은 뛰어난 인식론적 통찰이 자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현대 철학자들에 의해 수없이 변주되는 ‘무의식은 언어로써 구조화되어 있다.’라든지, ‘무의식은 타자의 언표이다.’라고 하는 발견의 단초도 바흐찐에게서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리학은 자연적 환경 및 사회적 환경이라는 조건 속에서
물질적으로 표현된 인간 행동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연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마르크스주의가 심리학에 제기하는 요구이다.”

20세기 초 유럽의 정신세계를 뒤흔들어놓은 정신분석학에 대한 생생한 개론서
마르크스주의적 관섬에서 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한 냉철한 비판
인간의 언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심리학 구축에 대한 선구적 연구서

▣ 정신분석학에 대한 생생한 개론서이자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 심리학에 구축에 대한
선구적 연구서 ― 미하일 바흐찐의 『프로이트주의』


미하일 바흐찐의 4대 저작 중 하나인 『프로이트주의』(1927)가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바흐찐의 『프로이트주의』는 정신분석학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개괄하고 비판한 비평서이다. 러시아에서는 1920년대에 사회주의 혁명 이후 새로운 마르크스주의적 학문 체계의 수립이 절실해지면서,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도 마르크스주의와의 융합 가능성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바흐찐은 마르크스의 권두에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를 선언적으로 인용하며 ‘프로이트주의’에 대해 냉철하고 엄밀한 비판을 가한다.
제1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동시대 심리학과 철학의 흐름 속에서 논하며, 제2부에서는 객관적이고 충실하게 당시까지 나온 프로이트 학설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무의식’ 개념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개괄하면서 프로이트가 당시 심리학과 철학의 한계를 어느 정도까지 인식하고 극복하는지 검토한다. 제3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을 전개하는데 비판의 초점은 사회학적 시각, 객관적 방법론, 언어 현상의 분석이 정신분석학에 존재하느냐이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 바흐찐은 인간 정신 영역을 사회학적 차원과 연결해 인간의 언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심리학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어낸다.
그런데 바흐찐의 비판은 단순히 ‘마르크스주의적’이라는 틀 안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프로이트주의』의 배경에 깔려 있는 바흐찐 특유의 언어론, 그중에서도 ‘내적 발화’와 연관된 논의는 곧바로 프랑스 구조주의, 특히 라캉의 이론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볼 때 미하일 바흐찐의 『프로이트주의』는 정신분석학의 기본 체계를 동시대의 시선으로 분석한 생생한 개론서이자, 동시대에 이미 현대적 프로이트를 선취한 선구적 연구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으로 냉철하고 엄밀하게 비판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정신분석학은 20세기 초 유럽의 정신세계를 그야말로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으며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1900)의 발표를 전후하여 구체화한 정신분석학은 발전을 거듭하며 본래의 순수 정신병리학적 이론에서 벗어나 점차 인간 정신생활의 모든 측면을 새롭게 해명하는 일반심리학적 이론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결국 자체의 ‘문화철학’을 형성한 정신분석학은 이후 아들러, 융, 라캉, 푸코, 최근의 지젝 등에 이르기까지 계승 혹은 비판을 통해 심리학은 물론 철학, 언어학, 교육학, 사회학, 인류학, 문화학 등에서 다양한 학설로 응용되고 전개되며 여전히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바흐찐이 『프로이트주의』(1927)를 집필하고 발표한 1920년대는 러시아 혁명을 전후하여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전면적인 사회주의적 ‘실험’ 흐름과 맞물려 정신분석학이 마르크스주의 사상과 합치되어 당시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해명하고 ‘세계관’ 전반을 구획할 수 있는 학설로써 심도 있게 논의된 시기였다.
마르크스나 헤겔의 이론이 사회 전반의 변혁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연구된 당시 러시아에서는 인간의 본성 및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새롭게 마련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을 것이다. 이런 욕구와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한 프로이트 이론에 대한 관심에도 영향을 미쳤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당시의 정신분석학이 인간 사이의 분쟁을 비유물론적으로 형식화하려 했고 히스테리나 우울증 징후 분석 등과 같은 서구 부르주아 도시 문화와의 필연적 밀착 때문에, 프로이트 이론은 바흐찐을 필두로 하여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일찍이 공격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이 제기한 복잡하고도 매우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객관적 심리학이 분명한 비판적 입장을 취할 필요성에 직면할 때, 인간의 행동에 대한 단순한 생리학적 접근의 불충분함과 조잡함이 공공연히 폭로될 것이다. 동시에 심리학에 변증법적이고 사회학적인 관점을 적용할 필요성이 아주 분명해질 것이다.
결국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 심리의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 즉 언설적 반응과 인간 행동 전체에 있어서 이 반응이 갖는 의의에 관한 문제에 직접적으로 마주치게 한다.
우리는 정신분석학이 소개하는 모든 정신현상이나 갈등을, 인간의 언설적 반응과 비언설적 반응 간의 복잡한 상호 관계와 갈등으로 여길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인간행동의 언설적(언어화된) 영역 그 자체 내에서도 내적 발화와 외적 발화 간의, 그리고 내적 발화의 다양한 층위 간의 매우 곤란한 갈등들이 발생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삶의 어떤 영역(예를 들어 성적인 영역)에서는 언설적 연관 관계(즉, 개인 상호간의 의사소통 과정 중에 일어나는 시각, 운동 반응 및 그 밖의 다른 반응 간의 관계 설정. 이것은 언어 반응들의 형성에 있어 필수적이다)가 특히 어렵고도 지지부진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프로이트의 언어로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으로 이야기된다.
여기서 프로이트의 강점은 그가 이러한 문제들을 전면에서 날카롭게 제기하고 이를 검토하기 위해 자료들을 수집한 것이다. 그의 취약점은 그가 이런 모든 현상의 사회학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신 그것들을 개개의 유기체와 그 심리라는 협소한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는 데 있다.
결국 그는 그 본질이 사회적인 과정들을 개인 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려 했던 것이다.(pp.41~42)

프로이트주의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할 때에 날카롭게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첫 번째 문제인 언설적 반응의 문제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것은 ‘심리의 내용’, 즉 사고, 욕구, 꿈 등의 내용과 관계가 있다. 이 심리의 내용은 철저하게 이데올로기적이다. 어렴풋한 사고, 아직 분명한 형태를 취하지 않은 불명확한 욕구에서부터 철학적 체계나 복잡한 정치 제도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이데올로기적이며, 따라서 사회학적인 현상들의 끊이지 않는 일련의 계열로 나타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일단을 이루는 그 어느 일부도 단순히 개인적 유기체의 창조물이 아니다. 미처 언표되지 못한 어렴풋한 사고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복잡한 철학적 활동도 개인들 상호 간에 조직된 의사소통을 전제한다(사실 이 의사소통의 조직화의 정도와 형태는 다양하지만). 프로이트는 이 이데올로기 계열 전체를, 그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사회적인 진공 상태에 있는 것처럼 개인 심리의 가장 단순한 요소로부터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p.43)

▣ 인간의 언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심리학 구축에 대한 선구적 연구서

바흐찐은 인간 정신 영역을 사회학적 차원과 연결해 인간의 언설(말)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사회심리학적인 심리학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어내는데, 사회학적 방법(사회학주의적 입장)을 통한 비판이란, 우선 프로이트 사상의 생물학주의, 성(性)중심주의를 거론하여 의식의 심연에서 인간을 조종한다는 숨어 있는 무의식이나 이드라고 하는 신비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토대와 상부구조 사이에 ‘사회심리’를 배치하여 그것을 발화자들에 의한 언설의 상호작용(교류나 의사소통)의 총체로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회학주의적 처방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자기관찰을 기축으로 하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객관적 심리학이 변증법적 유물론의 관점에 좀 더 가깝다고 판단하며, 그 객관화의 지표로 언어 활동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또한 발성으로는 실현되지 않고 마음속에 머무르는 ‘내언(內言)’의 문제에 대해서도 바흐찐은 정신성의 차원이 아닌 물질성으로 다룬다. 행동의 물질적 기반을 구해 내는 것이야말로 객관적 심리학의 목표라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흐찐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사회적 본질보다 개인과 그 심리 과정에 치중하는 부분을 비판한다. 심리적 메커니즘이 개인의 사회적 기원과도 관련된다고 본 것이다.

객관적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모든 동기는 행위의 구성 요소이지 그 원인이 결코 아닌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운동 반응(협소한 의미에서의 ‘동작’)과 이 운동 반응에 수반되는 내적 발화와 외적 발화(언설적 반응)로 구분된다 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을 구성하는 이런 성분들은 객관적이고 물질적인 것이고, 그 해명을 위해서는 인간의 유기체 자체나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 사회적 환경 속의 객관적-물질적 요소들이 필요하다.
행동의 언설적 성분 내용의 모든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동기는 우리가 처한 객관적-사회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적 환경은 인간에게 언설을 부여하고 그 언설에 일정한 의의와 가치를 결부한다. 즉, 사회적 환경은 인간의 일생에 걸쳐 인간의 언설적 반응을 결정하고 통제하는 일을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 중에서 모든 언설적인 것(내적 발화와 외적 발화 모두)은 어떤 경우라도 단일한 주체에만 단독적으로 관련되는 게 아니라, 이 주체의 사회적 집단(그 사회적 환경)에 속한다. (pp.154~155)

어떤 감정도 자신을 위한 외적 표현을 찾지 못하고 언설이나 리듬, 색채를 부여받지 못하면, 즉 예술 작품의 형태를 취하지 못하면 최종적인 성숙과 명확함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개인적 심리의 내용으로부터 문화의 내용에 이르는 …… 이 도정의 모든 단계에서 인간의 의식은 언설을 통해 작용하며, 이 언설이라는 매개는 사회-경제적 법칙성의 가장 미묘하고도 가장 복잡한 굴절이다. …… 인간의 모든 언설적 언표는 작은 이데올로기적 구축이다. 자신의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작은 규모의 법적, 도덕적 창조이다. (pp.157~158)

인간 심리의 내용, 즉 사고, 감정, 욕망의 내용도 의식에 의한 형성, 다시 말해 인간의 언설에 의한 형성으로 주어진다. 협의의 언어학적 의미가 아니라 광의의 구체적이고 사회학적인 의미에서의 언설은 객관적 매개물이며, 이 객관적 매개물 속에서 심리의 내용이 우리에게 제시되는 것이다. 여기서 행동의 동기, 이유, 목적,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고 외적으로 표현된다. 또한 이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 곳도 여기이다. (p. 152)

바흐찐이 보기에 프로이트는 의식을 충분히 규명하지 않은 채 무의식이라는 허구를 만들어냈다. 『프로이트주의』에서 바흐찐이 강조하는 의식은 기존의 의식철학에서 강조하는 관념적이고 초월적인 의식이 아니라, 사회적인 상호 과정에서 산출된 기호들의 질료 내에서 형성되고 존재하는 의식이다.
바흐찐에게 의식의 논리는 어디까지나 이데올로기를 주고받는 의사소통의 논리이며 기호를 매개로 한 상호작용의 논리이다. 이런 의식의 특징과 역할이 가장 명료하고 완벽한 형태로 나타나는 곳은 바로 인간의 언설(말)이다. 언설이 없이는 참다운 의미에서 의식의 생각이란 없다. 의식은 언설과 만나서 비로소 분명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바흐찐에게 언설은 의식이 만나는 최초의 물질이자, 사회적 상호 관계의 가장 민감한 매개체이며 인간의 의식을 좌우하는 뛰어난 이데올로기적 현상인 것이다.

▣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간 투쟁은 내적 발화와 외적 발화라는 환경 안에서의 갈등

바흐찐에게 모든 심리의 내용은 철저하게 이데올로기적이다. “어렴풋한 사고, 아직 분명한 형태를 취하지 않은 불명확한 욕구에서부터 철학적 체계나 복잡한 정치 제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사회학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이데올로기가 개입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모든 이데올로기적 창조물은 물질적인 동시에 사회적인 사실로서 존재하지 않는가.
정신분석학의 기반이자, 의식과 무의식 간의 투쟁으로 설명되는 ‘정신적 갈등’에 대해서 바흐찐은 객관적 관점에서 볼 때 모두 우리의 행동 전체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내적 발화와 외적 발화라는 환경, 즉 “일상적 이데올로기”의 환경에서 전개된다고 말하며, 이는 정신적 갈등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갈등이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유기체와 개인적 심리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서는 이 갈등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한다. 그러므로 꿈, 신화, 농담과 위트, 그리고 여타 병리학적 형성물의 모든 언설적 성분은 “일상적 이데올로기”의 내부에서 형성된 여러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경향이나 추세 간의 투쟁을 그 자체 속에 반영해야 함을 주창한다.

정신분석학이 이데올로기 형성의 메커니즘 자체를 개인의 주관적 심리의 편협한 틀에 밀어 넣으려 하는 반면, 마르크스주의에서 그런 메커니즘은 객관적이고 사회적이다. 그것은 경제적으로 조직된 집단 내에서의 개인 간 상호작용을 전제로 삼는다. 그러므로 생리학도, 심리학도 이데올로기 형성의 이런 복잡한 객관적 과정을 해명할 수 없다. 주관적 심리학이야말로 최악의 조건이라 하겠다. 인간의 가장 단순한 언표(인간의 언어 반응)조차도 개인적 유기체의 틀 내에서는 이해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언급하였다.
게다가 마르크스주의에서 주관적 심리는 이데올로기를 왜곡하는 요소가 결코 아니다. 올바른 마르크스주의 견지에서 보면, 고도로 발현된 의식뿐 아니라 모든 주관적-심리적 현상, 즉 인간에게 고유의 내적 경험 형태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이데올로기적이며, 이 내적 경험의 언어 자체도 이데올로기적이다. 이데올로기를 왜곡하는 요소는 사회적, 계급적 특징이지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특징이 결코 아니다. 이데올로기의 숨겨진 원동력 ― 객관적인 사회-경제적 힘들 ― 은 물론 이데올로그의 의식 외부에 있는 것이지, 그 무의식 속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p.188)

발성으로는 실현되지 않고 마음속에 머무르는 ‘내언(內言)’의 문제에 관해서도 바흐찐은 정신성의 차원이 아닌 물질성으로 다룬다. 행동의 물질적 기반을 구해 내는 것이야말로 객관적 심리학의 목표라는 것이다. 우리는 바흐찐이 언어를 통한 방법이라는 정신분석적 치료 과정의 본질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행간을 읽어야 할 것이다. 결국 타자의 언설이 문제의 핵심이고 바흐찐의 대화론과 접점이 되는 지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p.283)

이처럼 바흐찐은 우리의 의식 및 심리 전체의 내용, 그리고 이 내용이 외부에 발현될 때 사용하는 개개의 언표가 전적으로 사회-경제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언표가 아무리 인간 삶의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측면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언표의 근원을 단일한 개인적 유기체의 테두리 안에서 찾으면 결코 그 근원에 도달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바흐찐이 본 “자기 행위”의 모든 동기와 자기의식은 사회적 규범 빛 사회적 가치 평가에 자기 자신을 맞추기 때문이다. 결국 바흐찐은 그 근원에 도달하기 위해서 마르크스주의가 이루어놓은 객관적이며 사회학적 방법들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이데올로기 체계, 즉 법률, 도덕, 과학, 세계관, 예술, 종교 등의 분석을 제안한다.
바흐찐의 『프로이트주의』를 통해, 우리는 이후 구조주의자들에 의해 시도되는 획기적인 프로이트 해석에 못지않은 뛰어난 인식론적 통찰이 자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프랑크푸르트학파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사상을 흡수해 자신들의 이론을 전개하는 양분으로 삼기 이전에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선구적으로 정신분석학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음을 깨닫게 해줄 뿐 아니라, 현대 철학자들에 의해 수없이 변주되는 ‘무의식은 언어로써 구조화되어 있다.’라든지, ‘무의식은 타자의 언표이다.’라고 하는 발견의 단초도 바흐찐에게서 찾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 세기를 살다간 바흐찐(1895~1975)이 평생 연구하고 고민한 것은 인간의 언어였고, 그 언어예술의 의미뿐만 아니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고전고대와 성서의 세계, 중세 및 르네상스의 정신세계, 칸트ㆍ헤겔ㆍ니체 철학의 극복의 문제, 19세기 러시아 정교 사상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영역이었다. 거대한 사상적 우주 속에서 서구 문명의 지적 유산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며 언어론, 소설론, 인문학 방법론 등을 고민한 바흐찐. 그가 프로이트라는 당대의 타자에게서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읽어내고 자신의 이론과의 접점을 만들면서 표명한 인간 의식과 언설에 대한 문제의식은, 후에 바흐찐 특유의 언설론 및 폴리포니 소설론으로까지 발전하는 바흐찐 이론의 중요한 맹아가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미하일 바흐찐(지은이)

1895년 러시아 모스끄바 남부의 오룔에서 태어났다. 빌리뉴스와 오데싸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1916년 뻬뜨로그라드 대학 역사, 문학부에서 수학했다고 알려졌으나 공식적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혁명 후에는 비뗍스끄에서 바흐친 써클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1919년 최초의 글 '예술과 책임'을 발표했으며, 1929년 바흐친의 이름으로 첫 저서 <도스토예프스키 창작의 제 문제>가 출판되었다. 그해 종교 문제로 인해 소비에트 당국에 체포되었으며, 1930년 카자흐스탄으로 유배되었다. 1934년 유형이 종료되었으나 1938년 골수염 악화로 다리를 절단했다. 1945년 모르도바 교육대학 조교수가 되었으며, 1950년대 말 젋은 학자들에 의해 그의 저서가 재발견되어, 1960년대에 그의 주요 저작이 출판되면서 차츰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1963년 <도스토예프스키 시학의 제 문제>를 출판하였고, 이를 계기로 바흐친에 대한 문학사적 재평가가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의 소설론, 카니발론, 대화론 등은 현재 어문학, 미학, 철학은 물론 문화학, 민속학 등 거의 모든 인문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1965년 방대한 분량의 <프랑수아 라블레의 창작과 중세와 르네상스의 민중문화>를 출판하였으며, 1975년 작고했다. 한편 1992년 바흐친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대화, 카니발, 흐로노토프>가 창간되어 이후 러시아 내에서 지속적인 바흐친 연구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김윤하(옮긴이)

연세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프로이트주의』 『오리지널 오브 로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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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제1부 현대 철학 및 심리학의 사상 경향과 프로이트주의 - 비판적 위치 설정 
 1장 프로이트주의의 이데올로기적 기본 동기 = 11 
 2장 현대 심리학의 두 경향 = 29
제2부 프로이트주의 개괄 
 3장 무의식과 심리의 역학 = 49
 4장 무의식의 내용 = 67
 5장 정신분석학의 방법 = 86
 6장 프로이트학파의 문화철학 = 103 
제3부 프로이트주의에 대한 비판적 분석 
 7장 주관적 심리학의 한 변형으로서 프로이트주의 = 121 
 8장 자연적 힘들 간의 투쟁이 아닌 이데올로기적 동기들 간의 투쟁으로서 심리 역학 = 135
 9장 이데올로기로서 의식 내용 = 153 
 10장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프로이트주의 옹호에 대한 비판 = 166
역자후기/바흐찐과 프로이트 = 201 
해제/언어, 의식, 이데올로기 - 바흐찐의 프로이트론 행간 읽기 / 최건영 = 237
찾아보기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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