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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1 | ▼a 임지현 ▼0 AUTH(211009)57985 |
245 | 1 0 | ▼a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 ▼b 신화와 허무의 민족주의 담론을 넘어서 / ▼d 임지현 지음. |
260 | ▼a 서울 : ▼b 소나무 , ▼c 1999 ▼g (2005). | |
300 | ▼a 364 p. : ▼b 삽도 ; ▼c 23 c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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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information
줄거리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민족주의의 변증법 : 운동사와 관념사`에는 두 편의 논문을 실었다. `운동으로서의 민족주의`는 운동사의 관점에서 민족주의의 역사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교리에 초점을 맞추는 사상사적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총관계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방향과 내용을 수정하면서 살아 움직이는 운동으로서 민족주의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원초론`이나 `도구론`, `객관주의`나 `주관주의` 등 민족주의를 고정 관념으로 못박으려는 기존의 연구 경향들을 넘어서, 어떠한 규범이나 분석틀로도 가두어 놓을 수 없는 변화 무쌍한 행로를 밟아 온 민족주의의 궤적을 추적하였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유럽으로 국한되었지만, 서유럽 못지 않게 동유럽 민족주의에도 큰 비중을 둠으로써 한반도의 민족주의를 되돌아보는 비교사적 고찰의 준거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한국사 학계의 `민족` 이해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한국사에 대한 민족주의적 해석의 문제를 검토한 글이다. 서양사 연구자로서 한국사의 해석 문제에 덤벼든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 않는 바는 아니었지만, 막혀 있는 대화의 물꼬를 터야겠다는 절실함이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나는 이 글에서 먼저 민족주의 사학이 민족적 형식을 강조한 나머지 민족을 초역사적인 자연적 실재로 부당 전제함으로써, 역사 연구의 인식론적 가치를 훼손시키고 역사학을 신화의 영역으로 끌고 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연구자들의 인식 지평을 고정된 민족적 형식에 가둠으로써 현재와 미래에 열려 있는 건강한 실천적 지향을 굴절시켰다는 점이다.
그 결과 그들은 민족주의 사학이 식민지 시기의 실천 정신을 잃고 남과 북 모두에서 정치 권력과 같은 텍스트로 짜여져 있다는 자명한 사실에 눈을 감아 왔다. 민족주의 사학은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과 함께 근대 민족 국가를 표상하는 정치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치 권력과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2부 `맑스주의와 민족주의`는 네 편의 글로 구성하였다. 민족주의는 기본적으로 `2차적 이데올로기`이다.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는 그 자체로서 자기 완결적 논리 구조를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서 불완전한 민족주의는 따라서 흔히 여타의 사회 이데올로기와 결합되어 나타난다. 그러므로 정작 중요한 것은 민족주의가 언제, 왜, 그리고 어떻게 다른 사회 이데올로기들과 결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2부에 실린 4편의 글들은 민족주의가 맑스주의와 접목될 때 드러나는 갈등과 긴장의 양상을 사상사적 관점에서 정리한 것들이다.
`맑스-엥겔스와 민족 문제`는 나의 책 <마르크스, 엥겔스와 민족 문제>(탐구당, 1990)를 <이론>지 동인들의 요청에 따라 한 편의 논문으로 축약한 것이다. 내적 사상사와 외적 사상사의 방법론에 기초하여, 민족 문제에 대한 맑스와 엥겔스의 논의들을 이론과 실천의 양면에서 포괄적으로 검토한 글이다.
민족 문제를 이해하고 또 민족주의를 수용하거나 배척하는 맑스주의의 기본 전제들을 맑스와 엥겔스로 거슬러 올라가 점검하였다. 민족 문제에 대한 맑스와 엥겔스의 낡은 견해를 고집하자는 것이 이 글의 의도는 물론 아니다. 당대의 민족 문제를 분석하는 준거틀이었던 맑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의 방법론을 서로 다른 역사적 조건에 적용한다면 어떠한 결론이 가능한가 하는 역사적 사고의 실험 정신으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맑스의 제국주의론과 아일랜드 민족 문제`는 원래 1992년 미국의 좌파 잡지 <과학과 사회>지에 게재한 것을 우리말로 다시 써서 재수록한 것이다. 이 글은 이 잡지에서 벌어진 님니와 르위, 트레버소간의 논쟁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집필된 것이다.
나는 박사 학위 논문에서 민족 문제에 대한 맑스의 논리가 3중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즉 1차적 추상 : 철학적 범주로서의 유물 사관과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 2차적 추상 : 정치 경제학적 범주로서의 제국주의론과 사회 구성체 발전 단계론- 현상 분석 : 맑스의 저널리즘이 그것이다. 이 3중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추상적 차원의 분석에 치우친 님니가 경제 결정론 혹은 근본주의적 해석으로 흘렀다면, 현상 분석에만 관심을 기울인 트레버소와 르위의 주장은 정치주의로 기울었다는 것이 내 비판의 핵심이었다.
`로자 룩셈부르크와 민족 문제`는 학위 논문의 연장선상에서 고전적 맑스주의자들의 민족 문제에 대한 논의들을 다룬다는 장기 기획의 일환으로 집필된 것이다. 이 글 역시 원래는 <과학과 사회>지 1995년 겨울호에 수록된 것을 한국어로 재집필한 것이다.
이 논문의 초점은 두 가지이다. 먼저 룩셈부르크가 집필한 `폴란드 왕국 및 리투아니아 사회민주당`의 강령 및 폴란드 운동사의 관계 자료들을 분석하여, 흔히 평가되는 것처럼 룩셈부르크가 민족 허무주의자는 아니었다는 점을 밝혔다. 룩셈부르크가 위의 자료들에서 제시한 자치론은 문화적 자치의 차원을 넘어서 정치, 경제, 사법, 문화 등을 포함하는 상당히 포괄적인 것이었으나, 단지 룩셈부르크 전집에서 누락되어 있고 또 다른 외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탓에 서구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룩셈부르크가 프롤레타리아 근본주의나 국제주의를 원칙적으로 견지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민족 문제에 대한 룩셈부르크의 감수성을 무디게 만든 요인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적 동원체제로 전락한 제 3세계의 인민주의에 대한 소중한 비판을 제기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요컨대 아직도 민족 문제에 몰두해 있는 제3세계의 사회주의자들에게 로자 룩셈부르크가 남긴 이론적 유산은 무엇인가라는 문제 의식이 이 논문의 밑바닥에는 깔려 있다.
2부의 마지막 논문 `사회주의 민족 이론과 민족 문제`는 구 소련에서 민족 분규가 한창이던 1990년 봄 <사회와 사상> 편집진의 청탁으로 집필한 것이다. 페레스트로이카가 조성한 새로운 정세 속에서 겉잡을 수 없이 분출되던 민족 분규를 맑스주의의 이론적 준거틀에 입각해서 나름대로 현상 분석을 시도해본 글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정확한 정보의 부족과 주관적 희망이 뒤섞여 냉철한 분석을 가로막은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이다.
그러나 소수 민족의 자유와 이해를 도모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국제주의적 공동체로의 통합을 지향했던 레닌의 고민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또 벽에 부딪쳤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수록하기로 결정했다. 노멘쿨라투라에 의해 투옥되고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사회주의 국제주의자로서의 신념을 잃지 않았던, 그러나 유고의 민족분규에 당면해서는 결국 자신이 지나치게 이상적이었다고 실토해야만 했던 질라스의 고통스러운 독백이 그만의 것은 아니었음을 고백해야겠다.
3부에는 동유럽의 민족주의에 대한 세 편의 글을 모았다. 첫 논문 `동유럽 민족 운동의 구조와 논리`는 `근대 국민 국가와 민족 문제`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36회 전국 역사학 대회 공동 주제 발표문을 보완한 것이다. 한 편의 짧은 논문으로 동유럽의 민족 운동사를 개괄한다는 무모함은 학술 대회 발표문이라는 형식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나는 한스 콘이나 헤이즈 같은 민족주의 연구의 선각자들과 조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유럽의 민족 운동을 민족 과거에 대한 낭만적 이상화와 비합리성으로 무장한 반동적 운동으로 규정한 이들의 연구를 비판하면서, 민족주의를 `관념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운동`으로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다듬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동유럽의 주어진 역사적 조건 속에서 각 계급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사회적 관계의 총체가 민족 운동을 어떻게 규정하며 또 민족 운동은 사회적 총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틀 속에서 동유럽의 민족 운동사를 개관하였다.
결과에 대해서 자신은 없지만, 여러 모로 조건이 유사한 한반도의 민족 운동을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시사점을 던지고자 노력했다. 이 글이 성에 차지 않는 독자들은 곧 출간될 <그대들의 자유, 우리들의 자유- 폴란드 민족 해방 운동사>를 참조해 주기 바란다.
`동유럽 현실 사회주의의 체제 변혁과 반전`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지난 10년간 동유럽 사회가 겪고 있는 체제의 변화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고찰한 글이다. 사회 과학 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응하다보니 역사 논문도 아니고 사회 과학 논문도 아닌 어설픈 글이 되지 않았나 우려된다.
논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민족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가 서로 경합하면서 동유럽의 인민들에게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구하는 과정을 역사적 현재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현재 동유럽의 이념적 지형은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가 아니라 민족주의 대 서구주의라는 역사적 이분법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서 비록 미약한 것이기는 하지만, 인텔리겐챠와 교회, 노동운동이 한 몫을 차지했던 시민 사회의 발전 과정을 다루었으며, 마지막으로는 계획 경제에서 사회적 시장 경제, 그리고 끝내는 시장 경제로 나아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논문의 초점은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 경제`라는 발전 모델이 과연 동유럽 사회에서 정착될 수 있는가 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3부의 마지막 논문 `폴란드 사회주의 운동사 연구의 변화 양상`은 폴란드 체류 중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비 지원으로 엉겁결에 집필한 것이다. 이 논문은 폴란드 사회주의 운동사의 모든 쟁점들을 점검하는 형식이 아니라, 사회주의와 애국주의 혹은 국제주의와 민족주의적 해석이 빚는 미묘한 긴장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주의 운동사를 개관하였다.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사회주의를 민족적 틀에 용해시키고 민주 사회주의적인 전망을 담은 오늘날의 신좌파적 역사 해석이 과연 현실 사회주의 및 극우적 역사 해석이 가공해 낸 폴란드 사회주의 운동사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거두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이 글의 집필 동기였다.
이 주제에 더 관심이 많은 독자들은, 비록 이 책에 같이 수록되지는 않았지만, 나의 다른 논문들 `폴란드에서의 역사 재평가 작업` (<한국사 시민 강좌>, 21집, 1997)과 `The `Good Old Cause` in the New Polish Lsft Historiography`(Science & Society, vol. 61, No.4, 1997)를 참조하기 바란다.
4부에 해당되는 `에필로그`에는 두 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사회주의 거대 담론의 틈새 읽기`는 계간 <세계의 문학>에서 마련한 `세기말을 성찰하는 지성`이라는 연속 기획의 일환으로 집필한 것이다. 나는 1995년과 1996년 2년간 현실 사회주의의 잔재들로 가득 찬 폴란드에 체류하면서, 사회주의의 거대 담론과 민중의 일상적 삶 사이의 간격과 괴리를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거대 담론의 분석에 치우쳤던 사상사 연구에 대한 자기 반성을 불러왔고, 거대 담론의 희망을 절망과 좌절로 뒤바꾸어 놓았던 일상적 삶의 모반 과정을 이해해야겠다는 절실함을 일으켜 세웠다. 사상사를 공부하다 마주친 막다른 골목의 거대한 장벽 앞에 선 무력감과 막막함에서 나를 구출해준 것은 당시 동료들의 소개로 새로 접했던 '신문화사'(New Culture History)의 연구성과들이었다.
비록 본격적인 논문은 아니지만, 이 글은 사회주의 거대 담론의 수면 아래에서 민중들의 일상적 삶을 관통하는 민족주의적 기제들을 `신문화사`의 시각에서 주섬주섬 정리한 것이다. 민족주의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에는 바로 이러한 시각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요즈음에는 더 절실하게 든다. `민족주의는 맑스주의 성벽의 갈라진 틈이었으며, 그 틈을 통해 맑스주의의 성채를 빠져 나왔다`는, 현재 민족주의에 대해 가장 생산적인 연구자인, 스미스의 독백은 충분히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위의 글이 주로 유럽의 무제를 다루었다면, 마지막 에세이인 `이념의 진보성과 삶의 보수성`은 같은 시각에서 내 자신을 포함한 한국 좌파의 지적 풍토를 비판한 글이다.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지리멸렬한 한국의 좌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던 초급진적 이론과 일상적 삶을 규정하고 있던 낡은 전통간의 균열을 직시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국 좌파의 동요에서 내가 읽어내는 것은, 진보적 이념에 대한 보수적 삶의 통렬한 모반이다. 그것은 그들의 실존적 변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거대 담론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큰 틈새가 드러난 것일 뿐이다. 이념적으로 그 비극의 출발점은 민족주의에 몰두한 좌파 지식인들이, 지양되어야 할 낡은 전통을 `민족`의 주술로 불러내어 복귀시키고, 권력의 필요에 따라 `민족`의 이름으로 노동을 동원하는 정치 권력의 음험한 메커니즘에 눈을 감고 심지어는 친화력을 느꼈다는 데 있다.
비단 한반도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사회주의 운동에서 흔히 `민족`은 인간 해방의 사상과 제도의 새로움을 부정하고 민족적 특수성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의 삶과 의식을 지배하는 낡은 전통을 보위하는 위대한 수사였다. 인식의 지평을 조금만 넓힌다면, 정치 권력과 민족주의가 날줄과 씨줄로 함께 짜여있는 텍스트는 쉽게 간파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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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Introduction
프랑스 대혁명부터 지금의 코소보 학살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적 대사건의 배후에는 민족주의라는 이념 아닌 이념이 도사리고 있었다. 세계사뿐이랴, 개항에서 일제의 강점과 동족 상잔으로 이어지는 우리 현대사는 어떠한가? 민족의 이름으로 투쟁하고, 살육하고, 희망하고, 처단하고, 정통성을 주장해 온 그야말로 민족주의의 역사가 아닌가?
지금도 남북의 집권자들은 정권의 합법성을 민족 정통성에서 갈구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민족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민족주의라는 마법의 지팡이는 과연 어디까지 정당한 것일까?
지은이는 학부 졸업 이래 20년 가까이 민족주의라는 단일 테마에 매달려 온 사상사가이다. 이 책에서 그가 펼쳐 보이는 민족주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민족주의에 대한 이론적 규명에서부터 동유럽 민족주의의 구체적 변용에 이르기까지, 마르크스주의와 민족주의의 파란만장한 교섭에서부터 극우적 민족주의의 인종 말살에 이르기까지, 서양 민족주의의 자가도취적 미망에서부터 한국 민족주의의 소아병에 이르기까지 민족주의라는 거대 산맥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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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ntroduction
임지현(지은이)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겸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소장. 유럽 지성사·폴란드 근현대사·지구사 연구자. 전 세계의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연구자들과 함께 초국가적 역사의 관점에서 일국사 패러다임을 비판하는 작업을 주도해왔다. 현재는 역사에서 기억으로 관심을 이동하여 인문한국 프로젝트인 ‘지구적 기억의 연대와 소통: 식민주의, 전쟁, 제노사이드’를 주도하며 기억의 연대를 통한 동아시아의 역사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100편이 넘는 논문을 국내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폴란드, 프랑스 등지의 저명 저널과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최근작으로는 《기억 전쟁》(휴머니스트, 2019)과 Mnemonic Solidarity: Global Interventions(편저, Palgrave Macmillan, 2021)가 있으며, 2022년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 출판부에서 Global Easts: Remembering-Imagining-Mobilizing을 출간할 예정이다. 독일의 Moving the Social, 미국의 Global-e를 비롯해 여러 국제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있으며, 팔그레이브 출판사의 기억 총서 ‘Entangled Memories in the Global South’의 책임편집을 맡고 있다. 2015년 ‘글로벌 히스토리 국제네트워크(NOGWHISTO)’의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세계역사학대회(CISH)’, ‘토인비재단(Toynbee Prize Foundation)’, ‘기억연구학회(Memory Studies Association)’ 등 국제학회의 이사 및 자문위원으로 있다. 최근에는 기억활동가를 자처하며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 사진전 〈이웃하지 않은 이웃〉(2019)을 기획·전시하고 ‘메모리 액티비즘’에 대한 기획 강연 등 기억 연구와 풀뿌리 역사의 실천적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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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 5 제1부 민족주의 : 운동사와 관념사 운동으로서의 민족주의 = 21 Ⅰ. 운동사의 관점 = 21 Ⅱ. 민족주의의 원초성과 근대성 = 26 Ⅲ. 민족주의의 보수성과 진보성 = 38 Ⅳ. 민족주의의 전망 = 48 한국사 학계의 '민족' 이해에 대한 비판적 검토 ; 보편사적 관점과 민족사적 관점 = 52 Ⅰ. 규범적 인식과 경험적 인식의 사이에서 = 52 Ⅱ. 삼국 통일과 민족체의 형성 = 58 Ⅲ. 민족 항쟁과 민중 항쟁 = 67 Ⅳ. 중앙 집권 체계와 민족 통합 = 76 Ⅴ. 민족주의의 보편성을 위하여 = 82 제2부 맑스주의와 민족주의 맑스·엥겔스와 민족 문제 = 87 Ⅰ. 아킬레스 건으로서의 민족 문제 = 87 Ⅱ. 유물 사관의 민족 개념 = 91 Ⅲ. '자본 중심적' 시각과 후진국 민족 문제 = 100 Ⅳ. 제국주의론과 발전 단계론 = 110 Ⅴ. 이론의 '통일 전선'을 향하여 = 117 맑스의 제국주의론과 아일랜드 민족 문제 = 119 Ⅰ. 식민주의와 민족 운동 = 119 Ⅱ. 아일랜드 민족 해방의 의의 = 121 Ⅲ. 제국주의 운동 법칙에 대한 단서적 인식 = 126 Ⅳ. 경제주의와 정치주의를 넘어서 = 133 로자 룩셈부르크와 민족 문제 = 138 Ⅰ. '민족 허무주의'를 넘어서 = 138 Ⅱ. 폴란드 사회 애국주의와 '유기적 통합' 이론 = 144 Ⅲ. 유기적 통합에서 완전한 자치로 = 152 Ⅳ. 민족 자결권에 대한 레닌과의 논쟁 = 159 Ⅴ. 프롤레타리아 근본주의 대 민족의 실재 = 168 Ⅵ. 로자 룩셈부르크와 제3세계 = 177 사회주의 민족 이론과 민족 문제 = 184 Ⅰ. 맑스주의의 약한 고리 = 184 Ⅱ. 맑스주의의 이론틀 = 186 Ⅲ. 사회주의의 건설과 볼셰비키 당의 민족 정책 = 193 Ⅳ. 페레스트로이카와 민족 문제 = 203 Ⅴ. 경제적 자주권과 중앙 집권화의 균형 = 210 제3부 동유럽의 민족주의 동유럽 민족 운동의 구조와 논리 = 215 Ⅰ. 관념의 역사에서 운동의 역사로 = 215 Ⅱ. '귀족-민족' : 봉건 귀족과 낭만적 민족 봉기 = 220 Ⅲ. '소유-민족'과 '민중-민족' = 231 Ⅳ. '국가-민족'에서 '민중-민족'으로 = 249 동유럽 현실 사회주의의 체제 변혁 = 256 Ⅰ. 규범적 평가를 넘어서 = 256 Ⅱ.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지형 : 민족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 258 Ⅲ. 시민 사회 : 인텔리겐챠, 교회, 노동자 계급 = 264 Ⅳ. 경제 구조의 변화 : 계획 경제, 사회적 시장 경제, 시장 경제 = 272 Ⅴ.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과연 가능한가? = 281 폴란드 사회주의 운동사 연구의 반성과 전망 = 286 Ⅰ. 버림받은 역사? = 286 Ⅱ. 2차 대전 이전의 연구 동향 : '사회'와 '애국'의 변증법 = 289 Ⅲ. 스탈린주의 역사 서술 : 애국주의의 부정으로서의 사회주의 = 293 Ⅳ. 바르샤바의 봄 : 사회 혁명과 애국주의의 결합을 향해서 = 297 Ⅴ. 홀로코스트 : 반유대주의와 '객관적 애국주의' = 302 Ⅵ. 민주화 운동 : 극우 이데올로기와 민주적 사회주의 = 310 Ⅶ. 사회주의 운동사의 복원을 위하여 = 315 제4부 에필로그 - 이데올로기의 속살들 사회주의 거대 담론의 틈새 읽기 = 321 Ⅰ. 좌파의 세기말적 프로필 = 321 Ⅱ. 89년 / 68년 - 무너지는 거대 담론 = 324 Ⅲ. 거대 담론의 틈새 읽기와 '신문화사' = 330 Ⅳ. 창조적 해체를 위하여 = 335 이념의 진보성과 삶의 보수성 = 339 Ⅰ. 남한 '좌파'의 정서적 프로필 = 339 Ⅱ. 인텔리겐챠와 '최대주의'(Maximalism) = 343 Ⅲ. 민족주의와 보편주의 = 350 Ⅳ. 이념이 아니라 삶이다 = 355 이 책에 실린 글들의 출전 = 356 찾아보기 = 357