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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은 헌법재판소의 역할이 어느 해보다 주목을 받은 해였다. 3월에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다뤘고, 10월에는 행정수도 건설 특별조치법의 위헌 판결을 내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2004년 이전에도 '그 순간 대한민국을 바꿔버린' 헌법적 사건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책은 헌법재판소가 내린 중요한 결정 18가지를 골라 설명하고 그것이 갖는 사회적인 의미를 곱씹어 본다. "헌법정신의 실현은 기계적으로 법리를 실현하는 과정이 아니라 해석을 둘러싼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이며 "이 해석 투쟁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바꾸어온 보이지 않은 힘"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설명이다.

탄핵이나 행정수도 이전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 외에도 개인의 일상을 바꾸고, 사회의 흐름을 바꾼 주요 결정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비중있게 소개한다. 음식물 쓰레기 과다 배출을 막기위해 오후 3~5시의 결혼 피로연에서는 음식을 접대하지 못하도록 한 판결에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리고, 특정 지역에서는 특정 소주만 판매하는 지도소주 구입제도에 위헌 판결을 내려 원하는 소주를 선택한 권리를 보장한 결정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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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을 펴내며 = 5
프롤로그: 헌법재판이란 무엇인가 = 13
제1장 우리의 일상을 바꾼 헌법재판 이야기
 1. 법으로 허례허식을 막을 수 있는가 = 25
 2. 아무도 나에게 사죄를 강요할 순 없다 = 39
 3. 공부는 '과외'로 해도 죄가 아니다 = 54
 4. 동석동본이 뭐길래 = 69
 5. 사랑이 죄인가 = 83
 6. 뺑소니 살인은 고의 살인보다 더 나쁜가 = 97
제2장 사회의 흐름을 바꾼 헌법재판 이야기
 1. 검열 없는 세상을 향한 큰 발걸음 = 115
 2. 땅투기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 130
 3. 소주와 지역주의 = 145
 4. 자전거 신문과 기네스북 = 159
 5. 제대군인들을 분노케 한 헌법재판소의 남녀평등관 = 173
 6. 금융실명제 판결, 통치행위의 의미와 한계를 알리다 = 188
제3장 나라의 근간을 바꾼 헌법재판 이야기
 1. 한국인, 외국인, 그리고 해외동포 = 203
 2.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 217
 3. 불평등한 선거제도는 민의를 어떻게 왜곡하는가 = 232
 4. 정권교체가 드러낸 기이한 정부형태 = 246
 5. '관습헌법'과 논쟁의 바다 = 259
 6. 노무현과 탄핵의 추억 = 275
에필로그: 헌법재판이 만능은 아니다 = 289
헌법재판 통계표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