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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정치학과 동양 고전을 아울러온 배병삼 교수. 그는 스스로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문학을 넘보고, 학문의 길을 걸으면서 문사의 꿈을 놓지 못햇다. 그러다보니 여태까지 걸어온 길은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사이,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사이 또는 고전과 현대의 사이, 그 샛길일 따름이었다'고 고백한다.

'풀숲을 쳐 뱀을 놀라게 하다(打草驚蛇)'란 '변죽을 울려 중앙을 흔든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일상과 문화에 관한 주변적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문화와 문명의 핵심을 반성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네 목욕탕에 놓인 스테인리스 대접에서 디지털 시대의 몰역사성을 읽어내고, 포장마차에서 멍게를 써는 남자의 솜씨에서 학문의 도를 엿보는 식.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된다. 1부 '스테인리스를 둘러싼 명상'에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사색이 담긴 글이 담겼으며, 2부 '일상과 비상'은 주변 사물에 대한 단상, 3부 '고전의 주변'은 정치학과 동양사상에 대한 성찰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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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 5
제1부 스테인리스를 둘러싼 명상
 스테인리스를 둘러싼 명상 = 13
 상갓집에서 = 17
 공중 목욕탕에서 = 21
 석계역에서 = 24
 농경시대의 추억 = 28
 멍게와 고수 = 32
 하우스 채소의 비극 = 36
 시인의 우울 = 40
 먹을거리에 대한 예의 = 43
 벽과 울 = 47
 적조와 녹조 = 51
 보는 것과 보이는 것 = 55
 김포공항에는 김포 사람이 없다 = 59
 출근길 = 63
 태극기 = 68
 권력과 지성 = 72
 충혼과 현충 = 76
 아듀! 사직동 팀 = 81
 기자와 지사 = 85
 무치 사회 = 88
 길 = 92
 바람, 바람, 바람 = 96
 인공심장 = 100
 문화는 부사다 = 104
제2부 일상과 비상
 일상과 비상 = 111
 아파트 이야기 = 115
 타향살이 = 120
 봄감기를 앓으면서 = 125
 꽃 = 130
 어미 = 134
 선무당의 내력 = 138
 참 낯뜨거운 일 = 143
 어린왕자들의 나이 = 146
 그 많던 쉬리들은 = 151
 음악과 삶 = 155
 겉늙음과 점잖음 = 160
 학도병 = 164
 축구와 광장 = 168
 고향의 상실 = 175
 발효와 효도 = 181
 벌초를 하면서 = 186
 양갱 = 191
 삼십 년 전 어느 추석날 하루 = 195
 맨발의 청춘 = 200
 퇴계의 꿈 = 204
 조선족 = 207
 향 = 211
 샘터 = 215
 어린 낙화송이를 앞에 두고 = 219
 경주에서 = 223
 만추 = 228
 겨울 준비 = 234
 정월 대보름날 = 240
제3부 고전의 주변
 이 땅에서 학문하기 = 247
 새 세기, 새 글쓰기 = 254
 고전 읽기 = 264
 고전의 힘 = 269
 유교 자본주의 = 272
 관계 = 276
 오늘의 퇴계 = 279
 『논어』를 읽는 두 가지 이유 = 284
 오늘과 논어 = 290
 논어의 속살 = 295
 해수욕장과 정치 = 298
 한국 정치학의 위기 = 307
 한국 정치사상 연구의 길 =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