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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 세계사회와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

세계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 세계사회와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 (Loan 4 times)

Material type
단행본
Personal Author
Bolz, Norbert W. , 1953- 윤종석 , 1966- , 역
Title Statement
세계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 세계사회와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 / 노르베르트 볼츠 지음 ; 윤종석 옮김.
Publication, Distribution, etc
파주 :   한울 ,   2009.  
Physical Medium
281 p. ; 24 cm.
Series Statement
한울아카데미 ; 1184
Varied Title
Weltkommunikation
ISBN
9788946051843(양장) 9788946041714(학생판)
Bibliography, Etc. Note
참고문헌(p. 269-273)및 색인수록
Subject Added Entry-Topical Term
Communication --Philosophy. Glob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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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Location Call Number Accession No. Availability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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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 Location Main Library/Monographs(3F)/ Call Number 302.201 2009 Accession No. 111559120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No. 3 Location Sejong Academic Information Center/Social Science/ Call Number 302.201 2009 Accession No. 151283515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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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Location Sejong Academic Information Center/Social Science/ Call Number 302.201 2009 Accession No. 151283515 Availability Available Due Date Make a Reservation Service B M

Contents information

Book Introduction

뉴미디어 시대, 세계커뮤니케이션의 모든 테마와 만나다!
- 뉴미디어의 시대에 사회와 인간의 새로운 자기이해를 모색하는 지침서 -

핵심 요약


오늘날 세계화와 인터넷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이 두 테마는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경제와 정치, 미디어기술과 학문지식의 범세계적 네트워킹이 오늘날 동시에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근대의 ‘대항해 시대’ 이후 세계 구석구석을 물질적으로 연결하는 경제의 세계화에는 교통수단과 미디어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동반된 ‘대발견의 시대’이기도 했으며, 이것은 근대 세계에서 지식혁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늘날 지역과 관계없이 동시간적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세계화 국면은 다양한 미디어들 속에서 일어나는 ‘세계커뮤니케이션’이다. 전 지구적인 데이터의 흐름과 금융자금의 흐름이 오늘날 더 이상 구별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뉴미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보사회, 그리고 최근에 지식사회라는 말을 할 때, 이 두 개념을 공통적으로 묶는 분모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다.
- 미디어는 미래의 전도유망한 사업영역이다.
- 커뮤니케이션이 생산성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 지식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부존자원이다.

우리가 오늘날 뉴미디어와 만날 때 그것은 우리가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관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컴퓨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확실하게 하도록 하게 하는 그런 도구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컴퓨터가 하나의 문화테크닉이라는 점이다. 근세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문화적 혁명이 일어났듯이(아쉽게도 우리 선조들은 인쇄술을 문화혁명으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오늘날 우리 문화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화테크닉들을 토대로 하나의 새로운 자기이해를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도서문화의 종말을 의미하는 ??구텐베르크―은하계의 종말??에 관한 오늘날 문화비판적인 논쟁들에서도 핵심을 이룬다. 새로운 자기이해를 위해 분투하는 것은 단지 사회만이 아니며, 인간(그리고 지성) 역시 미래에 계속 살아남기 위해 컴퓨터라는 보편기계에 대해 먼저 스스로를 새롭게 규정해야만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사회가 섭렵했던 네오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담론분석, (탈)구조주의와 같은 이론들은 뉴미디어의 변화된 상황에서 사회와 인간의 새로운 자기이해에 부적함이 드러났다. 그 이론들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탈주를 꿈꾸고 있다. 과거의 이론들의 안개를 걷어내고 인간 지성을 계속 보전하기 위해, 우리는 현재 인터넷과 지식사회에 필적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들과 무기들을 모색해야 한다.

‘세계커뮤니케이션’은 현재 경제학이 ‘세계화’라고 하고 정치학이 ‘초국가화’라고 부르는 현상을 가리키는 미디어이론 개념이다. 이미 200년 전부터, 포스트모던에서 비로소 스스로를 반성하고 확인했던 모던(현대)이 이미 세계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며, 이 시대는 더 이상 프로메테우스(생산)의 시대가 아니라 헤르메스(커뮤니케이션)의 시대다. 그 제1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실존을 보증하고 세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전달하는 정보나 그 과정에 참가하는 주체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망, 특히 오늘날 인터넷의 조밀한 망에 접속하지 않는 자는 21세기에 사회적으로 배제된 존재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뉴미디어의 시대에 변화된 인간 존재와 사회를 설명하지 않는 이론 역시 도태될 것이다.

기획의도 및 출간 의의

2009년 가을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한 1989년으로부터 꼭 20년이 되는 해이다. 서유럽에서 이 ‘89’년이라는 연도는 그전 시대 20년을 특징지었던 1968년 혁명의 좌파 유토피아주의와 ‘68 세대’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한다(68을 물구나무 세우면 89가 된다).
이 책은 ‘68’ 시대정신의 아이콘인 하버마스의 사회비판이론을 그와 동시대를 살면서 치열하게 대결했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이론’으로써 뒤집으려는 시도이다. 한국의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한때 배타적으로 한국사회를 지배하던 하버마스와 비판이론이 ‘사회적 체계이론’에 의해 어떻게 해체되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적 문제들이 사회적 운동을 야기한다”(하버마스/비판이론)가 아니라 “사회적 운동들이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한다”(루만/체계이론)는 정반대의 패러독스로 우리는 비판이론을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 우리는 뉴미디어 시대에 이루어지는 범세계적 커뮤니케이션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지식사회의 문제점과 그 맹점, 인간과 철학, 미학과 종교의 주요 문제를 어떻게 ‘통섭적’으로 접근하여 인간과 사회의 자기이해를 위한 좌표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뉴미디어의 세계와 트렌드들을 철학적 인문학의 정확한 개념과 잣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 소개

■ 사회적 체계이론과 세계커뮤니케이션


이 책은 독일 사회학계에서 하버마스와 쌍벽을 이루는 니클라스 루만(1927~1998)의 사회적 체계이론에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루만은 사회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고 본다. 그 때문에 사회를 인간 또는 주체의 의지나 행위로 설명하는 기존 철학과 사회학에 다른 입장이다. 그 대신에 루만은 사회를 커뮤니케이션의 체계로 규정하고,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autopoiesis)을 인간 행위나 구조에 앞서는 사회의 작동과정으로 본다. 즉 사회는 인간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 또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이나 의식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커뮤니케이션 자신이 한다는 것,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라는 것이다(“커뮤니케이션이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명제).
둘째, 루만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 국가나 영토로 나누어져 있거나 계급이나 계층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이런 양태는 주된 분화가 아니다. 현대사회는 경제·정치·법·학문·예술 등 각자 고유한 코드와 프로그램이 있는 기능적 부분체계에 의해 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종류의 사회적 경계는 커뮤니케이션의 자기 지시적 재생산에 의해 표시된다. 따라서 물리적 환경의 차이와 인격적 구별을 넘어선 매스미디어와 같은 확산매체의 발전이 낳은 사회구조의 변동은 이미 커뮤니케이션의 도달 범위를 영토나 인간 집단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게 했다. 그래서 기능적으로 분화된 단위로서의 현대사회는 유일 세계사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계사회는 흔히 세계화(글로벌화) 논의에서 말하는 초국적 기업이나 물류의 확산 같은 것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자기진화에 따른 결과이고 인터넷은 그 정점에 있다.
셋째, 루만은 현대사회의 하위체계는 탈도덕적이라 보며, 사회(문제)를 다시 도덕에 근거를 두려는 것은 좋은 일이라 보지 않는다. 도덕적 커뮤니케이션과 도덕적 코드의 과잉이 오히려 화해할 수 없는 적대적 충돌과 파국을 낳는다고 본다. 따라서 루만은 도덕에 대해 사회학적 반성을 수행하고 윤리학을 도덕의 기초를 놓는 이론이 아니라 도덕에 대한 반성이론으로 간 주한다. 그 때문에 사회비판을 위한 규범적 척도를 강조하는 하버마스의 비판이론과 충돌하 는 것은 불가피했다.

이와 같이 볼 때 하버마스(비판이론)와 루만(체계이론)의 차이는 한마디로 하버마스가 사회 를 계몽하려는 ‘뜨거운 실천가’이고, 루만은 사회에서 배우고 사회를 관찰하려는 ‘차가운 이 론가’라는 점에서 부각된다. 루만 이전의 대부분의 근현대 철학들은 ‘주체’ 개념을 상정했다. 가령 하버마스는 근대적 주체의 ‘수정’에, 푸코는 주체의 ‘사망’에 초점을 맞추었던 반면, 루 만은 아예 주체를 배제하고 체계를 관찰하기만 했다. 이 ‘관찰하는 체계’가 체계이론의 근본 이다. 하버마스가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할 합리적인 주체를 설정했지만, 루만의 체계이론에서 는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은 주체가 아니고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이다. 루만은 사회로 부터 그 주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을 추방함으로써 근대 철학의 유산과의 청산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그럼으로써 결국 인간을 구출하려 했다.
이 책에서 저자 볼츠 교수도 루만의 연장선에서 근대적 주체를 배제하기 때문에 비판이론 의 토대인 주체의 비판과 이성이라는 그 전제 자체를 의문시한다. 이 개념들로는 더 이상 오 늘날 참가 주체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과 그것이 구성하는 사회적 체계들과 세계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은, 민족주의와 마르크스 주의 등 거대담론의 종말 이후 경제의 세계화, 국민국가의 종말과 정치의 초국가화, 디지털 네트워킹 등 트렌드를 지칭하는 미디어 이론적 개념이다. 그리고 이 세계란 이미 200년 전 현대의 시대정신으로부터 더 이상 생산(프로메테우스)이 아니라 전달(헤르메스)의 시대라는 것이 다. 오늘날 이 세계커뮤니케이션 망은 월드와이드웹(www)의 형태로 촘촘히 구현되어 있다.

이 책에서 바탕으로 깔고 있는 루만의 체계이론은 ①사회를 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과정 들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하고(커뮤니케이션에서 행위와 주체의 배제), ②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인간을 배제하거나 인간을 ‘응고된 우연성’으로 기술한다(방법론적 반휴머니즘). ③사회는 커뮤니케이션 체계이고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 구조나 행위에 앞선다. 즉 계속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 중요하다. ④ 공간이나 인간으로부터 독립 분화된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진화에 따른 귀결이 모든 가능한 커뮤니케이션들의 전 지구적 전체로 이해되는 ‘세계사회’ 개념이고, 이 진화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 전자미디어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 책의 주요내용

1) 국가, 법체계 그리고 정치 등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는 시대에는 미디어가 사회에 대 한 근본 신뢰를 창출한다. 안전과 신뢰는 점차 사라지고, 그 대신 미디어와 미디어에 의한 지각, 커뮤니케이션이 세계를 구성한다. 세계사회는 그 어떤 집단주체도 지니고 있지 않으며, 그 어떤 역사철학적 프로젝트도 없다. 이론은 따라서 사회를 가르칠 수 있는 것(계몽)이 아니고, 단지 그 사회를 관찰하고 배울 뿐이다.

2) 이론이 사회를 가르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가치에는 그 어떤 위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에는 단지 선호도만 있을 뿐이다. 즉 현대적인 의미에서 특정의 가치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다른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윤리적 사유는 가치 자체에 대한 반성을 봉쇄한다. 그 때문에 도덕을 강조하면 공론장에서 합리적인 논쟁이 아예 불가능하다(예, 유전공학 연구 등).

3) 디지털 자본주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날개를 단 판타지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주식이 과거 가문의 문장이나 신화처럼 기능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미디어는 바로 돈이며, 이 돈이라는 미디어들은 우리가 자기 확신을 가지고 복잡한 세계에 대한 불안을 흡수하게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미디어(Medium)는 불안에 대한 치료제(Re-medium)이자 도덕이고, 또 복잡한 사회를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4) 매스미디어가 이룩한 고도의 중계 기술로 그 수용자의 육체적·정신적 수동성이 불가피해지는 한계가 있는데도, 모든 사람이 범세계적/동시간적으로 똑같이 체험하는 체제가 구축되었다. 이 점에서 종래의 ‘행위’나 ‘쌍방 행위’와 같은 카테고리로 설명하는 비판이론은 사회이론은 복잡한 커뮤니케이션과 그 커뮤니케이션이 구성하는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

5) 끊임없이 순환하는 테마의 고정 레퍼토리로서 매스미디어는 정치와 종교가 이미 오래전부터 수행할 수 없었던 기능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매스미디어는 도덕을 끊임없이 주창하고 그 도덕적 전망의 사회적 조정을 장려하면서 사회를 끊임없이 일깨우고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은 오늘날 종교가 수행했던 역할을 보충하는 등가물이다. 아울러 벤야민의 지적처럼 오늘날 자본주의적 소비주의 역시 종교의 기능적 등가물이다.

6) 정치는 그 지도적 위치를 잃어버렸다. 국민국가의 공간은 해체되고, 국가 간의 경계는 더 이상 사회의 경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점점 더 미디어가 구성하는 ‘장소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세계사회는 더 이상 공간화될 수 없고, 오로지 중요한 것은 시간과 커뮤니케이션적 도달 가능성이다.

7) 세계의 범위(경계)를 규정하는 커뮤니케이션적 도달 가능성은 이제 육체적 현전에서 점점 더 풀려나와, 육체는 성가신 ‘웨트웨어(wetware)’로 거추장스럽게 된다. 핸드폰과 인터넷은 모든 문제를 시간의 문제로 만든다. 권력은 시간에 대한 권력이고, 결정적인 것은 정보와 트렌드를 다른 것보다 더 빠르게 회전시키는 것이다. 세계사회의 ‘의무사항’은 순간 포착적/커뮤니케이션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시간의 압력 아래서 생활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언어를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생산력이 된 커뮤니케이션이 음악, 유명 상표, 스포츠, 알고리즘 그리고 크레디트카드 등과 결합되어 있다. 언어적 한계뿐 아니라 영토적 한계도 세계커뮤니케이션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

8)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세계가 미디어에 의해 설정된 테마의 레퍼토리를 통해 조정된다는 인식이고, 미디어는 정보를 선택하고 복잡성을 감축한다. 우리는 복잡성에 무기력하고 아무 보증 없이 내맡겨져 있기 때문에, 그 보상과 기능적 등가물로서 ‘의미’를 생산하려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가령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획일화된 세계에 대해서는 포스트모던적 다양성이, 세계커뮤니케이션의 보편주의에 대항해서는 자아 정체성을 강조하는 담론의 유행이, 연출된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해서는 리얼한 것(가령 리얼리티 TV나 육체)에 대한 숭배가, 전 지구적으로 관철되는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부족주의로서 선택의 공동체(인터넷의 커뮤니티)가, 세속화에 대항해서는 종교의 복귀가 이 경향을 표현한다.

9) 복잡한 세계에서는 “디자인이 방향성을 창조하고 그 자체가 방향이다”. 더 이상 언어적 상호 이해의 형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곳, 바로 거기서는 적어도 겉 표면이 단순하고 이용자에게 편리해야 한다. 그래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다. 복잡한 것에 대한 비(非)이해를 우리는 디자인으로 고상하게 그 겉모습을 위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의 본질이고, 육체에 대한 컬트로서의 화장술, ‘휘트니스’와 같은 트렌드이다. 의미를 추구하는 ‘센스 메이킹’으로서의 디자인은 곧 오늘날 다양성 속에서 의미를 상실하여, 의미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과거에 종교가 수행했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기획의도 및 출간 의의
2009년 가을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한 1989년으로부터 꼭 20년이 되는 해이다. 서유럽에서 이 ‘89’년이라는 연도는 그전 시대 20년을 특징지었던 1968년 혁명의 좌파 유토피아주의와 ‘68 세대’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한다(68을 물구나무 세우면 89가 된다).
이 책은 ‘68’ 시대정신의 아이콘인 하버마스의 사회비판이론을 그와 동시대를 살면서 치열하게 대결했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적 체계이론’으로써 뒤집으려는 시도이다. 한국의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한때 배타적으로 한국사회를 지배하던 하버마스와 비판이론이 ‘사회적 체계이론’에 의해 어떻게 해체되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적 문제들이 사회적 운동을 야기한다”(하버마스/비판이론)가 아니라 “사회적 운동들이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한다”(루만/체계이론)는 정반대의 패러독스로 우리는 비판이론을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 우리는 뉴미디어 시대에 이루어지는 범세계적 커뮤니케이션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지식사회의 문제점과 그 맹점, 인간과 철학, 미학과 종교의 주요 문제를 어떻게 ‘통섭적’으로 접근하여 인간과 사회의 자기이해를 위한 좌표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뉴미디어의 세계와 트렌드들을 철학적 인문학의 정확한 개념과 잣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 소개
- 사회적 체계이론과 세계커뮤니케이션

이 책은 독일 사회학계에서 하버마스와 쌍벽을 이루는 니클라스 루만(1927~1998)의 사회적 체계이론에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루만은 사회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고 본다. 둘째, 루만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 국가나 영토로 나누어져 있거나 계급이나 계층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이런 양태는 주된 분화가 아니다. 현대사회는 경제·정치·법·학문·예술 등 각자 고유한 코드와 프로그램이 있는 기능적 부분체계에 의해 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셋째, 루만은 현대사회의 하위체계는 탈도덕적이라 보며, 사회(문제)를 다시 도덕에 근거를 두려는 것은 좋은 일이라 보지 않는다.
이와 같이 볼 때 하버마스(비판이론)와 루만(체계이론)의 차이는 한마디로 하버마스가 사회 를 계몽하려는 ‘뜨거운 실천가’이고, 루만은 사회에서 배우고 사회를 관찰하려는 ‘차가운 이 론가’라는 점에서 부각된다.
이 책에서 바탕으로 깔고 있는 루만의 체계이론은 ①사회를 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과정 들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하고(커뮤니케이션에서 행위와 주체의 배제), ②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인간을 배제하거나 인간을 ‘응고된 우연성’으로 기술한다(방법론적 반휴머니즘). ③사회는 커뮤니케이션 체계이고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 구조나 행위에 앞선다. 즉 계속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자기생산이 중요하다. ④ 공간이나 인간으로부터 독립 분화된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진화에 따른 귀결이 모든 가능한 커뮤니케이션들의 전 지구적 전체로 이해되는 ‘세계사회’ 개념이고, 이 진화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 전자미디어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 책의 주요내용

1) 국가, 법체계 그리고 정치 등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는 시대에는 미디어가 사회에 대 한 근본 신뢰를 창출한다.
2) 이론이 사회를 가르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가치에는 그 어떤 위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3) 디지털 자본주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날개를 단 판타지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주식이 과거 가문의 문장이나 신화처럼 기능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미디어는 바로 돈이며, 이 돈이라는 미디어들은 우리가 자기 확신을 가지고 복잡한 세계에 대한 불안을 흡수하게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4) 매스미디어가 이룩한 고도의 중계 기술로 그 수용자의 육체적·정신적 수동성이 불가피해지는 한계가 있는데도, 모든 사람이 범세계적/동시간적으로 똑같이 체험하는 체제가 구축되었다. 이 점에서 종래의 ‘행위’나 ‘쌍방 행위’와 같은 카테고리로 설명하는 비판이론은 사회이론은 복잡한 커뮤니케이션과 그 커뮤니케이션이 구성하는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
5) 끊임없이 순환하는 테마의 고정 레퍼토리로서 매스미디어는 정치와 종교가 이미 오래전부터 수행할 수 없었던 기능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6) 정치는 그 지도적 위치를 잃어버렸다. 국민국가의 공간은 해체되고, 국가 간의 경계는 더 이상 사회의 경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점점 더 미디어가 구성하는 ‘장소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7) 세계의 범위(경계)를 규정하는 커뮤니케이션적 도달 가능성은 이제 육체적 현전에서 점점 더 풀려나와, 육체는 성가신 ‘웨트웨어(wetware)’로 거추장스럽게 된다. 언어적 한계뿐 아니라 영토적 한계도 세계커뮤니케이션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
8)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세계가 미디어에 의해 설정된 테마의 레퍼토리를 통해 조정된다는 인식이고, 미디어는 정보를 선택하고 복잡성을 감축한다. 우리는 복잡성에 무기력하고 아무 보증 없이 내맡겨져 있기 때문에, 그 보상과 기능적 등가물로서 ‘의미’를 생산하려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9) 복잡한 세계에서는 “디자인이 방향성을 창조하고 그 자체가 방향이다”. 더 이상 언어적 상호 이해의 형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곳, 바로 거기서는 적어도 겉 표면이 단순하고 이용자에게 편리해야 한다. 그래서 복잡한 것에 대한 비(非)이해를 우리는 디자인으로 고상하게 그 겉모습을 위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의 본질이다.


Information Provided By: : Aladin

Author Introduction

노르베르트 볼츠(지은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철학, 독문학, 영문학과 종교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20세기 독일 보수와 진보 양극단의 철학적 경향들에 대한 연구(〈탈마법화된 세계로부터의 탈주-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철학적 극단주의〉, 1990년)로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에센대학 디자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베를린 공대 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종 도발적이기도 한 그의 놀라운 테제들은 독일 철학계와 사회분석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텐베르크-은하계의 끝에서》, 《컨트롤된 카오스》, 《컬트 마케팅》, 《세계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등 그의 주저 8권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윤종석(옮긴이)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문학과 미학을 전공, 부전공했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미디어학을 수학했다. 논문으로는 「후기자본주의사회와 대중문화비판」, 「미디어 시대의 해외홍보」 등이 있고, 독일 비합리주의 철학과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책들을 기획, 번역했다. 현재 문화부 소속 해외문화홍보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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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목차
서문 : 이론적 배경과 주요 테제 = 7
1 애프터 뉴미디어? 비판이론 대신에 체계이론 = 27
 이론의 계기 비행 = 27
 애프터 미디어 = 48
 세계커뮤니케이션의 시대 = 63
 차이들의 보전 = 72
2 지식사회에서 방향설정 문제들 - 신뢰와 정보 그리고 지식 = 83
 법과 신뢰 = 83
 지식의 리스크 = 105
 지식의 미래: 미래에 관한 지식 = 116
3 역사의 행복한 종말 - 복잡성에 대한 감수성과 미적 인식 = 131
 유토피아의 패러독스 = 131
 명명된 세계와 전시된 세계 = 153
 '뷰토피아(Beautopia)' = 179
4 삶의 인공성 - 디자인 정신에서 철학의 부활 = 191
 센스메이킹으로서의 디자인 = 191
 '우연에 방치된 존재' = 202
 육체의 복귀? = 215
 휴머니즘에서 인조인간 호문쿨루스로 = 232
 신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 246
독자의 이해를 위하여 / 윤종석 = 253
 1. '포스트-68세대' : 비판이론에서 체계이론으로 = 253
 2. '세계커뮤니케이션'의 주요 테마 = 259
 3. 네트워크의 사회적 영향 = 262
 4. 맺음말 = 267
참고문헌 = 269
찾아보기 =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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