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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껍질 : 한우진 시집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한우진
서명 / 저자사항
까마귀의 껍질 : 한우진 시집 / 한우진.
발행사항
서울 :   문학세계사 ,   2010.  
형태사항
138 p. ; 21 cm.
총서사항
시인세계 시인선 ; 20
ISBN
9788970754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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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a 이 시집은 2008년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음.
945 ▼a KLPA

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한우진 까 등록번호 111582720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한우진 까 등록번호 111582721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2005년 계간 「시인세계」를 통해 등단한 한우진 시인의 첫 시집. 한우진 시인은 등단 이후 발표작마다 젊은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문예지 시평에 거론되고 창작기금의 수혜를 받았다. 한우진의 이번 시집은 섬세한 언어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극치는 언제나 비현실과 현실 사이에 놓여 있다.

시집은 사물과 사물 사이의 은밀한 파장, 몸과 마음의 감각들의 섬세한 결을 관찰하고 치밀하게 조형해낸다. 그리고 시인은 실재적인 것들의 미세한 것까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 와중에 이 세상 것들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이 언어들 사이로 번져나가고, 아름다움은 세상과 세상 바깥의 경계를 머물며 허무의 아우라를 두른다.

한우진 시인(55)이 첫시집 <까마귀의 껍질>(문학세계사)을 간행했다. 2005년 계간 ≪시인세계≫를 통해 등단한 한우진 시인은 등단 이후 발표작마다 젊은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문예지 시평에 거론되고 창작기금의 수혜를 받는 등 한국 시단의 주목을 받아온 대표적인 신예시인이다.
한우진의 이번 시집은 섬세한 언어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극치는 언제나 비현실과 현실 사이에 놓여 있다. 그래서 이 시집은 얼핏 환몽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사물과 사물 사이의 은밀한 파장, 몸과 마음의 감각들의 섬세한 결을 관찰하고 치밀하게 조형해내는 솜씨는 지극히 실재적이다. 시인은 실재적인 것들의 미세한 것까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 와중에 이 세상 것들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이 언어들 사이로 번져나가고, 아름다움은 세상과 세상 바깥의 경계를 머물며 허무의 아우라를 두른다.
시인 서정춘은 “한우진은 뛰어난 자석이다. 그의 자성에 모여든 언어들은 스스로 결합하며 분리되며 항진한다. 그러나 한우진은 이 첫 시집 ?까마귀의 껍질?에서 단지 그것들의 조정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친화성과 반발성을 주재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해지는 한우진 시의 자장磁場을 찬탄해 마지않는다.
해설을 쓴 장석주 시인도 “나는 벌써부터 이 어여쁜 늙은 청춘, 너무 늦게 와서 그 푸릇함을 뿌리고 있는 한우진의 두 번째 시집이 기다려진다.”며 늦깎이 신인이지만 한국현대시의 한 축을 꿰어찰 한우진의 시적 성취를 축복하고 있다.
초기 고은의 위악적 탐미주의의 시가 그렇듯, 혹은 기형도의 절망과 비탄으로 얼룩진 청춘의 비망록을 보여주는 절명시가 그렇듯, 한우진의 첫 시집은 끝내 죽지 않고 살아낸 자의 비망록이다. 그 형이상학적 함량이 풍부한 시들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1. 청춘을 위한 만가輓歌―― 새를 노래하다

한우진의 시들은 흘러가버린 청춘을 위한 만가輓歌다. 청춘이란 덧없는 연애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혁명을 위한 격문을 쓰느라 밤을 새기도 하고,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통음痛飮과 가무歌舞로 아픔을 달래기도 하는 나이다. 이를테면,

그대여 옷을 갈아입고 가을 내내 흐른 시냇물에 발목을 담갔습니다 그러므로 밀감 냄새나는 개울물, 야윈 별이 떠서 서쪽으로 쓸리고 새벽까지는 제 사춘기 남루를 씻었습니다 비로소 감나무 그림자가 깔리는 그 집 마당엔 달빛이 발자국으로 남을 것입니다 달빛에 채이며 그대를 보채던 창호지그리움은 아예 개울물에 적셨습니다 그대여 이제는 부서질 대로 다 부서진 다음 어느 풀잎 하나에도 맺히지 않고 물방울로 그대 시린 손바닥에 이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산은 제 모가지를 끝까지 물들이고 우유빛깔 흉터를 밤에 남길 것입니다
――「회복」 전문

「회복」 같은 시를 읽을 때, 그의 상상력이 탈정치적이며 과도한 탐미본능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재빨리 알아챈다. 밀감 냄새 나는 개울물, 야윈 별, 사춘기 남루, 발자국으로 남는 달빛, 달빛에 채이며 보채던 그리움…… 같은 어사는 낭만적 청년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다. 아직 만개에는 이르지 못하고, 지는 일은 먼 미래의 일인데, 벌써 몰락의 징조들을 선취해서 우울의 근거로 삼는 하염없는 자들! 청춘이란 쓸데없는 우울과 근심을 지고 사막을 건너가는 나이다. 처음 부딪친 세상의 단단함에 말랑말랑한 자아는 상처를 받고, 그 상처 때문에 또 다른 상처를 만드는 것도 청춘의 일이다. 청춘의 나이를 훌쩍 지나 중년에 안착한 한우진은 여전히 길들여진 개가 아니라 거친 숲속에서 울부짖는 늑대로 산다. 늑대란 “자신을 하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다른 것을 기다리지 않는”(니체) 존재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한우진은 푸릇한 상상력과 과잉의 열정, 그리고 순도 높은 탐미 본능으로 세상을 꿈꾸며 지나가는 청춘이다. 그런 까닭에 춤과 술에의 도취, 가볍게 나는 것, 높이 올라가는 형이상학적인 것에 이끌리는 삶, 상승하는 힘에의 예찬은 청춘의 징후이다.

새의 이미지를 한우진의 여러 편의 시에서 발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새와 구름이 서로 닮아가는 것은 추위 탓만이 아니다. 꿈을 씹다가 강가에서 뱉었지만 추억의 흔적은 없고 강은 얼음을 잃었다. 이제 강은 사랑을 말하기엔 적소가 아니다.”(「봄강에 채우는 얼음 혹은 온더록스」), “새가 요염을 구슬릴수록 나는 / 자두나무 가지를 오르락내리락하는 / 물의 노동자 / 한 번도 드러난 적 없는 체위”(「아우구리움」) 같은 구절들을 보면 시인의 상상세계 속에서 새의 이미지에 대한 편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새의 이미지들이 나타날 때 실재 reality의 밀도는 줄고, 환상성은 커진다. 이를테면 “책을 열어주는 나무”는 대지의 지혜를 쓰다듬는데, 그 “지혜의 머리칼”을 먹잇감으로 삼는 새들은 제 “깃털 속에서 어둠이 돋아나는 것을 알아채고 그것을 퍼트렸다”. 그 나무와 새들을 노래할 때 시인의 목소리는 신화 전달자의 그것으로 바뀐다(「포폴부」).

구름 때문에 바지가 흘러내렸다
문장 하나가 완성되자
꿀에 가까워지는 여자들,
늑골 사이로 저녁놀이 삐죽거린다

만조에 다다른 밀밭의 아랫도리,
여름의 발굽이 잇다홍을 퍼트린다
어떤 문장이 증발하기 전에
모자를 벗고 모자에
유두만 골라 따 담았다
――「딸기」 전문

한우진 상상세계에서 ‘새’는 “꿀에 가까워지는 여자들”과 동종同種이다. 그들은 가볍고, 지저귀고, 사랑스럽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바지는 구름 때문에 흘러내리고, 저녁놀은 늑골 사이로 삐죽거린다. 밀밭의 아랫도리는 만조에 다다르는데, 성애를 암시하는 이 구절들은 어떤 문장들의 완성과 상관이 있다. 시의 화자는 “어떤 문장이 증발하기 전에” 제 모자를 벗어 딸기밭의 “유두만 골라 따 담”는다. 사랑의 행위와 문장을 완성하는 것은 미적 쾌락의 범주에서 동일한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걸까?


2. 상상으로 길어 올린 삶, 그 속에서 피어난 정제된 상처의 꿈

시집에 수록된 「무용학교」에서 ‘춤’은 ‘시’와 하나다. 전설의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이 벌떡 일어나 “시를 춤춘다”고 하지 않는가! “그 시절에는 토슈즈, 코르셋, 그리고 노을이 있었다. 새들은 검었으며 장미는 로댕 앞에서 피었다. 발은 물결에 놓이고 불에 덴 아이들이 있었다.”라고 시작하는 이 시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한때 “무용학교” 시절, 다름아닌 청춘의 빛남에 대한 찬탄의 시다. 그대 몸은 “속박에서 풀려난 공기 같은 몸, 수직적인 몸”(알랭 바디우)이다. 분명히 춤에 대한 은유로 읽히는 “칠흑의 마루에 항아리가 구른다. 편도선이 부은 장미가 긴 목을 뽑아 올리고 있다. 의인화하지 말아야지, 변비에 좋은 시는 자두, 신경질적인 자두라도 자두는 자두 변비에 좋은 시. 무용학교에서 풍금소리가 들린다. 건반을 누를 때마다 무용학교 건너편 풍금아파트에 불이 하나 둘 켜지고 구름엘리베이터가 내려온다.”와 같은 구절은 하염없이 아름다운 것에 매혹당하는 시인의 상상력을 잘 펼쳐 보여준다.
한우진의 가장 좋은 시편들은 시적 자양분을 ‘가족’에게서 길어낸다. 어머니?아버지?형?아내?딸들이 나올 때 그의 시편들은 상상력의 기초대사基礎代謝에서 풍부함과 윤택함을 드러낸다.

아버지는 북이다 한 번도 북을 두드려보지 못하고 북을 향해 누웠다 나는 생전의 아버지 앞에서 한 번도 북을 위로 놓고 지도를 펴보지 않았다 북을 발밑에 깔고 남으로 서울을 지나 괴산, 충주를 손톱으로 눌렀다 피 묻히고 얼룩진 자리가 고향이 아닌가요, 나는 우기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북을 따뜻한 남쪽으로 그리워했다 형편없는 마당이었지만 목련은 피었다 목련은 남을 등지고 북으로만 꽃을 피웠다 아직 맺히지도 못한 나는 아버지 등을 돌려보세요, 이쪽이 따듯한걸요, 남풍이 불어도 아버지는 북을 향해 단추를 풀었다 북창이 많은 집일수록 아버지는 값을 높게 쳐주었다 내가 북리北里에 편지를 써대기 시작할 무렵 북관에서 새들이 날아올랐다 그것 보렴, 두드릴 수 있다니깐 그러나 새들은 얼음덩어리로 북적거렸다 아버지는 누가 두드려주지 않는 북처럼 윗목에 놓여졌다 아직도 아버지는 북이다 어김없이 올해도 나는 북을 향해 아들과 함께 절을 하였다 아버지 북 받으세요,
――「북」 전문

「북」에 따르면 아버지의 고향은 북쪽이다. 그가 북을 떠나 고되게 몸을 부린 곳은 괴산, 충주 등이다. 그는 남쪽에 와서도 태어난 자리인 북쪽을 그리워한다. “북창이 많은 집일수록 아버지는 값을 높게 쳐주었다”라는 구절은 그 그리움의 깊이를 암시한다. 이 시에서 북은 방위를 지시하는 북北이며 동시에 두드리는 북이다. 아버지는 아무도 두드려주지 않는 북이다. 그의 아버지는 실향민이고, 그 탓인지는 모르나 그의 가족은 가난했던 모양이다. “군데군데 어둠에 손을 데인 어머니 / 늦게 오시고”, “알록달록 연애가 끝나고 / 아내는 반지하 단칸방에 도배를 했다”, “나는 철공소에서 늦도록 못을 만들고 / 못대가리처럼 쓰러져 막차로 돌아왔다”, “기울어진 가계家系에 찬바람 드는 창문만 늘어났다”, “아내는 처녀적 옷으로 커튼을 만들고”(「등이 벗겨진 나무는 엎드려 울지 않는다」)라는 구절들은 가난 체험의 흔적들을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 가난의 억압성이 그리 커보이지는 않는다. 아마도 청춘의 관례와 같이 가난을 치러낸 것으로 보인다. 가난 속에서도 청년은 문학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개고기를 먹기 시작했으며 무크지 실천문학을 읽었다”(「물을 때는 밤이다」) 같은 구절은 문학청년기의 불가피한 체험을 슬쩍 드러낸다.


3.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자기개성을 갖춘 신인의 탄생

김종해 시인은 한우진 시인의 등단 심사평에서 “시의 화법과 발상이 경직되지 않고 부드럽다. 그리고 경쾌하고 신선하다.”며 범상치 않은 신인의 등장을 예감했다. 이선영 시인은 “시의 미덕인 ‘다르게 보기’를 출중하게 시현해낸 시인. ‘새는 옆으로 나는 것이다 나무의 고통을 전하러 멀리멀리 수평으로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것이다’에서와 같이 그는 세계를 보는 놀라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우진 시인이 가진 시의 혜안을 발견했고, 함민복 시인은 “참신함이 돋보인다. 거기다가 시를 전개하며 연간을 비약시켜 시 읽는 맛을 보탤 줄도 알고 고통스러운 삶을 직설로 던지지 않고 육화시키고 절제할 줄 아는 미덕도 지녔다.”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한우진 시인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17세 때부터 문학 열병을 앓기 시작했다. 21세 때인 1977년 월간 ≪한국문학≫에「제주」「시인들의 새」외 10편으로 ‘제1회 전국 대학생 대학원생 문예작품모집’ 시 부문에 응모하여 당선(심사위원은 이근배, 박재삼 시인)되고 시인 박지열이 만든 ‘모음사’라는 출판사에서 주로 문인들의 술심부름, 서점가판대의 여직원에게 수건 및 역?저자의 서명이 된 책을 돌리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때 서정춘 시인, 서벌 시조시인, 이달희 시인, 유자효 시인, 이병원 극작가, 김청조 소설가, 박영한 소설가 등등 많은 문인들을 만났으며 출판과 관계되는 일을 하는 시인과 소설가들의 틈에 끼여 술을 얻어먹기도 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친구가 한우진의 시를 장난삼아 함께 투고하였는데 고대문학상을 받게 되는 난감한 상황도 있었고 고은 시인에게 “고은 대형에게”로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고 “시는 아직까지도 혁명가만이 깨닫는 행복이오. 우리 우진도 그런 행복 가지시오.”라는 구절이 담긴 답신을 받기도 했다. 1989년 시인 정한용과의 인연으로 남진우 등 <시운동> 동인들과 여러 차례 교우하기도 했으나 공부의 모자람만을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류철균, 한기의 독서량과 공부의 깊이, 강규, 황인숙 등의 소설과 시 그리고 담배연기에 주눅이 든 시인은 그 후로 무려 16년 동안 시를 벼리며 절치부심한 끝에 처음으로 응모한 제5회 ≪시인세계≫ 신인공모에 ‘덜컥’ 당선하게 된다.

시인은 통과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증거들이 아닌, 흔적들만이 유일하게 그 자신과 우리를 꿈꾸게 한다. 한우진의 첫 시집의 시들은 소재의 속도감, 에너지의 점차적인 배출, 수사학적 맥박이 강하게 느껴진다. 말하자면 겉으로 드러나는 리듬 말고 전全 행보를 관통하는 은밀한 리듬 같은 것 말이다. 좋은 시란 언제나 형식을 갖춘 시다. 한우진의 시는 시로서의 좋은 덕목을 더불어 갖고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시가 쓰이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주기 때문이다. 한우진은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시신屍身과 동음이의어인 시신詩身으로 섰다. 주검은 곧 새로운 탄생, 소멸을 거쳐 이루어지는 신생이다. “책은 따뜻했으며 그것만이 온전했던 풍요, 지탄枝炭으로 사라졌다가 밤이면 돌아오는 책, 숯의 문법이 돋아나던 책”은 그의 문학 인생에서 재와 같다. 불이 꺼지고 남은 재는 원소로 돌아가 살아 있는 식물들의 자양분이 된다. “식어가는 화로에 쌓이는 재는 옥수수 밭에 주어야지” 이제 한우진의 시는 책의 자양분에서 나오지 않고, 그 책을 태운 재가 뿌려진 ‘옥수수 밭’, 그 현실의 경境에서 길러지고 수확될 것이다. 한우진의 시들은 너무나 많은 미래를 품고 있다. 오지 않은 것들을 품고 오늘을 견디는 자의 내면은 순결하고 고통스럽고 슬프다. 죽음과 허무에 이끌리면서도 이 가혹한 삶의 어여쁨에 넋을 잃는!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한우진(지은이)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2005년 &lt;시인세계&gt;에 「겨울의 유서」외 4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까마귀의 껍질』이 있다.

정보제공 : Aladin

목차

목차
시인의 말 = 15
제1부 돌 속에 든 빵
 나무와 새 = 15
 딸기 = 16
 돌 = 17
 포폴부 = 18
 시에 관해 말하다 = 20
 봄강에 채우는 얼음 혹은 온더록스 = 22
 천렵 = 24
 시월 = 26
 꽃구두 = 28
 무용학교 = 30
 아우구리움(Augurium) = 35
 V = 37
 꽃 = 38
 단오 = 39
 유리추석 = 40
 탈초 = 41
 낙관 = 43
 장풍초등학교 = 44
 회복 = 45
 12월 = 46
 베토벤ㆍ사타귀 = 47
 베토벤ㆍ불여귀 = 48
 이중섭 = 49
 완결 = 50
제2부 바람은 아버지의 발견 샘은 어머니의 발견
 눈 위에 쓴 가족 = 53
 겨울의 유서 = 54
 북 = 55
 등이 벗겨진 나무는 엎드려 울지 않는다 = 56
 등이 벗겨진 나무는 엎드려 울지 않는다ㆍ부록 = 57
 숯 = 60
 육백 = 62
 하늘대추 = 64
 아버지 숫돌에 낫 가신다 = 65
 물고기 한 마리를 기다린다 = 67
 씀바귀 = 68
 입문 = 70
 함흥 = 72
 몰 = 73
 윤사월 = 74
 경첩 = 75
 약 = 76
제3부 죽은 자의 책
 제5공화국 = 81
 괴산 = 82
 귀 = 83
 명퇴 = 85
 백화수복 = 86
 달과 모래 = 91
 안개 = 92
 고독 = 93
 컨테이너극장 제3관 = 94
 물을 때는 밤이다 = 99
 산 첩첩 물 겹겹 = 102
 빨강에서 초록까지 노랑이 모두 죽는다 = 103
 너는 다섯 개의 나뭇가지를 던진다 = 105
 찔레나무 = 106
 간이 = 113
 수작 = 115
 신장개업 = 117
해설 : 울부짖는 늑대의, 새ㆍ춤ㆍ숯 / 장석주 =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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