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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 로스만이 뉴욕 항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작품이 시작된다. 카알이 뉴욕에 온 것은 자의가 아니다. 나이 많은 하녀의 유혹에 빠져 그녀에게 아이를 갖게 했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추방된 것. 미성년의 아들이 하녀에게 아이를 갖게 한 행위는,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부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이다.

카알은 뉴욕 항에 정박한 후 하선하는 길에 우산을 잊어버리고 온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찾으려 선실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그 배의 화부를 만나게 된다. 그는 화부의 억울한 사정을 듣게되고 화부가 받는 부당한 대우의 개선을 선장에게 건의하나 즉각 거절당한다.

카알은 30여 년 전에 미국에 와서 성공한 그의 외숙부 야콥 상원의원을 만나게 되고 외숙부는 카알을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외숙부 댁은 뉴욕의 고층빌딩 속에 있다. 카알은 그곳에서 아메리카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

그곳에서 그는 영어, 피아노, 승마 등 아메리카의 상류사회에 필요한 교육을 받게된다. 카알은 자본주의와 기술 문명에 의해서 고도로 기능화되고 분업화된 아메리카 사회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고향에서 배운 유럽식 교육과 전통적 교양으로서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자괴감이 그를 괴롭힌다.

어느날 카알은 외숙부의 친구인 폴룬더 씨의 초청을 받지만 외숙부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알은 폴룬더씨의 별장에 가서 저녁시간을 보낸다. 그날 밤 12시 카알은 외숙부로부터 절연絶緣의 편지를 받는다. 즉시 외숙부 댁을 떠나야하고 다시는 외숙부를 찾아오지 말라는 경고다. 아메리카 사회의 능률주의를 신봉하는 외숙부의 요구를 카알이 경솔하게 여기다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부모로부터 추방당한 카알이 외숙부 댁에서 안식처를 찾는 듯 했으나, 다시 그곳으로부터 추방당한다.

카알은 모텔에서 직장을 구하러 다니는 실직자 로빈슨과 들라마르쉬를 만나 함께 구직 여행을 떠난다. 카알은 주방장으로 일하는 그레테 미첼바하 여사의 도움으로 옥시덴탈 호텔의 엘리베이터 보이로 일하게 된다. 그는 12시간 근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그곳 상황에 적응해간다.

그러던 어느날 실직자 시절의 친구 로빈슨이 술에 취해 찾아온다. 만취한 그를 자신의 숙소에 데려가느라 카알은 잠시 근무지를 떠나게 된다. 이 일로 그는 즉시 해고된다. 그를 취직시켜준 미첼바하 여사의 변호가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엘리베이터 보이는 호텔 전체의 구조 속에 하나의 부품이며, 필요한 것은 엘리베이터 보이의 기능이지 인격적 태도나 인도주의적 처신이 아니다.

카알은 세번째 추방을 당한다. 카알은 가는 곳마다 교묘하게 추방당한다. 그러나 그는 다시 새로운 자리를 얻는다. 그곳에서 그가 성실하게 적응하려고 하면 또 다른 이유에서 그는 다시 추방되는 운명에 처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카알은 끝내 아메리카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실종되는 존재가 된다. 외숙부와 수위장으로 연결되는 아버지의 존재는 끊임없이 카알에게 명령을 내리고 억압하고 지배한다. 이에 반하여 주방장 그레테 미첼바하는 그를 도우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가 없다.

카알은 옥시덴탈 호텔에서 쫓겨난 후 들라마르쉬와 옛 여가수인 브루넬다가 동거하는 집에서 하인처럼 일하며 구금당한다. 그는 로빈슨이 브루넬다와 들라마르쉬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것을 혐오하면서 그곳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한다. 斷片(1)의 '브루넬다의 이사'에서는 들라마르쉬와 로빈슨이 팽개친 브루넬다를 돌보아주는 카알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어지는 斷片(2)에서는 오클라하마 극장의 직원 모집 광고에 카알이 응모해서 일단 취직이 정해지지만 여러 가지 구체적인 정식 검사를 받기 위해서 클레이톤으로 기차를 타고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중단되고, 작품은 여기서 미완성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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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메리카>란 제목으로 알려져왔던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 <소송>과 더불어 카프카의 '고독의 3부작'으로 꼽힌다.

카프카의 다른 작품들처럼, 주인공은 인간관계의 단절을 경험하고 사회로부터 소외/고립된다. 불합리한 이유로 추방당한 주인공은 열심히 살지만, 챗바퀴돌듯 비정한 일상이 반복된다. 책 제목이기도 한 '아메리카'는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과 규율이 강조되는 세계이며, 미국뿐 아니라 현대사회 전체를 가리킨다.

카프카는 인간의 사소한 잘못과 이에 대한 과중한 처벌의 모순을 들추어내어, 익명의 거대한 중개 조직의 전횡을 폭로한다. 이 권력은 무제한으로 증대되어 인간의 생활을 규정한다. 전10권 예정인 카프카 전집의 다섯 번째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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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전집

1. 변신.단편 전집 | 이주동 옮김 (출간)
2. 잠언.유고집 | 이주동 옮김 (근간)
3. 소송.장편소설 | 이주동 옮김 (근간)
4. 실종자.장편소설 | 한석종 옮김
5. 성.장편소설 | 오용록 옮김 (출간)
6. 카프카의 일기(가제) | 이유선 옮김 (근간)
7. 카프카의 편지 1 | 서용좌 옮김 (2003년 중순 발간 예정)
8. 카프카의 편지 2(가제) | 오화영 옮김 (근간)
9. 카프카의 편지-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 변난수.권세훈 옮김 (출간)
10. 카프카의 엽서-누이에게 | 편영수 옮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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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부

2. 외삼촌

3. 뉴욕 교외의 별장

4. 람제스로 향한 행군

5. 옥시덴탈 호텔에서

6. 로빈슨 사건

외진 교외의 길이었음에 틀림없다

로빈슨이 "일어나!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단편

(1) 브루넬다의 이사

(2) 카알이 길모통이에서 [...] 보았다

(3) 그들은 이들 밤낮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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